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VS 기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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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에서의 여행을 기록한 문인들의 기행문을 보며 다시 멀리 떠날 날을 기약해본다. 낯선 향신료 냄새가 밴 듯한 아름다운 문장을 따라 항해에 나섰다.

디아스포라의 자장에서

<나의 영국 인문 기행> 서경석 지음, 반비

“햄스테드 히스는 광대한 녹지다. 잔디로 뒤덮인 완만한 비탈이 있고(정상에서면 런던 시가를 내려다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수로와 연못, 아름다운 그늘을 제공해주는 숲, 바로 그곳에 근사한 미술관까지 갖췄다. 편안한 카페도 있다. 머무는 동안 나와 F는 숙소 근처를 산책하다가 조금 더 걸어서 F가 좋아하는 자연주의 베이커리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것을 일과처럼 삼았다. 저녁 무렵에는 어슴푸레한 펍에서 지역 특산 맥주를 마셨다. 실로 ‘이거야말로 영국’이다. 컨스터블의 그림 그 자체처럼.”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에 이어 서경석이 <릿터>에 연재한 여행 에세이를 묶은 책이다. 저자가 2015년 영국과 아일랜드 등지를 여행하며 루벤스부터 프란스 할스, 벤저민 브리튼, 헨리 퍼셀 등의 작품을 감상하고, 노예제와 대서양 삼각무역, 청교도혁명과 종교전쟁, 양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들려준다. 일상을 벗어나 낯설고 자유로운 곳에서 견문을 넓히는 즐거움으로 가득 찬 여행의 기록이라기보다 저자가 자신에 대해 묻고, 나아가 인간에 대해 질문하는 깊고 어두운 탐색에 가깝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문학동네

“루앙프라방 한복판에 있는 푸시 언덕에 오르면(328개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지만) 짙푸른 밀림 사이로 굽이치며 흘러가는 메콩강을 저 멀리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여기서 조망하는 강은 강가에서 볼 때와 상당히 다른 인상이다. 석양을 받아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그 물결은 사람의 마음을 곱게 어루만진다. 그곳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걸음을 늦춘 듯한 고요함이 느껴진다. 황혼이 내려앉고, 이윽고 불탑 위로 하얀 별이 반짝인다. 물고기들도 강바닥에서 잠을 청한다(만약 메콩의 물고기들이 밤에 수면을 취한다면 말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기를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그의 잘 갈고닦인 취향을 맛본다는 것과 같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는 1995년부터 2015년까지 하루키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잡지에 기고한 에세이 10편을 실은 산문집이다. 멀게는 아이슬란드부터 가깝게는 일본 구마모토에 이르기까지, 소문난 식도락가의 모험담이 유쾌하게 담겼다. 보스턴 근교의 찰스 강변에서 아침마다 조깅하던 시간, 뉴욕의 전설적 재즈 클럽인 ‘빌리지 뱅가드’에서 주인 로레인 고든을 만나 나눈 잡담 등을 통해 러닝과 재즈에 대한 그의 오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아내 무라카미 요코가 직접 찍은 사진을 포함한 총 25장의 사진도 곁들였다.

태양이 뜨지 않는 ‘극야’

<극야행> 가쿠하타 유스케 지음, 마티

“빙상이 갑작스레 끝나버리자 나는 반쯤 정신을 놓고 깜깜한 허공을 바라보았다. 달은 없었고 태양 빛 부스러기도 없었다.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의 융단이 툰드라 지대를 뒤덮고 있었다. 너댓새면 끝날 줄 알았던 빙상 종단에 열흘이나 걸렸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 방향이 맞는지에 대한 불안에서는 해방됐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건 역주행은 하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안심이었지, 아운나드톡 오두막으로 가는 루트에 제대로 들어섰는가 하는 문제에서는 여전히 불안했다. 335도 방위로 걸으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실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니까. 350도로 걷든 315도로 걷든 빙상은 끝나게 돼 있다. 나는 지금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탐험가 가쿠하타 유스케는 2016년 북위 7747분에 위치한 그린란드 북서부의 시오라팔루크로 향했다. 사람이 사는 지구상 가장 북쪽의 마을이다. 극지에선 태양이 뜨지 않는 ‘극야’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광막한 어둠으로 들어가는 80일 동안의 여정에 작가가 함께한 것은 달랑 개 한 마리였다. ‘일상에 파묻혀 이대로 썩을 수 없다’는 생각에 출발한 극야행은 순탄치 않았다. 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기 일쑤였고 빙상에서 눈보라가 폭포처럼 떨어져 생사의 기로에 선 순간도 많았다. 그런 막막한 순간에도 작가는 별자리에 이야기를 붙이고, 옛 이누이트의 신화를 들려준다. 어둠도 잡아먹지 못한 이야기꾼의 4개월 여정이 <극야행>에 담겼다.

