비행하는 새에서 영감을 받은 쇼메의 ‘엉 에르 드 쇼메’ 컬렉션

명수진

하늘과 대지 사이 거대하고 광활한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새. 쇼메가 새롭게 선보이는 ‘엉 에르 드 쇼메(Un Air de Chaumet)’ 컬렉션.

극락조가 날아 오르는 화려한 순간을 담아낸 ‘퍼레이드’.
쇼메의 시그너처인 티아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플룸도르’.
쇼메 공방의 장인 정신이 집약된 ‘앙볼’ 컬렉션.
제비 모티프의 ‘발레’를 헤어 오너먼트와 이어커프로 연출했다.

쇼메는 1780년에 창립한 이래 24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의 이야기를 메종의 하이 주얼리에 담아왔다. 쇼메의 창립자인 마리 에티엔 니토(Marie-Etienne Nitot)와 그의 아들 프랑수아 르뇨 니토(Francois-Regnault Nitot)는 왕실과 조세핀 황후의 전속 주얼리 세공사로서, 조세핀 황후가 매료된 자연과 조류의 세계를 주얼리로 형상화했다. 쇼메의 ‘날개 달린 세계’는 이처럼 하우스의 탁월한 보석 장인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차곡차곡 집대성되어갔다. 니토의 후계자인 쥘 포생(Jules Fossin)의 새의 머리와 다리에 대한 연구, 1870년경 프로스페 모렐(Prosper Morel)이 공작 새의 깃털에서 영감을 받아서 제작한 ‘드방 드(Devant de)’ 코르사주와 티아라 등 세심한 관찰과 세공의 빛나는 결과물이 쇼메 메종에 풍성하게 아카이빙된 것. 특히, 오늘날 브랜드의 이름으로 새겨진 조제프 쇼메(Joseph Chaumet)는 자연을 영감으로 삼아 뛰어난 주얼리 세계를 펼쳤는데, 그가 20세기 초에 디자인한 ‘날개 달린 방도(Winged bandeau)’는 쇼메의 시그너처인 트롱프뢰유 기법과 필 쿠토 마운팅 기법을 적용하여 1890년경에 탄생한 ‘ 허밍버드 아그레뜨(Hummingbird Aigreet)’에 견줄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1960~70년대 사이 조제프 쇼메는 옐로 골드 소재로 제작한 정교한 깃털 주얼리를 선보였고, 진주 꽃 가지에 앉아 있는 새와 공중을 날아다니는 물총새를 형상화한 주얼리는 여전히 경이로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쇼메가 ‘르 자뎅 드 쇼메(Le Jardin de Chaumet)’에 이어 선보이는 ‘엉 에르 드 쇼메(Un air de Chaumet)’ 하이 주얼리 컬렉션 역시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온 메종의 독보적 미학과 기술을 여실히 보여준다. ‘르 자뎅 드 쇼메’ 컬렉션이 숲, 들판, 정원의 아름다움을 담았다면, 이번 ‘엉 에르 드 쇼메’는 하늘과 대지 사이 아득하고 광활한 공간을 가르며 비행하는 새의 몸짓을 주얼리로 정교하게 구현했다. 활짝 펼친 새의 날갯짓에서는 쇼메 특유의 선의 미학이 드러나며, 부드럽게 쓰다듬는 듯한 편안한 착용감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깃털처럼 가벼운 트랜스포머블 방식으로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엉 에르 드 쇼메’는 네 가지 테마로 선보인다. 황금빛 깃털을 의미하는 ‘플룸도르(Plumes d’or)’는 쇼메의 정교한 금세공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정교하게 결을 살린 브러시드 로즈 골드 깃털과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깃털을 번갈아 장식하여 비상하기 위해 날개를 활짝 편 새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쇼메의 상징적인 아이템인 티아라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흥미롭고, 각각의 깃털을 분리하여 브로치, 헤어 오너먼트, 이어커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도 매력적이다.

‘발레(Ballet)’는 제비의 우아한 공중 비행을 표현했다. 제비는 여성성의 대명사로서 19세기부터 쇼메가 즐겨 사용해온 모티프다. 쇼메의 자연주의적 시선으로 제작된 ‘발레’ 컬렉션은 제비 아홉 마리의 깃털을 비즈 세팅과 컷다운 세팅 기법을 결합하여 다이아몬드로 장식하고, 부리와 꼬리는 폴리싱 로즈 골드로 마무리하여 날렵하고 유연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마르키즈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제비의 머리는 행복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헤어 오너먼트는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모티프로 변형할 수 있으며, 남녀 구분 없이 브로치 스타일로도 연출할 수 있다. 날렵한 제비 모티프는 이어커프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우러진다.

한편, 낙원을 상징하는 극락조가 구애하며 날아오르는 화려한 순간을 담아낸 ‘퍼레이드(Parade)’는 가장 대담하고도 감각적인 분위기로 시선을 모은다. 화사한 폴리싱과 핸드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세공한 화이트 골드와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비즈 세팅한 깃털 디자인의 이어 스터드와 오너먼트는 단독으로 또는 함께 착용할 수 있다. 불새에서 영감을 받은 깃털 형태의 브로치는 쇼메 특유의 대담한 디자인과 새의 움직임이 잘 어우러져 있다.

비상(飛上)을 의미하는 ‘앙볼(Envol)’은 새의 날갯짓에 이는 바람이 머리카락이나 귀 옆을 부드럽게 스치는 듯한 모습을 형상화했다. 앙볼 컬렉션의 섬세함 속에는 방돔 12번가에 위치한 쇼메 공방의 장인 정신이 폭발적으로 집약되어 있다. 비즈 세팅으로 섬세하게 자리한 다이아몬드는 베젤 세팅과 클로 세팅을 결합한 일루전 세팅과 대비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이런 세팅 기법을 켜켜이 결합하여 스톤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며, 머리카락에서 솟아오른 화이트 골드 깃털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물총 새에서 영감 받은 비대칭 이어커프는 페어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대담함과 생동감을 더한다. 앙볼 컬렉션 역시 헤드 오너먼트를 두 가지 모티프로 나눠 브로치로 변형하여 착용할 수 있다.

쇼메 아틀리에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플롬도르’와 ‘앙볼’.
쇼메 아틀리에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플롬도르’와 ‘앙볼’.
사진
Courtesy of Shau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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