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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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달, 태양으로 이루어진 경이로운 천체의 향연. 90년 전 탄생한 샤넬의 첫 번째 하이 주얼리, ‘비쥬 드 디아망’ 컬렉션 이후 올해 처음 선보이는 ‘1932 컬렉션’은 시공을 초월한 빛의 여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여성의 몸을 자유롭게 하는 동시에 아름답게 장식한다는 원칙을 주얼리에 적용한 가브리엘 샤넬. 여성의 삶을 근원적으로 혁신한 선각자이자 다이아몬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그녀는 1932년, 세계 최초로 하이 주얼리 컬렉션, ‘비쥬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을 공개했다. 당시 유럽은 대공황이라는 암흑기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극심한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다이아몬드 무역상연합과 연대해 희망과 부활의 길을 도모한 것이다. “샤넬의 장인들이 끊임없이 선보이는 새롭고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는 것만큼 위기를 잊기에 더 좋은 것은 없을 겁니다.” 암울함은 꿈과 판타지로 바뀌었고, 우울한 시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녀가 유년기를 보낸 오바진 수도원에서의 시간은 주얼리 세계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바닥에 있던 모자이크에서 영감을 얻은 별자리, 유성으로 뒤덮인 하늘, 초승달의 후광이 빛을 비추는 칠흑 같은 어둠,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별··· 하늘이 가져다준 영감의 대상은 눈부신 빛으로 발현되어 신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Didier Roy가 촬영한 ‘꼬메뜨’ 브로치. 가브리엘 샤넬이 1932년에 비쥬 드 디아망 컬렉션을 위해 제작했다. 플래티넘 브로치는 28개의 다이아몬드(총7.8캐럿)와 1.2캐럿의 센터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져 있다.

꼬메뜨와 달을 모티프로 한 메이킹 오브 이미지. 영롱하게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와 블루 오팔 사파이어가 눈에 띈다.

꼬메뜨와 달을 모티프로 한 메이킹 오브 이미지. 영롱하게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와 블루 오팔 사파이어가 눈에 띈다.

가브리엘은 쿠튀르를 만드는 것처럼 주얼리를 디자인했다. 실루엣이 중심이 되고, 최대한 간결한 디자인으로 다이아몬드의 완벽함을 부각시켰다. 클래식 커팅, 완벽한 균형,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고 원석의 순수성에 집중한 것이다. 화이트와 옐로, 다이아몬드를 옐로 골드와 플래티넘에 세팅한 50여 개의 작품 중 22개는 혜성과 달, 태양이 모티프다. 샤넬을 상징하는 리본이나 깃털, 프린지도 17개에 달하며, 나선과 원, 사각형, 십자가 등 도형적인 아이콘 8개는 메종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별, 십자가, 스톤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며 흘러내리는 모습, 커다란 선버스트 카보숑 등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극대화하는 다양한 모티프와 함께 광활한 우주의 움직임으로 찬란한 천체 지도를 만들어낸다. 가브리엘 샤넬은 1932년 파리 생토노레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에서 첫 다이아몬드 주얼리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행운의 상징으로 믿었던 꼬메뜨를 주제로 한 다이아몬드 컬렉션은 큰 성공을 거두며 언론의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된다.

1932년 샤넬 다이아몬드 주얼리 전시회 프레스 키트에 소개된 꼬메트 네크리스 원본 사진.

Roger Schalld이 파리 리츠 스위트룸 발코니에서 촬영한 가브리엘 샤넬1(937년).

크리스티앙 베라르가 그린 파리 리츠 스위트룸에 있는 가브리엘의 모습1(973년).

1932 컬렉션의 알뤼르 셀레스트 네크리스.

전설로 불리는 비쥬 드 디아망이 올해 탄생 90주년을 맞았다. 샤넬 주얼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에서는 비쥬 드 디아망의 현대적 정신을 찬미하는 ‘1932 컬렉션’으로 역사를 이어간다. 스튜디오 디렉터 파트리스 르게로(Patrice Leguéreau)는 코메트, 달, 태양이라는 3가지 상징에 관한 테마뿐만 아니라 간결한 선과 신체의 자유로움을 반영했다. “모든 천체는 고유의 빛을 냅니다.” 하늘에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1932 컬렉션은 샤넬 주얼리의 아이콘 혜성이 중심적으로 적용된다. 목을 유연하게 감싸고 내려와 가슴 위에서 열리는 오픈 네크리스는 나선형 소용돌이와 유성이 회전하는 듯하다. 기존에 단 한 작품에만 등장했던 달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진다. 초승달은 보름달의 형태로 변화하고 입체적인 광채를 내뿜는 태양 모티프도 등장한다. 숨이 오르내릴 때마다 가슴팍에서 북두칠성이 떨리는 듯 하고, 쇄골과 손을 따라 흘러내리는 보석 장식 리본과 깃털, 프린지는 모두 몸의 리듬을 반영해 유연하게 움직인다. 무엇보다 1932 컬렉션의 두드러진 점은 유색 보석의 등장이다. 이전에는 투명 다이아몬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사파이어, 옐로 다이아몬드, 오팔, 붉은 루비, 스피넬, 탄자나이트 등 유색 보석의 생동감 넘치는 반짝임을 발견할 수 있다. 컬렉션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알뤼르 셀레스테’ 네크리스는 진정한 소우주로의 여행을 경험해볼 수 있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이다. 별에서 발산하는 빛을 광활한 하늘로 쏘아 빛의 심장으로 연결되는 듯한 경이로운 라인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다.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 사이에서 55.55캐럿에 달하는 강렬한 블루 컬러의 오팔 사파이어와 8.05캐럿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Type IIa DFL)는 찬연한 광채를 발한다. 후광 부분을 분리해 브로치로, 중앙의 다이아몬드를 브레이슬릿으로, 길이를 줄여 변형이 가능한 네크리스로 고안했다. 오바진 수녀원의 모자이크에서 시작한 밤하늘의 풍경. 여성을 별자리의 매혹적인 반짝임으로 물들이고 싶었던 가브리엘 샤넬이 1932년에 제작한 컬렉션에 바치는 찬란한 헌사다. 여성이 원하는 대로 바꾸고, 변형하며, 다이아몬드를 걸친 마네킹보다 어디든 갈 수 있는 여성상을 그린 샤넬. ‘자유,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이야말로 1932 컬렉션을 가장 잘 설명하는 언어일 것이다.

1932 컬렉션의 주요한 요소가 되는 파트별 메이킹 오브 이미지. 꼬메뜨 태양, 달 모티프는 천체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1932 컬렉션의 주요한 요소가 되는 파트별 메이킹 오브 이미지. 꼬메뜨 태양, 달 모티프는 천체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1932 컬렉션의 주요한 요소가 되는 파트별 메이킹 오브 이미지. 꼬메뜨 태양, 달 모티프는 천체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1932 컬렉션의 주요한 요소가 되는 파트별 메이킹 오브 이미지. 꼬메뜨 태양, 달 모티프는 천체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1932 컬렉션의 주요한 요소가 되는 파트별 메이킹 오브 이미지. 꼬메뜨 태양, 달 모티프는 천체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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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에디터
이예진
사진
COURTSE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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