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제이홉(j-hope)의 비하인드 필름 & 인터뷰

양정윤

세상을 한 바퀴 돌고 온 방탄소년단이 그 시간을 추진력 삼아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려 한다.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를 발표한 제이홉은 그 누구의 기대감도 아닌, 스스로의 세계에 충실한 채 가늠할 수 없는 욕심과 포부를 드러냈다. 지금 이 모든 것이 바로, 당신이 몰랐던 제이홉.

예상했던 바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7월 1일 제이홉이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More’를 선공개한 이후, 그 반향은 생각보다 크고 뜨거웠다. 지난 몇 년간 방탄소년단에게 일어난 일과 이 팀이 받은 스포트라이트를 생각하면, 이제 방탄소년단이 그들 각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결정은 현명하다. 큰 궤도를 그리며 빠르게 나아가는 방탄소년단이 한 사람씩 자기 세계를 깊고 넓게 키워간다면, 결국 그 팀의 이름은 더 견고해질 것이다. 한편으로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굉장한 모험이며 도전이다. 대체 이 20대들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열광과 사랑의 무게를 어떤 식으로 감당하고 있을지 늘 궁금했다.

그리고 첫 솔로 주자인 제이홉이 ‘I Wa n t Some More’라고 포효할 때, 또 ‘끄기엔 너무 큰 불’이라고 랩으로 말할 때, 그 메시지는 ‘감당할 무게’에 관심 두던 사람에 대한 우문현답처럼 들렸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제이홉은 대화 내내 살짝의 설렘과 흥분을 띤 상태였다. 그가 멤버들 중 가장 흥이 많기로 유명하던가?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곱 청년을 앉혀두고 ‘Butter’를 재생하자, 가장 빠른 반응 속도로 물개 박수를 치던 제이홉의 모습은 확실히 기억한다. 그의 현란한 리액션을 볼 때마다 그 움직임 또한 리드미컬한 퍼포먼스 같다고 느끼곤 했다. <더블유> 커버 촬영이 시작되자마자 돌연 눈빛이 바뀌고, 가만히 서 있을 때마저 비스듬한 어깨와 유려한 다리의 선으로 리듬감을 자아내던 제이홉. 앨범 마지막 트랙이자 또 다른 타이틀곡인 ‘방화(Arson)’ 뮤직비디오의 초반부, 그는 불길 사이를 걸어 나오는 걸음걸이에서도 여러 가지 표현을 담아낸다. 뮤지션의 퍼포먼스란 단지 안무가 아니라 연기의 하나라는 점이 새삼 떠오른다. 인터뷰는 7월 15일 솔로 앨범 전곡이 발표되기 전에 진행했다. <Jack In The Box>는 피지컬 음반이 아닌 디지털 음원으로, 그리고 7월 29일엔 위버스 앨범으로 발매된다.

<W Korea> 정 팀장님,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이하 BTS)의 안무 팀장을 맡고 계시죠?
j-hope 하하하하. 네, 안녕하세요.

앨범 <Jack In The Box> 발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어요.
그러니까요! 드디어 나오긴 나오네요.

지금 기분이 어때요?
기분이 어떤지 생각할 수조차 없는 기분이 에요(웃음). 일단 너무 정신이 없어요. 집중하면서 하나하나 체크 해야 할 것도 많고. 와… 제 기분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7월 1일, 두 타이틀곡 중 하나인 ‘More’를 선공개했어요. 저는 뮤직비디오에서 강렬함과 여유가 적절히 교차하는 제이홉의 모 습이 인상적이었어요.
‘More’를 공개하기 전부터, 앨범 수록곡을 쭉 들어보면서 저는 자신이 있었어요. 이 정도라면 세상에 내놔도 되겠다, 팬들은 물론 다른 아티스트와 음악 관계자에게도 들려줄 만하다 싶었어요. 저의 진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에 더 그렇게 생 각했고요.

선공개 곡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파악 좀 해봤겠죠?
팬들의 리뷰나 뮤비 리액션 영상을 주로 찾아봤는데, 제가 원했던 포인트와 비슷한 반응을 많이 접했어요. ‘제이홉이 이런 걸?’ 하고 놀라는 반응들요. 흐흐….