지구와 동행하는 법

<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올리비에 블레이즈 지음, 북라이프

“밤이 깊어지자 폭풍우는 잦아들었다. 날이 밝자마자 책을 읽기 위해 호수를 마주하고 앉았다. 그리고 아끼는 몰스킨 노트에 이런저런 메모를 휘갈겨 썼고 그림도 그렸다. 푸른색과 초록색의 잔잔한 호수 위로 옅은 하늘빛이 드넓게 드리웠다. 오리 무리가 조용히 순찰하듯 줄지어 지나갔다. 다른 오리 한 쌍이 물 위를 헤엄치며 지나가자 물 위로 거꾸로 비친 산이 살짝 흔들렸다.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왜 백만장자들이 망설임 없이 호숫가에 호화로운 저택을 짓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곳에서는 지구의 온갖 혼란들이 사그라진다.”

여행의 시작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소설가 올리비에 블레이즈는 1966823일, 달의 지도를 그리기 위해 우주로 간 루나 오비터 1호가 찍은 ‘지구돌이’ 사진을 보고 지구에 매혹된다. 지구라는 행성을 두 발로 걸으며 구석구석 탐험해야겠다고 결심한 작가는 2010년부터 1년마다 스위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헝가리로 떠나는 도보 여행을 계획한다. ‘먼 거리를 걸으면 본능이 되살아난다. 마주치는 것마다 입체감이 느껴진다.’ 작가가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열리는 새로운 세계가 총 268페이지에 걸쳐 펼쳐진다.

테헤란과 32개의 사물들

<때가 되면 이란> 정영효 지음, 난다

“모스크 안에선 내 말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기둥과 벽면에 새겨진 섬세한 무늬, 경건한 사람들과 차분한 내부가 머릿속 소음을 눌러주었다. 신자들의 기도를 방해할까봐 더 신중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양보해야 그들의 기도가 길어질 것 같았다. 말하는 시간보다 말없이 지켜보는 시간이 서서히 던져주는 단단함. 모스크의 문이 말을 다스리는 경계처럼 느껴졌다. 문 밖에서 가져온 고민이 문 안에서 정리되고 있었다. 바깥에서 나는 왜 그렇게 흔들렸을까? 참견 없는 광경에 내 모습을 맡기자 고요를 더 자세하게 경험하는 듯했다. 그 이후부터 모스크를 지날 때면 눈이 갔다. 문 밖에서 문 안을 오래 들여다봤다.”

<때가 되면 이란>은 시인 정영효의 테헤란 여행도, 관광도 아닌 산책기라 부르고 싶다. 2016년 석 달 동안 테헤란에 머물게 된 시인은 이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총 서른두 개의 사물을 건져 올린다. 피스타치오, 페르시안 카펫, 각설탕, 모스크 등. 각 사물이 제목이 되어 완성한 이야기에는 드문드문 페르시아어가 지뢰처럼 깔려 있어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한 가지 사물을 통해 뻗어 나간 시인의 사유의 진폭이 드러나기도 한다.

가상 시적인 건축물을 찾아서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르 코르뷔지에 지음, 안그라픽스

“휘장이 다시 내려졌다. 동심원을 그리며 기도하는 사람들 위로 램프가 매달린 천장은 별이 박힌 밤하늘 같았다. 마치 수많은 반짝이가 달린 조용한 베일 같았다. 성소의 네 벽이 멀어져가는 느낌이었다. 둥근 천장에 매달린 줄 사이로 경건한 기도 소리가 높이 올라갔다. 돗자리 위 3미터 높이의 허구적 빛의 천장, 그리고 그 위에 둥글게 부푼 넓은 그늘은 내가 아는 가장 시적인 건축물이었다.”

