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main 2023 F/W Collection

명수진

발망  2023 F/W 컬렉션

발망은 소규모로 컬렉션을 열였다. 바로 전 시즌에 7,000명의 게스트를 초대한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220명의 게스트를 초청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이런 과정을 “리셋(reset)’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화려한 인맥에 가려져 있었던, 자신이 디자이너로서 작업실에서 치열하게 보내는 시간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는 1945년에 브랜드를 설립한 창립자 피에르 발망을 되돌아봤고 하우스의 위대한 유산을 런웨이 위에 솜씨 좋게 풀어냈다. “이번 컬렉션은 제가 몸담고 있는 하우스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미래를 내다보려면 반드시 과거를 돌아봐야 하죠. 현재 소셜 미디어라는 광란에 갇혀 있지만 결국에는 좋은 품질로 돌아갈 겁니다. 저는 이번 시즌 무슈 발망의 ‘새로운 프렌치 스타일’이라는 브랜드의 기원을 돌아봤습니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My Way)〉가 사운드트랙으로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발맹의 초창기 패션쇼를 연상케하는 룩이 등장했다. 바로 1952년, 피에르 발망이 선보인 ‘졸리 마담 컬렉션(Jolie Madame Collection)’!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세계 2차 대전 직후 피폐한 사람들에게 여성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줬던 졸리 마담 컬렉션을 재해석, 가느다란 허리를 강조하고 상대적으로 풍성한 어깨와 스커트의 볼륨감을 강조하며 브랜드 본연의 건축적 미학을 뽐냈다. 한편, 특유의 이국 취향을 불어넣고 반전의 미학을 펼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커다란 리본 장식과 볼륨감은 캣우먼의 슈트처럼 반짝이는 블랙 PVC 소재나 디스코 스타일, 캐주얼한 데님 소재와 결합해 색다르게 표현됐다. 라인스톤과 진주는 커다랗게 확대하거나 촘촘하게 대량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 팝적인 분위기를 풍겼으며, 눈썹을 그리지 않는 메이크업도 컬렉션과 묘한 언밸런스를 이뤘다. 액세서리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였다. 발망 하우스의 모자를 재현하기 위해 모자 디자이너 스테판 존스와 협업하여 1959년에 피에르 발망이 선보인 얕은 전등갓 모양의 모자와 1970년대의 베레모 등을 선보였다. 모델들은 슈트를 넣는 가먼트 백이나 옛 여행용 트렁크를 삼단 케이크처럼 쌓아 올린 가방을 들고나왔고, 슈퍼 빅 사이즈의 쇼퍼백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은 올리비에 루스테잉이 원하든 원치 않든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될법한 아이템이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Bal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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