‘More’는 올드스쿨 힙합곡이라고 소개되더군요.
사실 제 현재 음악적 스펙트럼으로 세부적인 장르 이야기를 하기에는…. 저는 그냥 좋은 게 좋은 것뿐인데 장르로 구분하고 정의내리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 싶기는 해요. ‘이 분위기에는 이런 바이브가 좋겠어’ 라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고 표현합니다.

‘More’에 록 사운드가 등장합니다. 뮤직비디오에서 밴드 세션과 함께하는 신도 있고요. 저는 ‘뭐? 제이홉이 록을 한다고?’ 같은 리액션 영상을 많이 접했어요. 하지만 록이라는 장르를 본격적으로 취하려고 한다기보다는 그 곡의 효과적인 표현과 에너지를 위해 록 사운드가 포함된 정도라고 이해했어요.
제대로 파악 하셨어요. ‘More’라는 곡은 ‘이 지점에서 이런 소리가 나와야겠는데? 여기서 이렇게 터져야 해!’라는 생각으로 완성된 거예요. 물론 록을 좋아해요, 하지만 그 곡이 전달하려는 바이브를 위해 필요해서 넣은 면이 커요. ‘이 음악이 왜 올드스쿨 붐뱀 힙합이야? 록이 들어가 있는데?’라거나 ‘이게 어떻게 록이야? 너무 이것저것 섞여 있지 않아?’ 식의 반응도 나올 수 있겠죠. 하지만 앨범 전곡을 들어본다면 음악적 느낌은 좀더 확실히 알아챌 수 있을 거예요.

앨범에서 여러 장르를 두루 소화하려 했나요?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통일감은 있어요. 트랙마다 바이브를 조금씩 다르게 했고요.

많은 뮤지션이 자신의 음악을 한 장르나 색깔로 정의하고 싶지 않아 해요. 평론가가 아닌 한, 청자들 대부분은 제이홉의 말처럼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곡과 비주얼 표현 등 전체적인 매력 여부로 음악을 느끼죠. 그런 점에서 ‘More’와 또 다른 타이틀곡 인 ‘방화(Arson)’에는 비슷한 결이 있어요.
맞아요. 저는 이번 앨범으로 하고 싶은 바와 말하고 싶은 바가 명확했어요.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음악도 비주얼도 다소 강해질 수밖에 없었고요. ‘방화(Arson)’는 앨범의 제일 마지막 트랙으로 넣었어요. 타이틀곡을 마지막에 배치하는 경우가 흔치는 않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더 불을 지필 것인가, 잠시 쉬어 갈 것인가’ 하는 선택 의 기로에서 제가 그동안 느낀 감정을 담으면서 끝내는 식이에요.

‘말하고 싶은 바가 명확했다.’ 한마디로 하자면, ‘나는 아직 더 나 아가야 한다’인가요?
네. 결국 그거예요.

앨범에 수록된 10개 트랙을 쭉 들어봤을 때, 제이홉이 ‘잘할 수 있는 것’과 제이홉이 ‘좋아하는 것’ 중 어느 쪽의 집합에 가까운 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이 시기의 제이홉’ 혹은 ‘가 장 최근의 제이홉’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결과에 가깝겠군요?
무엇보다 그동안 쌓인 제 감정을 담는 데 집중했어요. 그러다 보 니 기존에 보였던 제 바이브만으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더라 고요. 내가 가진 감정과 이야기를 풀어내려면 조금 어두워질 필요 가 있었어요. 거기서부터 앨범의 모든 게 시작됐어요.

2018년 믹스테이프 <Hope World>를 낼 때는 소설 <해저 이만 리>라는 모티프가 일부 있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오롯이 자기 내면을 들여다 봤겠어요.
BTS로 활동한 지 어느덧 10년 차예요. 믹스테이프를 낸 이후로도 우리에겐 너무나 다양한 모멘텀이 있었고요. 그 영광스러운 순간들…. 어느 순간부터는 뭐랄까, 전보다 더 많은 걸 겪으면서 세상을 한 바퀴 돌고 온 듯한 느낌이었어요. 더불어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은 제 이면의 그림자도 있다는 걸 느꼈고요. 그 모든 걸 한번 풀어내고 싶었어요.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할 이야기가 있는가’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이야기가 존재해 야 음악에 진정성이 생기고, 작업할 수 있는 원동력도 생겨요. 저에게 바로 그게 생긴 거죠. ‘이제는 할 이야기가 있다, 해야겠다’ 싶었어요.