1911년, 20대 초반을 통과하던 르 코르뷔지에는 베를린의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던 어느 날 콘스탄티노플 여행을 계획한다. 아주 적은 여비를 챙긴 채 5월부터 10월까지 떠난 여정은 보헤미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로 이어졌다. 르 코르뷔지에는 파르테논 신전에서 거대한 지름의 기둥을 발견하고선 이런 말을 남긴다. “다행히 나에게 충격을 주는 크기의 중요성을 늦지 않게 인식했다. 이때부터 내가 ‘사람이 팔을 들어 올린 높이’리고 부르는 길이가 내 건축술의 핵심이 되었다.” 전쟁으로 1965년에야 출간된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은 르 코르뷔지에가 예술가로서, 건축가로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구라파’ 소설가의 베를린 일기

<베를린 일기> 최민석 지음, 민음사

“많은 사람을 만났고, 해일처럼 그 만남들이 모두 지나가니, 결국 비수기의 해변처럼 쓸쓸하고 차가운 일상만이 남았다. 다시 할 일은 없어졌고, 어쩌면 1년 내내 이런 날들이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인가’하는 상대성이지만, 크게 보자면 지금 맞은 한 해가 여생과 별 차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어쩌면 다시 원고지를 펼치고 스스로 펜을 잡을지도 모르겠다고 여겼다. 당연한 말이지만, 작가에게 고독은 실로 떨쳐 내고 싶은 지긋지긋한 존재이지만, 떨쳐내버리면 자기 자신이 생존 불가능해지는 필요악 같은 존재다. 어불성설 같지만, 작가가 완전히 혼자가 아닌 것은 언제나 고독이 함께하기 때문이다(백림에 다녀온 후, 관념 철학에 오염된 것 같다. 아울러, 유머도 독일식에 감염된 것 같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소설가 최민석은 한 예술 기관의 지원으로 201411월부터 이듬해 초까지 베를린 자유대학에 머물렀다. 베를린에 거주하는 90일 동안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고, 매일매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나아가 평론가 김현을 흉내 내볼 요량으로 1960~70년대 문인들의 문체를 그대로 차용했다. 일기란 모름지기 실제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적는 것인데, 그의 일기에서는 도무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온갖 기상천외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동안 ‘구라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며 ‘구라파’ 작가로 손꼽혀온 그의 진짜 ‘구라파(歐羅巴)’ 여행기 역시 온통 ‘구라’로 점철된 듯 보인다(최민석은 문학계에서 ‘구라문학가’로 불리곤 한다). 90일이란 시간이 흐를수록 묘하게 ‘독일식 유머’에 능해지는 그의 글을 보며 한참을 키득거릴 수 있을 거다.

나 홀로 기차 여행기

<삼등여행기> 하야시 후미코 지음, 정은문고

“배가 항에서 출발하는 순간까지 홀로 마르세유 거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배에 올라탄 것이 출항 십 분 전. 요란하게 출항의 징이 울렸습니다. 이제부터 삼십사 일간의 항해,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습니다. “어찌 지내야 하나” 창문이 하나 달린 얕은 찬합 같은 침상에 드러누웠지만 기분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언제까지나 무거운 마음으로 있어 봤자 소용없는 일. 움막처럼 생긴 삼등실에 짐을 내팽개친 채 B갑판으로 나왔습니다. 새파란 하늘에 새파란 바다입니다. 부두는 부활의 거리. 아듀, 마르세유! 아듀, 프랑스! 이 배는 우편선 하루나마루 호, 30파운드에 나를 마르세유부터 고베까지 데려다주겠지요.”

1930년 자전적 소설 <방랑기>가 60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덕에 인세를 두둑이 손에 쥔 하야시 후미코는 이듬해 11월 평소 염원하던 파리 여행을 감행했다. 부산발 파리행,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삼등칸에 올라타 떠난 하야시 후미코는 이후 약 16천 킬로미터를 가로지르는 철도 여행을 이어간다. 삼등칸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함께한 14일, ‘게다’를 신고 파리의 카페를 찾은 경험들이 총 240여 페이지에 걸쳐 실렸다.

