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dem 2023 SS Collection

명수진

에르뎀  2023 SS 컬렉션

에르뎀 컬렉션은 2023 SS 시즌 ‘예술품 복원의 기술과 헌신’이라는 주제를 탐구했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 에르뎀 모랄리오글루는 자신의 디자인 팀과 함께 대영 박물관, 테이트 모던, V&A 뮤지엄, 내셔널 갤러리의 복원 전문가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역사적인 의상뿐 아니라 그림과 조각품까지 광범위한 문화재 복원의 과정을 지켜보며, 어떤 복원 전문가는 하나의 작품을 복원하기 위해 20년을 보낼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특히 V&A 뮤지엄 의상실에서 촬영한 몇몇 사진과 18세기 가운을 복원하는 팀을 지켜본 것이 풍부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문화재 보호와 관련된 고된 작업의 과정은 에르뎀 2023 SS 컬렉션에 고스란히 담겼다. 컬렉션의 베뉴는 대영 박물관! 주제와도 잘 어울리는 데다 점점 어스름해져가는 저녁 박물관 복도의 빛과 그림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적 광경을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에르뎀은 이번 시즌 클래식한 드레스의 정수를 보여줬고 놀랍도록 정교한 디테일을 만들어냈다. 검은 베일과 자수를 넣은 스커트 슈트로 시작해 옐로 브로케이드 오프숄더 드레스는 옆으로 테일을 길게 늘여트려 클래식한 무드를 더했다. 어깨에서 바닥으로 삼각형으로 길게 떨어지는 18세기 가운의 형태도 눈길을 끌었다. 중간중간 위트를 넣는 것도 잊지 않았는데 9번 룩의 스커트에는 문화재 정보를 적는 표식을 넣었고, 20, 21번 룩은 의도적으로 낡고 헤진 디테일을 넣었다. 피날레를 장식한 마지막 세 개의 룩 – 얇은 명주 망사를 덧댄 볼 드레스 – 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헌정하는 것이었다. 에르뎀은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Princess of Wales)를 비롯해 영국 왕실이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Erd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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