‘Jack In The Box’라는 앨범 타이틀은 어떤 이유에서 나왔어요?

지금까지 제이홉이 했던 음악이 어떻게 보면 상자 안에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스태디움에서 공연을 하고, UN 총회에 가고, 그래미 같은 큰 무대에 서고, 백악관에 가고…. 그런 과정을 통해 겪은 여러 감정을 상자 밖으로 꺼내고 분출한 거죠. 한편으로, ‘잭 인 더 박스’라는 모티프는 데뷔하기 전부터 방시혁 피디님과 이야기 나눈 것이기도 해요. 제 이름에 ‘희망’이 들어가 있잖아요. BTS의 끝까지 남을 희망이 되어서, 그 희망으로 세상을 놀래키듯이 튀어나오면 좋겠다는 대화를 한 적이 있어요.

그동안을 왜 ‘상자 안’과 비슷하게 느꼈을까요? 물론 좀 비유적인 표현이겠지만요.
제가 해온 음악 작업에 아무래도 미성숙한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미성숙한 상태로 자아내는 바이브라는 것 도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이번에는 그동안 자주 보인 밝은 모습만이 아닌, 어둡기도 하면서 차분하게 고민하는 면까지도 꺼내놓고 싶었어요. 밖에서는 신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다가 집에 들어가면 녹다운이 되곤 해서, 가끔은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까 고민했거든요. ‘그 두 가지 다 내 모 습’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이제는 ‘상자를 오픈하고 나를 더 보여주고 싶다’라고 마음먹은 거죠.

지난 몇 년간 BTS가 이룬 길을 생각하면 세상을 한 바퀴 돌고 온 것 같다는 느낌이 와닿아요. 영광으로 벅차기도, 또 지치기도 한 상태에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니 그 대답이 ‘I Want Some More!’, ‘Thirsty!’ 그리고 ‘Right, 내가 바로 불을 지폈지’였군요.
네, 뭔가를 더 원하고, 더 멋있는 걸 하고 싶고, 그런 목마름이 저에게 있었어요. ‘설사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불이 꺼지더라도 나는 곧 불을 지필 사람’이라고 느꼈고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확실히 알게 된 점이 ‘나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였어요. 일을 해야 심장이 뛰어요.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곤하고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막연하게 쉰다고 해결될 게 아니더라고요. 수록곡을 팬데믹 기간에 썼거든요. 보통 때보다 쉬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그 점을 명확히 느꼈어요. 시간은 어차피 흘러가고, 삶은 지속되는데… 제가 너무 답답한 거예요. ‘치기 어린 욕심이라도 이 심정을 풀어야겠다’ 싶었죠.

[ENG] 제이홉(j-hope)의 파티에 초대합니다 Part 01

창작을 하고 그 결과물을 선보이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팬데믹 동안 세상과의 ‘접점’이 전과 같지 않았죠.
공연은 관객과 아티스트가 소통하는 자리잖아요.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아야 해요. 오프라인에서 그런 자리를 갖지 못하면 해소가 안 되더라고요.

BTS의 멤버로서 더 많은 이야기를 갖게 된 점과 더불어 팬데믹 시기의 영향도 분명 있었겠네요.
이 앨범을 2020년 팬데믹이 시작하고 나서부터 천천히 준비해온 셈인데, BTS 일정이 있으니 개 인 작업은 일시 중단한 시기도 있어요. 본격적으로 작업에 매진한 건 작년 말부터고요. LA에서 BTS 콘서트를 마친 후 조금 휴식기에 접어들고 팬데믹 상황도 정리되던 그즈음요. 한 달 반 정도를 몰아치듯이 했어요. 평소에는 스케줄 때문에라도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이걸 해야겠다’는 마음이 우러난 순간, 바로 그때를 놓쳐 버리면 다시는 못하겠다는 직감이 왔어요. 그러니 작업실에서 거의 살았죠.

