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게, 더 과하게! 일장일단 바이럴 패션

이예지

양날의 검. 갈수록 바이럴의 중요도가 커지지만, 그 위험 역시 상승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나도록 고안된 바이럴 마케팅의 속도에 불이 붙었다. 올해만 해도 스키아파렐리의 가짜 사자머리 가운, 그래미 시상식에 선 해리 스타일스의 크리스털 에곤랩 롬퍼, 브릿 어워드에 나온 샘 스미스의 크게 부풀린 해리 팬츠, 콜리나 스트라다의 동물 분장을 한 런웨이 모델들이 엄청난 화제를 끈 것. 연예인에게 과장된 패션을 입히든, 밈이 가능한 제품을 쏟아내든, 명확한 스토리텔링과 훅이 있는 런웨이 쇼를 펼치든, 관심을 끌기 위한 브랜드 간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거의 10년 동안, 논쟁에 불을 붙이고 증폭시켜 도발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의 부상과 더불어 발렌시아가와 구찌와 같은 브랜드의 대담한 발언이 패션 대화를 주도해왔다. 그러나 순간 번쩍이는 패션의 유행 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들은 위험과 보상이 상존하며 지속이 어려울 수 있는 접근 방식에 대해 재고하는 중이다. 가죽 쓰레기 봉투, 킴 카다시안의 얼굴을 가리는 등 소셜 캣닙에 능수능란했던 발렌시아가는 최근의 이슈(아동 성적 학대 연상 광고)로 역풍을 맞았고, 용과 잘린 머리를 들고, 일란성 쌍둥이와 손을 잡고 행진하는 등 수년간 유행을 주도한 구찌는 미켈레와 이별 후, 하우스의 아카이브에 대한 이야기로 방향을 돌렸다. 이는 바이럴이 실제로 브랜드 만족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검토하고, 상황이 과열됐을 때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소규모 브랜드가 대형 하우스와 경쟁하려면 바이럴에 의존하는 것이 필수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바이럴은 1월 오트 쿠튀르 시즌 동안 스키아파렐리가 가짜 사자머리를 사용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과 마찬가지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유명인 고객에게 절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파리의 이 작은 쿠튀르 하우스는 카일리 제너와 도자 캣을 소셜미디어의 캣닙으로 활용해, 약 4,500만 달러의 미디어 가치를 얻었다.

‘길을 비켜라!’ by 파리 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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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에디터
이예지
사진
GETTYIMAGES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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