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 속 펼쳐진 몽클레르 그레노블 2024 F/W 컬렉션

신지연

생모리츠(St. Moritz)의 웅장한 설원 속, 신비로운 빛의 흐름 아래로 몽클레르 그레노블 2024 F/W 컬렉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넓은 생모리츠 설원에서 펼쳐진 웅장한 런웨이 쇼.

끝없이 펼쳐진 설산에서 몽클레르 그레노블 2024 F/W 컬렉션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시즌 전 세계 유명 산악 지대에서 캠페인을 선보인 몽클레르 그레노블답게 이번 쇼의 장소는 알프스산맥을 품은 스위스의 도시 ‘생모리츠(St. Moritz)’였다. 두 번의 동계올림픽을 개최했을 만큼 윈터 스포츠의 명소인 생모리츠는 기능성 스키웨어를 선보이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테크니컬’을 중시하는 몽클레르 그레노블은 몽클레르 여러 컬렉션 중 산악 DNA를 가장 강력하게 내장한 라인이다. 70년에 걸친 고성능 스키웨어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첨단 기술력과 디자인을 결합한 모던 액티브웨어를 탄생시킨 그레노블 라인의 새 컬렉션을 소개하기 위해 몽클레르는 패션쇼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쇼를 준비하고, 전 세계의 프레스와 유명 인사들을 한날한시 생모리츠로 불러 모았다.

쇼 당일 오전, 단순히 쇼 관람을 위해 이곳에 초대한 것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게스트들은 몽클레르 커뮤니티가 준비한 액티비티를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드넓게 펼쳐진 눈 위를 걷는 ‘스노슈잉’이라는 색다른 레포츠를 즐기며 알프스의 설산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한참을 걷다 도착한 점심 식사 장소는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광활한 야외에 차려진 식탁과 점심을 먹으며 바라보는 알프스 풍경은 게스트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액티비티와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잠깐의 휴식을 갖고 몽클레르 그레노블 쇼가 펼쳐질 쇼장으로 이동했다. 색색의 조명이 반짝이는 클라바닷치(Clavadatsch) 오두막 앞에 함께 모여 어울리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자 쇼가 열릴 슬로프에 도착했다. 이어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구불구불한 런웨이 길이 나타났고, 눈앞으로 탄성이 나오는 절경이 펼쳐졌다. 거대한 나무의 실루엣을 그려내는 빛의 흐름, 밤이 되어 더 빛나는 생모리츠 설산의 경이로운 풍경, 흘러나오는 웅장한 선율의 음악까지, 완벽한 삼중주 사이로 드디어 쇼가 시작되었다. 장엄한 자연에 압도되지 않으려는 듯 과감한 실루엣의 아프레 스키(Apres Ski) 웨어부터 당장 스키를 타러 가고 싶은 기능성 스키웨어까지 런웨이 룩이 하나둘 등장했다. 이번 컬렉션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기능성’을 중시하는 그레노블 라인이 예상치 못한 소재와 디테일을 첨단 기술에 접목해 전보다 한층 우아하고 기발한 스키웨어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기하학적 인타르시아 기법을 활용한 테크니컬 재킷은 전통적인 퀼트 무늬를 연상시켜 포근한 느낌을 주었고, 기능성 스키 재킷에 퀼팅을 응용한 니트 스티치 효과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재킷을 스타일리시하게 변형시켰다. 나아가 슬로프에 적합하도록 라미네이팅된 플란넬 점프슈트, 버진 울 소재의 패딩과 과감하게 사용한 알파카 퍼 등 소재의 다양성 역시 런웨이를 풍요롭게 만들었다. 다양한 소재와 기법이 테크니컬적 측면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룩들을 보며 몽클레르 그레노블의 오랜 연구와 실험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확인했다. 또 이번 시즌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 팔레트는 하얀 설원과 말 그대로 물아일체를 이뤘다. 눈과 얼음을 상징하는 페일 컬러, 나무와 초목의 따뜻한 색조, 밤을 나타내는 블랙과 브랜드 고유의 색인 레드, 화이트, 블루 등 각각의 색상이 혼합되어 고요하면서도 강렬하게 룩에 스며들었다. 모자부터 스키 부츠까지 페일한 하얀색 톤으로 뒤덮인 룩은 눈 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검은색 목폴라와 하얀색 테크니컬 셔츠, 빨간색 스키 재킷과 팬츠를 레이어링한 룩은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스키 룩에 재미를 주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그러데이션 알파카 퍼는 그 자리에서 입고 생모리츠의 설원을 거닐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퍼포먼스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겠다며 초대장을 보낸 몽클레르 그레노블. 그들이 초대한 자리에서 액티비티와 식사, 휴식, 그들의 정신과 정체성이 온전히 담긴 쇼를 감상하며 ‘퍼포먼스 그 이상을 경험했음’을 고백해야겠다. 웅장한 대자연 속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사람들, 그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현대적 기능과 디자인을 결합한 런웨이 룩까지 이보다 더 조화로울 수 있을까? 설원 속 펼쳐진 아름다운 축제의 장, 인간과 자연의 완벽한 하모니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사진
MONC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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