비밀의 도착지, 이탈리아

<이탈리아 기행>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민음사

“벌써 이레 동안이나 이곳에 있으니 차츰 내 머릿속에도 이 도시에 대한 대체적인 개념이 생겼다. 우리들은 열심히 구경을 다녔으며, 나는 고대 로마와 신로마의 지도를 머릿속에 넣고서 폐허와 건물을 보고 이곳저곳 별장을 찾아다니고 있다. 가장 중요한 유적은 이제부터 서서히 연구하기로 하고, 지금은 다만 눈을 크게 뜨고 여기저기 구경할 뿐이다. 로마에 대한 준비는 오로지 로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괴테는 스물일곱 나이에 바이마르 공국의 고문관으로 발탁됐다. 10년에 이르는 오랜 공무 생활에 회의를 느끼면서 ‘예술가로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갈망을 품은 괴테는 서른일곱이 되던 1786년 아무도 모르게 이탈리아 비밀 여행을 계획한다. <이탈리아 기행>은 1786년부터 1788년까지 약 20개월 동안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독일의 지인들에게 보낸 100여 편의 서한과 일기, 메모와 보고를 엮은 산문집이다. 여행지 어디에서나 주민의 행동, 생활양식, 관습, 도시 환경 등에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지면서 낯선 풍속을 이해하려고 했던 학구적 시선, 미켈란젤로나 라파엘로 등 옛 거장들의 예술 작품 감상기 등을 담았다.

페소아식 리스본 가이드북

<페소아의 리스본>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안그라픽스

“여기까지 왔다면, 교도소 앞의 드넓은 터에 자리 잡은 리스본 최고의 공원인 에두아르두 7세 공원을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이 공원의 식물원은 리스본의 자랑거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식물원에 잘 오지 않을뿐더러 식물원의 존재 자체조차 모른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다. 이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는 대자연이 최고의 관상식물을 엄선해 선보이고, 소박하지만 천재적인 예술가가 신중하게 고른 초록빛과 꽃으로 우리 눈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 식물원에는 수천 종의 이국적인 식물이 자라고 있어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페르난두 페소아에게 리스본은 그저 한 도시가 아니라 포르투갈이라는 나라가 응축된 장소였다. 1888년 리스본에서 태어나 이후 남아프리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그에게 리스본은 한없이 그리워한,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고향이었다. 도시에 얽힌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페소아는 바이샤, 호시우, 알파마 등을 방랑하며 도시의 과거와 현재, 북적이는 관광명소와 인적 드문 거리의 모습을 책 안에 담는다. 책을 바탕으로 제작한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2009년 개봉하기도 했다.

헤밍웨이의 삶을 좇아서

<헤밍웨이> 백민석 지음, 아르테

“방파제를 따라 코히마르 마을의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쿠바 어촌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다. 헤밍웨이 흉상 앞에 배를 댈 수 있는 선창다리가 있지만 현재는 낚시꾼들만 나와 앉아 있을 뿐이다. 헤밍웨이가 그랬던 것처럼 수평선 너머까지 가서 큰 물고기들을 잡아 오는 낚싯배들은 마을 안쪽에 있는 작은 어항에 머문다. (중략) 해변에서는 아담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코히마르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해변의 끝자락이 어항의 시작이다. 헤밍웨이도 낚시를 하면서 이 어항을 오가지 않았을까.”

헤밍웨이만큼 한 장소에 붙박이지 않은 채 삶을 영위한 사람은 드물다. 그뿐인가. 그는 생전 30여 권의 책을 썼고 숱한 전쟁에 참가했으며, 사냥과 투우, 권투 같은 스포츠를 말년까지 즐겼다. 그가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라 불리는 이유다. 소설가 백민석은 평생 4대륙 20여 개국을 방랑한 헤밍웨이의 흔적을 좇아 떠나는 독특한 문학 기행문을 기획했다. 헤밍웨이가 궁핍한 생활을 보낸 파리의 셋집들, 소설 <노인과 바다>의 배경인 아바나 인근의 작은 어촌 코히마르 등을 경유해 헤밍웨이의 ‘초인적’(백민석은 방대한 삶의 이력을 가진 헤밍웨이를 초인이라 표현한다) 생애와 수수께끼로 가득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를 좇는다.

피처 에디터
전여울
사진
GETTYIMAGES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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