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 ‘닥터 차정숙’ 엔딩 시나리오

우영현

종영이 코앞이다. 과연 <닥터 차정숙>은 어떤 선택을 할까?

차정숙은 속 시원하게 이혼한다.

<닥터 차정숙>을 본방 사수하는 대다수가 보고 싶어하는 그림 아닐까. 이혼 엔딩은 주인공 차정숙(엄정화)이 20년간 충실하게 임해 온 아내, 며느리, 엄마의 역할에서 벗어나 진정한 성장과 홀로서기를 이룩하는 마침표이자 인생 리부팅을 알리는 팡파르다. 또 고고한 척하면서 뻔뻔하게 불륜과 이중생활을 저지른 남편 서인호(김병철)에 대한 가차 없는 사이다 결말이기도 하다. 코믹한 연출과 김병철의 능청스러운 열연을 빼고 보면 세상에 이런 막장 빌런도 없다. 여기에 힘을 싣듯 엄정화는 최근 인터뷰에서 결말에 대해 “차정숙의 선택이 완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펼쳐 놓고 어질러진 사건을 봉합하기에 가장 납득이 되는 매듭이다.

차정숙은 일부러 이혼하지 않는다.

차정숙과 서인호의 이혼은 절대 안돼! 게시글과 댓글에 이런 의견도 적지 않다. 누구 좋으라고 이혼을 해! 남편의 외도 상대이자 ‘서인호 쟁탈전’에 죽기 살기로 뛰어든 최승희(명세빈)에게 그들의 이혼 소식은 승전보나 다름없다. 최승희가 찾아와 이혼하라고 박박 악을 쓰자 차정숙은 굳은 표정으로 “네가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라고 딱 잘랐다. 그렇다. ‘이혼 불가’야말로 차정숙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그들에게는 가혹한 처벌일 수 있다.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서인호의 위신은 폭락한다. 어쩌면 의사 커리어를 되찾은 아내 대신 이혼하지 않는 조건으로 살림을 도맡은 그의 모습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엄정화가 완전 마음에 들었다는 장면이 이것일 수도.

차정숙은 로이 킴과 OO이다.

<닥터 차정숙>이 이혼 엔딩을 맞이한다면 차정숙과 로이 킴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차정숙 바라기’ 로이 킴이 대놓고 드러낸 관심은 애정? 찐한 동료애? 그 결말에 따라 드라마의 장르는 현실극과 판타지물로 나뉘게 될 것이다. 아니면 그들을 둘러싼 남매설이 설마 진짜일까? 해외 입양아 출신인 로이 킴과 차정숙이 남매일 수 있다는 드라마 과몰입러들의 추측이 종종 눈에 띈다. 퍼즐은 이렇다. 차정숙의 아버지에 대한 서사가 없다, 뒤늦게 로이 킴이 가족을 찾기 위해 유전자 등록을 한다, 공교롭게 차정숙의 어머니가 딸이 일하는 병원에 입원한다. 이렇게 판이 짜여지고 검사 과정에서 어머니와 로이 킴의 동일한 유전자가 밝혀진다는 파격 결말. 설마, 설마.

차정숙은 수호천사가 있다.

그러고 보니 중요한 인물을 잊고 있었다. 바로 VIP 환자 오창규(송영창) 회장 말이다. 드라마 초반 죽다 살아난 그는 차정숙의 참의사 면모에 큰 감동을 받아 병원에 거액을 기부하고 차정숙의 든든한 빽을 자처했다. 종영에 가까워질수록 차정숙, 서인호, 로이 킴, 최승희가 근무하는 병원은 그들의 복잡하고 기가 찬 사연 때문에 점점 난장판이 된다. 이 정도의 사내 불륜 스캔들이라면 직장에 발을 붙이고 있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차정숙이 병원을 그만둘 위기에 처하게 되고 (왠지 불쌍한 남편의 위신을 위해 차정숙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쓸 것 같다) 오창규 회장이 등판해 사태를 수습해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아저씨, 외롭던 차정숙의 편에 섰을 때 좀 멋지긴 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과 ‘패밀리’의 공통점

나만 몰랐던 반전 이력의 배우들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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