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ey Miyake 2023 F/W Collection

명수진

이세이 미야케  2023 F/W 컬렉션

불황으로 인해 많은 디자이너들이 클래식이라는 보수적인 전략을 꺼내어든 이번 시즌, 이세이 미야케의 실험 정신은 더욱 빛났다. 2020년 SS 시즌 이세이 미야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사토시 콘도는 작년 8월 창립자인 이세이 미야케가 사망한 이후로 브랜드를 굳건하게 지켜왔다. 그가 선택한 2023 FW 시즌 테마는 ‘사각과 이면(The Square and Beyond)’. 70년대부터 이세이 미야케의 상상력의 기초가 된 기하학을 주제로 삼은 것!

파리 1구에 위치한 샤틀레 극장(Théâtre du Châtelet)에서 SR9 트리오의 라이브 마림바 연주로 컬렉션이 시작됐다. 컬렉션은 흡사 종이접기처럼 창의적인 패턴과 주름, 레이어링을 통해 인체의 형태를 새롭게 조형했다. 봉제선을 최소화하여 만든 캐노피 형태의 원피스를 시작으로 몸 위에 얹어진 조각 작품 같은 옷이 선보였다. 포플린 소재는 종이접기 방식으로 만들어낸 의상에 근사한 볼륨감을 만들어냈다. 사각형과 스트라이프 등 지오메트릭 한 패턴은 리드미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일조했다. 한편 이세이 미야케의 특별한 니트 기술은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냈다. 타탄 패턴 니트에 고온의 열을 가해 수축시켜 옷에 새로운 형태와 양감을 부여한 것. 이 밖에도 앞뒷면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짜서 서로 밀고 당기며 독특한 형태를 만들어내는 심리스 니트 드레스, 패브릭에 대담하게 사각형 패턴을 프린트하고 부분적으로 일본 종이를 사용하여 견고함을 더한 넓은 라펠의 코트, 사각 형태로 챙을 만든 모자와 핸드백 등 주제에 충실한 아이템이 선보였다.

이세이 미야케의 사토시 콘도는 브랜드의 창립자처럼 컬렉션을 통해 진지한 실험의 결과를 발표했다. 모든 컬렉션은 크고 작은 볼륨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가볍고 편안했다. 또한 과도한 원단을 사용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한 것도 박수를 받을만한 부분이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Issey Miy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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