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W 밀라노, 파리 맨즈 패션위크로 보는 트렌드

이예지

지난 1월, 2024 F/W 맨즈 패션위크가 열리는 패션 수도 밀라노, 파리에서 목도한 일들

밀란(2024.01.12 ~ 01.16)

1. 넥타이 부대

월스트리트인가 착각할 만큼 런웨이에서 목격된 수많은 넥타이. 프라다, 루이 비통, 발망, 발렌티노, 로에베, 아미, 겐조 등 그 이름을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2. 디자이너에 주목해

밀라노 남성 컬렉션 첫날, 지난 여성복에 이어 남성복 데뷔를 한 구찌의 사바토 데 사르노는 여성복 컬렉션의 코드를 반복한 미러링 컬렉션을 선보였다. 광활한 북미의 카우보이 룩을 완성한 루이 비통의 퍼렐은 벌써 세번째 컬렉션인데, 두 디자이너의 공통점이라면 전임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훨씬 웨어러블하고 구매욕 자극하는 컬렉션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

3. 벨아미

역사적인 꽃미남을 모티프로 삼은 두 쇼. 타고난 미모로 파리 사교계를 점령한 이를 주인공으로 한 모파상의 소설 <벨아미>에서 영감을 얻은 루이스 가브리엘 노우치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속 전성기의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를 모티프로 한 아미리의 미남 물결.

4. 이게 누구야

런웨이의 초호화 캐스팅. 아미에는 루 두아용, 레티시아 카스타, 다이앤 크루거 같은 유명 배우들이 등장했고, 요지 야마모토에는 디자이너의 오랜 친구인 빔 벤더스 감독과 배우 노먼 리더스 등이 캣워크를 걸었다. 키드슈퍼의 런웨이에는 전 축구스타 호나우지뉴가 자기 얼굴이 프린트된 저지를 입고 등장했다.

5. 이런 세트 없습니다

늘 세트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디올 맨 쇼. 지난번엔 바닥에서 모델을 등장시키더니, 이번에는 모델들을 공중으로 비상시켰다. 런웨이 가운데 둥그런 장치가 솟아오르며 밤하늘처럼 연출된 하늘로 무대를 들어 올리자 장관이 연출됐다. 프라다의 영원한 숙제 ‘유니폼’이 이번에는 자연과 공존하는 오피스를 무대로 등장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오피스의 바닥에 돌과 나뭇잎 사이로 물이 흐르는 자연을 빌려와 이색적 풍경이 연출됐다.

파리(2024.01.16 ~ 01.21)

1. 미남이세요

런웨이의 시선을 번개같이 낚아채는 신선한 뉴 페이스들

2. 가방 맛집

뭐가 필요할지 몰라서 다 담을 수 있게 준비했어. 베개를 닮은 펜디, 장인 정신을 강조한 토즈와 에르메스, 손목에 감는 장식이 우아한 발렌티노, 퍼렐의 감각이 담긴 루이 비통 등 런웨이를 장악한 다채로운 빅 백.

3. 괴짜 대결

콜라주로 손쉽게 이미지를 재창조할 수 있는 인터넷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조나단 앤더슨은 바지, 양말, 스니커즈를 정말 다 붙여버린 콜라주 패션을 선보였고, 릭 오웬스는 런던 디자이너 스트레이투케이(Straytukay)와 협업한 풍선 부츠로 인간의 실루엣을 새롭게 재정의했다.

4. 옷이 캔버스

소셜미디어 속 남성의 알고리즘에 빗대, 팝 문화, 포르노에 나온 젊은 남자들의 그림을 그려온 리처드 호킨스의 작품을 옷과 가방에 옮긴 로에베와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 영감을 얻어 큐브릭의 미망인이자 화가인 크리스티안 큐브릭의 그림을 스웨터와 드레스에 옮겨온 JW 앤더슨.

5. 퍼포먼스의 제왕

세계적인 엔터테이너답게 쇼 직후, 애프터파티의 공연을 직접 준비한 루이 비통의 퍼렐은 영국 록밴드 Mumford & Sons, 북미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구성된 ‘Native Voices of Resistance’와 합을 맞췄다. 제냐에서는 복잡미묘한 기계음과 몽환적인 보컬이 섞인 제임스 블레이크의 음악이 쇼장을 가득 메웠다.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