2018년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한 믹스테이프 <Hope World>는 제이홉의 이름으로 여러 트랙을 모아 발표한 첫 결과 물이에요. 곡 작업에 있어서는 솔로 앨범에 도전하기 전의 큰 경 험치인데, 시간이 지나 깨닫고 배운 점이 있나요?
너무 많아요. 솔로 앨범 작업을 앞두고 그동안 제가 해온 음악을 처음부터 쭉 들어봤어요. 2015년 ‘1 Verse ’, 2018년 믹스테이프의 곡들, 그리고2019년의 ‘Chicken Noodle Soup’… ‘Chicken Noodle Soup’에서는 제가 자신 있는 춤과 LA에서의 칠한 바이브를 보여주고 싶었죠. 믹스테이프에서는 그 시기에만 품을 수 있었던 바이브를 저는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요. 그런데 다시 들어보면 하나의 결은 알아채기가 힘들더라고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건 뭐지?’ ‘다음에 앨범을 낸다면 어느 정도의 결은 가져가야겠다’ 생각했어요. RM 의 믹스테이프를 들어보면 결이 명확히 보이거든요. Agust D, 슈 가 형의 믹스테이프에도 형만의 무언가가 있고.

다양함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드는 때,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가 각각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의 믹스테이프와 제 믹스테이프를 들어보면서 자극을 받았고, 좀 더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저에게 좋은 자극제는 늘 멤버예요. 이번 앨범을 제 일 처음 들려준 대상도 바로 RM이에요.

두둥. RM의 첫 반응은 어땠어요?
‘홉이 네가 이런 음악을 할 줄 은 몰랐다’ 하면서 많이 놀라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에는 제가 통일감, 어떠한 결을 만들려고 했던 점도 느낀 것 같아요.

최근 위버스 매거진 인터뷰에서 ‘기록’의 중요성을 말했잖아요. 지금 돌아보면 아쉬움이 느껴지더라도, 믹스테이프를 세상에 내놨다는 것 역시 그 시절 제이홉의 기록이겠죠. 메모나 사진첩도 그런 역할을 할 거고요.
정말 그래요. 참, 제가 얼마 전에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습니다…. 옛날에 사용하던 폰을 꺼내봤어요. 언젠가 하와이에서 찍은 사진을 쭉 봤는데, 그때는 정말…(웃음) 하지만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더라고요. 기록이 주는 의미가 분명 있어요.

작년 말 인터뷰에서는 슬럼프와 딜레마에 대해 언급했어요. 이 번 솔로 앨범에 담은 감정의 주제인 ‘선택의 기로에서 한 번 쉬어 갈 것인가, 계속 불 지필 것인가’ 문제에 관한 것이었나요?
음. 사실 그즈음에 ‘멘붕’을 겪을 만한 상황이 있었어요. 솔로 앨범에 담을 작업을 나름 열심히 해서 주변 프로듀서에게 들려줬는데 아쉽다는 반응을 들었거든요. 그런데 재밌는 게 뭔지 알아요? 한 번 엎고 다시 시작하니까, 저도 몰랐던 크리에이티브가 솟아났어요. 다 지워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 저는 슬럼프가 닥치면 피하지 않고 그 자체로 이겨버리자고 다짐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도 무조건 해보자’ 하는 거죠. 저에게 <Jack In The Box>는 그런 과정까지 담긴 작업이네요.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마음에 드는 자신의 기질은 뭐예요?
포용할 줄 아는 점요. 제가 그런 그릇은 되는 것 같아요. 이런 포용력은 부모님의 영향일 수도 있어요. 저는 받아들일 줄 알아요.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쪽을 더 좋아하고요. 누군가 내게 힘든 감정을 토로한다고 해도 듣는 일이 그리 힘들지 않아요. 저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해줘도 그걸 듣고, 배우거나 성장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해요. 또 제가 눈치도 좀 있는 편이에요(웃음). 그래서 BTS 안에서 중간 나이대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해요.

제이홉은 음악을 춤으로 시작했죠. 랩과 작곡, 작사 능력을 익히기 위해 돌파해 갈 때도 포용력이 큰 힘을 발휘했을 것 같아요.
그런 문제라면 돌파해야겠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즐기자고 생각해요. ‘광주에서 춤추던 아이.’ 이게 저의 베이스죠. 그다음부터는 ‘그래. 처음 해보는 거니까 뭐 어때, 한번 해보자’ 식으로 하나씩 해나갔어요. 그리고 하나의 결과물이 나왔을 때 ‘내 작업물이 이런 결과로 나오는구나, 재밌네’ 하고 흥미를 가져야 뭔가를 더 하게 되더라고요.

