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전성시대 - 사내 맞선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웹툰 전성시대 – 사내 맞선

2021-06-08T17:15:13+00:002021.06.06|FEATURE, 컬처|

지금 웹툰은 한국에서 해외로,  콘텐츠의 원천에서 다양한 미디어로 뻗어 나가는 거대 산업의 중심이다. 웹툰만큼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작품 뒤편의 핵심 작가들은 누구일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양한 장르의 웹툰 작가 넷이 입을 열었다.  

작가 캐리커처 by NARAK

<사내 맞선> NARAK 

평범한 회사원인 신하리가 친구 대신 맞선 자리에 나간다. 눈앞에 등장한 남자는 신하리의 회사 사장이자 매정한 인간으로 알려진 강태무. <사내 맞선>은 직장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다. 한 직장의 남녀가 두근두근 연애하는 고전적 설정이지만, 새 시대의 남성은 ‘멋짐’을 무기 삼아 함부로 거칠게 굴지 않는다. 2017년에 연재를 시작한 해화 작가의 웹소설이 원작이고, 2018년부터 웹툰으로 연재됐다. 현재 웹소설과 웹툰의 누적 열람 건수를 합산하면 35천만 건 이상이다. 조만간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라 캐스팅을 둘러싼 기사들이 나오는 중. 

당신을 표현하기 좋은 세 가지 단어는?

NARAK 올빼미, 탐미주의, 외골수.

 

평소 어떤 미디어 콘텐츠를 즐겨 보나?

웹툰, 해외 드라마, e-북 소설 등. 로맨스 위주로 많이 보지만 추리물과 범죄 스릴러도 좋아한다.

 

마감 기간의 하루 일과는 보통 어떻게 돌아가나?

대부분의 작가가 그렇듯 10시간 이상 책상 앞에 앉아 있는다. 끼니를 챙기거나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할 때가 아니면 작업 기기 앞을 떠나는 일이 없다.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식사를 거르는 일도 잦다.

웹툰 <사내 맞선>은 웹소설 원작에서 출발했다. 각색과 웹툰화 사이에는 어떤 과정이 있나?

주인공 하리와 태무의 비주얼은 소설을 읽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독자들이 생각하는 이미지 와 비슷했으니 다행이다. 인물의 이미지가 잡히면 그다음부터는 상상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각색된 콘티를 읽으며 머릿속에서 카메라를 돌리는 개념으로 연출을 고민한다. 포인트 부분을 극대화하면서 가독성이 좋은 방안을 연구하고, 그걸 바탕으로 작화 작업을 마치면 마침내 웹툰이 탄생한다.

 

작화 과정은 굵직하게 어떤 단계를 거치나?

작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 글 콘티를 그림 콘티로 이미지화하는 작업이 첫 번째다. 이 단계에서는 연출과 가독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 후 통과된 콘티대로 선화, 채색, 마무리(선 정리, 보정, 식자 작업 등)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콘티에 시간이 제일 적게 들고, 선화에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린다. 이 스케치 정리본 작업에 품이 드는 건 로맨스 만화 특성상 인물의 비주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내 맞선>은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미국, 프랑스 등으로 진출했고, 카카오톡 이모티콘과 굿즈가 출시되는 등 인기를 끌다가 드라마화까지 앞두고 있다. 연재를 시작한 후 가장 기쁘게 다가온 일은 뭔가?

단행본을 출시한 일이 가장 뜻 깊다. 종이로 된 실물 책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 외에는 사실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어서 아직도 얼떨떨한 상태다.

 

인생에서 최초로 빠져든 콘텐츠는?

워낙 많은 만화를 봤기 때문에 ‘최초’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최근 읽은 작품 중에서 꼽자면 맥퀸 스튜디오 작가님들의 웹툰 <아쿠아맨>.

 

만화가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주 매력적인 직업이다. 내가 그리고 싶은 장면이 단 하나라도 있으면, 그걸 그리기 위한 고행을 마다하지 않는… 시간이 지나면 힘들었던 점은 잊히고 뿌듯함 만 남는다. 힘들 것을 알아도 창작 욕구를 참을 수 없어서 뛰어드는 일이 멋있다.

 

창작자로서 로맨스물을 작업하며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다면?

워낙 공급이 많은 장르라 매력적인 인물을 그려내 시선을 사로잡는 게 우선이다. 또 시대적 흐름에 맞는 남자 주인공을 묘사해야 한다. ‘나쁜 남자’가 인기를 얻던 시절은 지나갔다. 거친 언행이나 행동, 강제적인 상황을 로맨스로 포장하는 장면 등은 최대한 지양한다. <사내 맞선>을 작업하면서 신경 쓴 부분 중에 기억나는 건, 태무와 성훈이가 하리와 영서의 손목을 잡을 때 낚아채는 식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 하리의 손목을 함부로 붙잡던 민우라는 남자와 차별점을 둔 것이다.

 

웹툰은 드라마와 영화 등의 활발한 2차 창작을 낳으며 콘텐츠 IP 열풍을 주도하는 핵심으로 떠올랐다. 원천 스토리로 웹툰이 선호되는 이유는 뭘까?

인기 있는 웹소설이 웹툰화되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본다. 이미 입소문이 나 있는 작품을 영상화하면 흥행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만화로는 밥 못 벌어먹는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만화를 전공하면서도 교수님으로부터 ‘웹툰은 몇 년 후를 기대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웹툰이 급부상하고, 만화가는 주목받는 직업이 됐다. 데뷔 5년 차인데 지금도 이 현상이 종종 신기하다.

 

같은 뿌리를 둔 이야기여도 만화여서 통하는 로맨스 세계가 있고, 실사화는 또 다른 문제다. 웹툰이 영상화되 거나 다른 매체로 변환할 때 지켜지길 바라는 특성은?

만화적 허용이 들어간 장면들을 현실에 적용하면 극 중 인물이 별난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그런 부분들은 수정되는 게 맞겠다. 다만 캐릭터의 속성, 성격 등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지돼야 한다. 예를 들어 <사내 맞선>의 태무는 하리를 아주 소중히 여긴다. 말 한마디에도 배려가 담겨 있다. 일밖에 모르던 시절에도 행동이 거친 남자는 아니었다. 그런 본질적인 부분은 캐릭터를 구성하는 밑바탕이라 꼭 지켜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