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 고다드 2023 SS 컬렉션
2014년 9월, 작은 부엌에서 첫 컬렉션을 만들었던 신예 몰리 고다드는 프릴 장식이 겹겹이 쌓인 아이코닉한 튤 드레스로 각인되며 런던 패션위크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 디자이너가 되었다. 런던 패션위크 둘째 날, 몰리 고다드 2023 SS 컬렉션은 런던의 세이무어 레저 센터(Seymour Leisure Center) 체육관에서 열렸다. 첫 번째 룩은 크롭 티셔츠와 볼륨 스커트의 믹스 매치! 거의 가봉을 위한 광목처럼 보이는 아이보리 컬러의 옷에 레드 컬러의 스페인산 카우보이 부츠를 신긴 것은 신선했다. 몰리 고다드는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소재를 먼저 선택한 뒤 소재의 질감에 따른 다양한 프릴과 프린트의 조합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카우보이 부츠만큼은 이번 시즌 컬렉션을 구상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해낸 아이디어라고.
컬렉션은 총 4부로 나눠 중간중간 약간의 간격을 두고 이어갔다. 초반에 티셔츠, 팬츠, 드레스의 모던한 믹스 매치로 시작해 이질적인 프린트, 컬러, 질감이 만들어내는 신선한 충돌을 보여줬다. 특히 꿀벌을 연상케 하는 줄무늬 이너와 시스루 드레스의 충돌이 인상적이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실루엣이 점점 더 둥글고 거대해지며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갔다. 몰리 고다드는 구조적인 드레스로 유명한 미국의 디자이너 찰스 제임스(Charles James)에게서 영감을 받아 거대한 볼륨의 드레스를 신체와의 균형감각을 깨트리지 않으며 조각처럼 구조적인 드레스를 창조해냈다. 마지막에 등장한 구름 같은 화이트 튤 드레스는 재봉사가 무려 7일 동안 바느질을 해서 만들어낸 대형 작품!
한편 몰리 고다드가 그려낸 남성복 컬렉션도 흥미로웠다. 남성용 스커트와 50년대 스타일의 파스텔 니트 스웨터가 등장했고, 티셔츠, 블레이저, 보머 재킷까지 거의 모든 아이템에 주름 디테일을 넣어 고정 관념을 깬 새로운 남성복을 창조했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Molly Godd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