춤추기 위해서 자주 틀어놓은 음악이 제이홉의 음악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겠죠? 어떤 음악을 주로 접하며 컸어요?
어릴 적 엔 확실히 붐뱁을 많이 들었어요. 올드스쿨, 뉴잭스윙도. 락킹을 추다 보면 제임스 브라운 스타일의 느낌이 나오기 때문에 훵크도 자주 들었네요. 우탱 클랜은 물론이고. 아, 솔로 앨범에 우탱 멤버 의 ‘Shimmy Shimmy Ya ’를 샘플링한 곡(‘What If…’)도 있어요. 그런 시간과 영향이 자연스럽게 저의 베이스를 만들었겠죠? 그 점을 생각하면, 이번 앨범에는 저의 ‘본토’가 배어 있는 거예요.

트렌드라는 걸 무시하긴 힘들까요? 앨범 작업하면서 팝 시장의 트렌드도 조금은 수혈할 생각을 했나요?
아뇨, 트렌드를 고려했으면 결과물이 달라졌을 거예요. 요즘은 하우스가 자주 들리는 것 같던데요? 클럽에서 들려올 것 같은 바이브요. 애초부터 차트를 생각하며 만든 게 아니라 그저 하고 싶은 걸 한, 온전히 절 담은 앨범이에요.

7월 말에 있을 ‘롤라팔루자(Lollapalooza)’ 준비는 시작했나요? 멤버들 없이 뮤직 페스티벌에서 홀로 서는 무대이니, 제이홉의 시험대가 되겠어요.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어요. 롤라팔루자는 저에게 도전입니다, 도전! 어떻게 부담이 안 되겠어요. 지금 열심히 준비 중인데, 저는 이제 모든 솔로 아티스트들에게 존경심이 생겨요(박수를 치며). 와… 여러 곡을 라이브로 쭉 이어 부른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에요. 연습하면서 자꾸 멤버들이 그리워요.

롤라팔루자에 대해 이전부터 알고 있었나요?
워낙 시카고의 대표적인 페스티벌이고, 그동안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그 무 대에 선 적 있더라고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무대를 보고 너 무 멋져서 놀란 기억이 있어요.

솔로 앨범 공개와 큰 페스티벌 무대를 앞둔 지금, 제이홉의 욕망 은 ‘인정받고 싶다’에 가까운가요?
요즘 제 욕구나 욕망은 크고 많지만, ‘인정받고 싶다’기보다는 ‘나라는 존재를 알아주었으면 좋겠다’에 가까워요. 솔로 앨범 리스닝 파티나 롤라팔루자 역시 그런 맥락에서 추진했어요. 내가 이런 일을 벌여도 되나 싶을 만큼 큰 일이죠. 사실 저에게 호의적인 사람들만 있는 자리에서 공연할 수 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뮤직 페스티벌은 다소 냉정하게 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자리잖아요. 관객은 신이 나면 흔들어요. 제가 별로면 자연히 별 반응이 없을 테고요. 저, 시험대가 될 그런 무대를 겪어봐야겠어요.

만약 솔로 앨범에 대한 반응이 그리 안 좋다면 어떨 것 같아요?
그것 또한 받아들여야죠. ‘내가 오만했나’ 혹은 ‘너무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나’ 하면서 또 느끼는 게 있겠죠.

인터뷰 내내 표정이 얼마나 설레 보였는지 모르죠? 제이홉의 꿈이 뭔지 묻기에는, 당장 눈앞의 상자를 열고 튀어나올 일이 시급 한 듯해요(웃음).
네, 꿈에 직면해 있는 상태예요. ‘지금 하고 있는 거 잘 해내자.’ 현재로선 이게 제 꿈이에요. 요즘 같아서는 인생에 서 이 정도로 중요한 시점이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예요.

제이홉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려면, 아니 더 지피려면 어떤 연료가 필요하겠어요?
내 음악을 들어주고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들. 그리고 온전한 나의 정신 상태.

A new hope – 제이홉(j-hope)

A New Hope

BTS is ready to open the door to the new world. j-hope reveals his unlimited ambition and confidence through his solo project <Jack In The Box> with his feet firmly standing on his world, rather than the world the others are expecting. Everything here you’re about to see, is the j-hope you didn’t know.

