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뗄 수 없는 입술

천나리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고 다크하며 강렬하다. 기발하고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가득한 스테이트먼트 립

코찌는 Q Millinery 제품,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입술에 진심

립 메이크업이 이토록 과감하고 다채로운 적이 있었나? 시선을 사로잡는 볼드하고 강렬한 립 메이크업을 뜻하는 ‘스테이트먼트 립(Statement Lip)’이 인기다. K-아이돌과 젠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건 본래 입술보다 크게 그린, 선 넘은 ‘오버립’. 오버립은 중안부가 짧아 보이고 얼굴 여백을 줄여 자기주장이 확실한 이목구비를 연출해준다. 틱톡을 강타한 ‘#체리콜라립(Cherry Cola Lips)’은 어떤가? 바른 티가 팍팍 나는 짙은 립 라인은 배우 김혜수, 이승연의 90년대 메이크업을 소환한다. 투명하게 녹인 설탕 옷을 입힌 듯한 ‘#탕후루립’, ‘#글라스립(Glass Lips)’도 눈여겨볼 만하다. 립글로스를 흐르기 직전까지 듬뿍 얹은 유리알 광택의 입술은 볼륨감이 넘친다. 다크 립의 강세도 여전하다. 넷플릭스 <웬즈데이> 속 고스 립의 계보를 잇는 <스우파 2> 언니들의 다크한 ‘춘장립’은 그들의 퍼포먼스만큼이나 화려하다. 바야흐로 립 메이크업의 전성기. “남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커든요. 이런 거를 뭐 개성이라고 하그든요.” 동일한 메이크업 따위는 정말 싫다는 서울 사투리 속 X세대처럼 자신 있게 도전할 때다.

BEAUTY NOTE
코팅한 듯한 탕후루 립을 연출하기 위해 팻 맥그라스 ’마더쉽 듀오(3)’의 보랏빛 펄 섀도와 샤넬 ‘루쥬 알뤼르 잉크(에포리)’, 맥 ‘레트로 매트 리퀴드 립컬러(아토마이즈)’, ‘프로 피그먼트(로즈)’를 겹겹이 발랐다. 아랫입술 중앙에는 홀로그램으로
빛나는 육각형 글리터를 톡톡 얹은 뒤, 입술 전체에 립글로스 베이스를 수차례 얹어 고드름처럼 흐르게 연출했다.

1. Make Up For Ever 루즈 아티스트 포에버 매트(타임리스 버건디)
스무딩 매트 피니시로 분명 촉촉한 리퀴드인데 바른 뒤 10초만 기다리면 입술에 매트하게 밀착된다. 강력한 발색이 오래 유지되는 것도 장점. 4.5ml, 3만6천원대.

2. Dior 디올 어딕트 립스틱(쟈뎅 도레) & 립스틱 패션 케이스(튈르리)
은은하게 빛을 반사하는 샴페인 컬러의 립스틱. 파리 튈르리 정원의 골든 게이트에 쌓인 눈을 재해석한 케이스가 소장욕을 자극한다. 립스틱 3.2g, 5만5천원대, 케이스 4만3천원대.

3. Tom Ford Beauty 로즈 립 오일 틴트
바르는 순간 장미 향이 솔솔! 글로시한 제형으로 칙칙한 입술에 장밋빛 윤기를 더한다. 5ml, 7만9천원대.

4. Cle de Peau Beaute 립스틱(래디언트 인 핑크)
신비로운 바닷속 세상이 새겨진 홀리데이 에디션. 다이아몬드에서 영감 받은 독자 기술로 빛나는 입술을 연출해준다. 4g, 7만2천원대.

5. Chanel 트렁떼 엉 르 루쥬(루쥬 2.55)
샤넬이 선보이는 프리미엄 럭셔리 립스틱으로 캉봉가 31번지 샤넬 하우스에 늘어선 거울에서 착안한 글라스 케이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샤넬 핸드백 안감을 닮은 딥 가넷 레드 컬러. 3.3g, 19만8천원.

6. Hera 센슈얼 누드 글로스(블랙 럼)
홀로그래픽 글리터가 오묘하게 반짝이는 블랙 립글로스. 다른 립 컬러 위에 얹어 립 토퍼로 사용하면 색다른 입술을 연출할 수 있다. 6.g, 4만원대.

이어커프와 립커프는 Q Millinery, 상의는 The Stolen Garment 제품.

BEAUTY NOTE
눈 밑에 디올 ‘디올쇼 24H 스틸로(매트레드)’를 발라 스펀지 팁으로 넓게 퍼트린 뒤, 눈 앞머리와 눈두덩에 맥 ‘컬러 엑세스 젤 펜슬 아이라이너(퍼머넌트 베케이션)’를 블렌딩해 화사하게 밝혔다. 눈썹 앞머리에는 겔랑 ‘옹브르 G 아이새도우 쿼드 멀티 이펙트(마제스틱 로즈)’의 핑크 섀도를 살짝 쓸어 콧대를 강조했다. 입술선은 에스티 로더 ‘더블웨어 24H 스테이-인-플레이스 립라이너(와인)’로 또렷하게 그리고, 입술 전체에 톰 포드 뷰티 ‘로즈 립 오일 틴트’를 얇게 발라 가벼운 윤기를 부여했다.

내 입술 프로처럼

이쯤에서 실패 없는 메이크업을 위한 전문가의 팁을 들어볼까? 가장 먼저 할 일은 거뭇한 입 주변을 커버하는 것. “컨실러를 이용해 칙칙한 피부를 고르게 밝히고 파우더로 입술을 살짝 두드리면 립 메이크업이 번지는 걸 예방할 수 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수연의 조언이다. 자연스러운 오버립을 연출하고 싶다면 본래 입술색과 비슷한 컬러, 또는 이후에 입술을 채워 바를 립 컬러와 동일한 색상의 립펜슬을 선택하길. “좀 더 용기를 내 색이 다른 립펜슬이나 아이라이너를 입술 라인에 대담하게 발라도 좋아요. 런웨이 모델들처럼 힙해 보일 거예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혜령은 립펜슬도 립스틱만큼 다양한 컬러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립 컬러가 무엇이든 더욱 극대화된 스테이트먼트 립을 연출하는 라스트 팁은? 입술산의 바로 윗부분에 V자로, 아랫입술 중앙의 바로 밑에 음영을 더할 것!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BEAUTY NOTE
대조적인 아이 메이크업을 위해 눈두덩은 메이크업 포에버 ‘아티스트 컬러 아이섀도우(미모사)’를, 언더라인은 나스 ‘싱글 아이섀도우(도미네이션)’를 도포했다. 그런 다음 맥 ‘클리어 립글라스’를 눈두덩에 덧발라 투명한 광택감을 입혔다.

포토그래퍼
장덕화
모델
승아
스타일리스트
최다희
헤어
신가베
메이크업
박혜령
어시스턴트
고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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