It was beyond everyone’s imagination. When j-hope released one of the double title tracks of his solo, ‘More’ from <Jack In The Box> ahead of other tracks, people showed such an enthusiastic response. Given the journey which BTS has gone through and all the spotlight that was on them, their decision to focus and expand solo careers seems wise. BTS showed a meteoric rise, and if they were to deepen and widen their world, the name of the most popular boy group in the world will be much more solid. On the other hand, it is a challenge and almost an adventure to stand on the stage alone without the members. I always wondered how they – in their 20s – handle all the love and enthusiasm toward them. When j-hope roared ‘I Want Some More’ and raps ‘the fire too big to put out’, it sounded like a clever answer to the silly question of ‘taking up the weight’.

j-hope sitting in front of me for an interview seemed excited and even thrilled. Was he the most energetic member of the group? I distinctly remember when President Biden played ‘Butter’ with seven members before him, j-hope was the first one to start ‘seal-clapping’. Whenever I see his lively reaction, his moves are like a rhythmical performance. The minute we started shooting the cover of <W Korea>, he switched his mode – he changed the air around him. He even created rhythm whilst standing still, with his slightly slanted shoulder and sleek silhouette. The last track of the album – another title song – <Arson> has j-hope walking amidst the explosion. Even there, his walk carries many emotions and meanings. It just comes to me that a musician’s performance is not just simple choreography, but a part of the act. We had an interview before the solo album was released on July 15th. <Jack In The Box> will be released in digital format and the Weverse Album version will be released on July 29th.

<W Korea> Hello, ‘Captain Jeong’. I see you are not switched to dance teacher mode yet.
j-hope Hahahaha. I am, indeed. It is nice to meet you.

Congratulations. Your solo album <Jack In The Box> is to release a week after.
I know! Finally, I guess.

You are the first runner to release a solo album. How do you feel now?
I don’t know how I feel right now (smile). First, it’s really hectic. I need to focus while checking every detail. I mean wow… I have no words to explain my feelings now.

On the first day of July, you unveiled one the of titles of the <Jack In The Box>, ‘More’. I found it impressive to see you playing with this intensity and confidence in the music video. It was a treat for the eyes, also.
I listened to all the songs before releasing ‘More’, and I was confident. With this quality, I thought I can show it to the world, you know to the ARMYs, other artists, and industry people. I put all of my heart in so I knew what I was doing.

You’ve been looking around to get some responses to the early release?
I looked up the fans’ reviews, and reaction videos, and most of them were close to my expectations. Those surprise faces, ‘j-hope? Seriously?’ Haha.

‘More’ is introduced as old-school hip-hop.
Actually, to talk about a specific genre of my music with my musical spectrum, um… I just like what I like so I don’t think you need to name the genres and define them. I try to accept things intuitively and express them, like ‘this mood needs this vibe’.

I heard a rock sound on ‘More’, and you appeared in the music video with a band session. And I came across many reactions like ‘What? j-hope is doing rock?’. But I take it you are not doing the rock, but including the rock sound to make more efficient expression and energy for the song.
You hit the spot there. ‘More’ was completed after a lot of thought, like ‘we need this sound at this point or it should be burst out here!’. Of course, I do love rock music. But I added those features just to amplify the vibe the song has. You might hear people say ‘What makes this song an old-school boom-bap hip hop? It has a rock chorus in it.” or “How can this be rock music? Too much this and that!”. But if you go through the whole album, you will see what I meant you to see.

So are you trying to explore various genres through the album?
Under some unity. I give each track a twist.

Many musicians don’t want to limit their music to one genre or one color. As long as you are not a critic, most listeners take the music intuitively as you said, or through the general feeling of the song, like visual expressions. In this sense, ‘More’ and ‘Arson’ are somewhat in line with each other.
You are correct. I had a clear message that I wanted to convey through the album. To tell the message, I need more strong sound and bold visual effects. ‘Arson’ is listed at the end of the album list. It is not common to put the title at the bottom. But I wanted to do that. The questions that I have been dealing with, Do I go for it, or do I need to take a break here, the trajectory of feelings regarding the question is captured in the album.

You ‘had a clear message’, meaning that you need to do more?
Yes, that is right.

Listening through all 10 tracks on the album, I wanted to ask you whether those are close to the ones that you are good at or the ones that you would like to do. But I think it’s closer to the j-hope at this moment or j-hope of the latest.
Yeah. Um… I focused on putting my emotions over the last years on the album more than anything. So my vibes as it is had limitations. I need darker colors to tell my stories and feelings. That is where the album begins.

The mixtape, <Hope World> in 2018, had one of its tracks with a motif of the novel <20,000 Leagues Under the Sea>. This time, you got a chance to see the deep inside of yourself.
It has been 10 years as BTS. As you know, after the mixed tape, we had unbelievable momentum. Those honorable moments… and at some time, we went through something bigger and toured around the world. Then I discovered the shadows of myself that I didn’t notice before. I needed a chance to display those. The most important thing when you write a song is that you have a story. A story gives sincerity to music and motivation to work. That came to me. ‘I have a story to tell and I need to speak’.

I want to know where the title ‘Jack In The Box’ came from.
It occurred to me that the music j-hope has been doing may be stuck in a box. Then BTS performed in a stadium, spoke at UN General Assembly, got to stand on a huge stage for Grammy Award, then to the White House…Many feelings were built up through those experiences and finally were taken out of the box. The very concept of ‘Jack In The Box’ is the one I’ve been discussing with Bang PD long before my debut. Well, I have ‘hope’ in my name. We talked about how I would be a lasting ‘hope’ of BTS, and jump out as to surprise the world.

Why would you think that the past has been ‘inside of the box’? I know it is a metaphor but why?
There was some immature part of my music in the past, naturally. The immaturity has its own vibe and I do not want to deny those times. However, I wanted to bring out the darker, somewhat serious, and agonizing self, apart from the bright side that people are used to. People see me as always upbeat and full of energy but the moment I stepped inside home, I am literally, knocked out. That makes me wonder, which one is truly myself. I figured that I do come on both sides and decided to open the box and show a little more of me.

W Korea 8월호 커버 제이홉(j-hope)

Tracing what BTS has achieved over the years, it seems like you have taken around the planet. Sometimes you were grateful, and sometimes you were overwhelmed. Then the voice inside you gives you the answer; ‘Thirsty!’, ‘I Want Some More!’ and ‘Right, I am the one who lit the fire’.
Right. I want to do more and I want to look cooler. I have this idea ‘When the light is out, I will be the one who lights the fire again.’ Working on this album made sure that I am the person who needs work. I mean, working on something sets my heart beating. Even though I’m sleep-deprived, tired, and hectic, taking a rest could not help me. I wrote the song for the album during the Pandemic. It was ‘leisurely’, compared to the past, so I could realize it for sure. Time passes by and life goes on, so I could not stand myself. ‘Even though it’s immature ambition, I need to do something’, I thought.

You are a creator and a performer. The pandemic has changed the ‘contact point’, your settings, and your stage.
The audience and their artists communicate through performances. We need to give and take, and share each other’s energy. If it’s not a face-to-face performance, it was not enough for me, and us.

So, being a BTS member, you have more stories to tell and the Pandemic definitely has some effect on the album.
I started working on the album after the Pandemic, maybe in 2020. I had to halt the individual project because BTS has things to do. I got down to working on the album at the end of the last year. It was after the concert in LA, around the time when I could take days off and the pandemic situation was getting better. I worked like mad for about a month and a half. It is really hard to concentrate fully on something usually, because of the schedule. I knew that the minute I thought ‘I gotta do this’, I needed to do it or the chance will be blown away. So I never left the studio.

<Hope World> is a mixtape you released in 2018 on SoundCloud. It literally is your debut mixtape with your name on it. I believe it was a great experience before the solo. Did you have any lessons learned from it?
Wow, I learned too much actually. I listened to all the songs I wrote before working on the solo. ‘1 Verse’ from 2015, songs from the mixtape from 2018, and ‘Chicken Noodle Soup’ in 2019… I wanted to showcase my moves and the chill vibes from LA. And the mixtape displays the vibes that are only possible at that time. But I could not tell whether they have a theme or a uniformity. I wanted to do lots of things, this and that. ‘What did I really want to do back then?’ ‘The next album needs to have some kind of unity’, I thought. If you listened to RM’s mixtape, you can tell his has unity. Also, there’s something in Agust D, Suga’s mixtape.

There is a time you want to boast the variety and there is a time when you need to focus on your strength.
I listened to other members’ mix tapes and mine and was inspired and I could clear my head. The members are my biggest motivation. Actually, RM is the first one I played my album to.

Oh my. What was his reaction?
I took him by surprise. He said, ‘Hobi I didn’t know you would do this genre of music.’ He noticed that I tried something different and add some uniformity to the album.

In a recent interview with Weverse Magazine, you highlighted the importance of keeping the record. It may as well be unsatisfying, unveiling the mixtape is also your record to keep. The memos and albums will do so.
It really does. You know, I opened Pandora’s box myself a few days ago. I found my old phone. I went through all the pictures I took in Hawaii and they’re just… (laugh) But it made my heart melt a bit. The record has its purposes and meanings.

In the interview from last year, you talked about slumps and dilemmas. Were those about the ‘Do I go for it, or do I need to take a break here?’, the emotional theme of the solo?
Um… I had a meltdown around that time. I played a few works for my solo album to the producers I know. And their reaction was not what I expected. But you know what’s funny though? I got more creative doing a fresh start. I erased them all, and it just cleared my mind. I do not avoid challenges and slumps. I am the kind of person who encounters and overcomes it. Like, ‘Let’s just do it’. <Jack In The Box> actually walks through the journey.

What do you think is your best characteristic?
Embracing. I know I can be embracing. I believe my parents played a huge role in this. I know how to accept. I like to listen rather than speak. If someone is to pour out their emotions on me, I can sit there and listen to them. Whatever reaction and feedback you have on me, I would take it as an opportunity to grow and advance. And more, I am really good at reading people’s minds (giggle). So it puts me in a good position as a middle man in the group.

Your first encounter with music is through dancing. Your ability to embrace might have held a critical role when you overcome to learn rap, compose, and write lyrics.
Oh, I believe I would ‘enjoy’ them instead of ‘overcome’ them when it comes to those kinds of tasks. ‘A dancer boy from Gwangju’ is my foundation. From that, I pulled it off one by one, thinking, ‘Okay, this is my first time. So what? Let’s just give it a try.’ When I accomplished one, ‘Oh, this is how it turns out. Fun!’. I need to take an interest first to do something.

I guess the music you played to dance played a huge role in shaping your universe. What kind of music did you listen to?
When I was younger, definitely boom-bap. Old school and New Jack Swing as well. I danced locking to funk music, James Brown, you know. And Wu-Tang Clan, of course. Actually, ‘What If…’ from this album is the one I sampled ‘Shimmy Shimmy Ya’. Those times I danced to the music naturally built my foundation, I guess. In that sense, the album reflects my ‘identity’.

Can we really turn our heads away from the trend? Did you ever think about adding a bit of what’s in the pop market?
No. If I thought about the trend even a bit, it would change the album upside down. I hear House music a lot these days, like the one you might hear in a club. Getting on a chart was never an option for me from the start, it was just about being me, doing what I want to do.

What about Lollapalooza? It’s a music festival in Chicago in July. It will be a big stage to stand alone, the biggest challenge.
I can say it with one word. Lollapalooza is a challenge, a challenge! How can I stay calm? I am working hard and have this huge respect for all the solo artists (clapping). It’s not easy to perform several songs live in a row. I feel the absence of the members, I miss them.

What do you know about Lollapalooza?
Chicago’s iconic music festival. My favorite artists have been on the stage. I’ve seen Tyler, the Creator’s performance once and it was awesome.

With your solo album release and a festival solo performance before you, does your desire tell you ‘I want to be recognized’?
I know I have goals and ambition, but it’s rather close to ‘I want people to know that I exist here’. That is the reason I planned the listening party and joined Lollapalooza. Those are huge events that make me wonder if I can do this. You know I can just call people I know and perform. But the music festival is the place where I can get a sober assessment of the audience. They will jump and dance if I am any good. If I suck, they will not react. I really need to be on the stage alone.

What would you do if your solo album is not well-received?
Oh, that’s my burden to take. I would ask myself, was I too arrogant? Did I just do what I like? And learn my lesson.

You cannot imagine how excited and happy you looked through the whole interview. I want to ask you about your dream, but right now you have a box to open and jump out of, right? (laugh)
Yeah, I am one step away from my dream, ‘Focus on what you’re doing right now’. This is my dream now. I wonder if there would be another time in life that is this important.

What do you need, to keep your fire alive, or to light it bigger?
I need people to listen to my music and follow my trails. And, a sane mentality.

[ENG] 제이홉(j-hope)의 파티에 초대합니다 Part 02

[ENG] 제이홉(j-hope)의 파티에 초대합니다 Par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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