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마이애미 해변은 예술의 기운으로 흥겹게 술렁인다. 한겨울의 축제와도 같은 ‘마이애미 아트 바젤(Miami Art Basel)’의 풍경이 매혹적으로 펼쳐지는 까닭. 예술과 패션을 아우르며 흥미로운 랑데뷰를 선사한 주인공들이 여기 있다.
마이애미의 클럽 나이트
지난 12월 4일부터 6일까지 마이애미의 밤을 뜨겁게 달군 ‘프라다 모드 마이애미(Prada Mode Miami)’ 클럽! 프라다 모드는 예술, 음악, 정찬, 대화가 한데 뒤섞인 채 늦은 밤까지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프라다의 멤버십 클럽 형태로 개성 넘치는 문화와 예술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프리핸드 마이애미 호텔에서 펼쳐진 이번 프라다 모드에선 도예가 시에스터 게이츠(Theaster Gates)가 프라다를 위해 작업한 ‘중재(Intervention)’라는 타이틀의 작품, 내셔널 영 아트 파운데이션(National Young Arts Foundation)이 뮤지션 엘레나 아요델(Elena Ayodele)과 협업한 퍼포먼스, 다큐먼트 저널(Document Journal)이 주최한 테크 시대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대화, 그리고 디제잉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3일 동안 흥겨운 문화와 예술의 장을 열었다.
두려움 없는 퍼포먼스
12월 1일부터 15일까지 마이애미 아트 디스트릭트에서 눈길을 끈 건 이탈리아의 공연 예술가 바네사 비크로프트(Vanessa Beecroft)와 함께한 생로랑의 ‘셀프(SELF02)’ 프로젝트. 두 번째 시리즈를 맞이한 이번 셀프 프로젝트를 통해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디자이너 안토니 바카렐로는 직접 큐레이팅한 포토월을 파라다이스 플라자와 가라지 뮤지엄에서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어떤 검열도 없는 자유, 그리고 생로랑의 애티튜드가 지닌 수많은 측면을 드러내기 위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10주년을 축하하며
문화와 예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지난 10년 동안 ‘디자인 마이애미’를 후원해온 펜디. 어느새 그 파트너십의 10주년을 맞이한 펜디는 물의 형태에 집중한 채, 아티스트 사빈 마르셀리스(Sabine Marcelis)와 함께 브랜드의 다양한 심벌에 물의 이미지를 활용한 10개의 분수를 다룬 ‘The Shapes of Water’로 눈길을 끌었다. 그와 동시에 아이코닉한 피카부 백의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펜디 부티크에서 피카부 전시 이벤트를 열었다. 사빈 마르셀리스를 비롯해 한국의 양태오 등 총 5명의 디자이너가 펜디의 액세서리 디렉터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와 협업한 리미티드 에디션의 피카부 백을 공개하기도.
오브제 노마드를 꿈꾸며
12월 5일부터 9일까지, 루이 비통이 매 시즌 참여해온 디자인 마이애미를 통해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신작을 공개했다. 밀라노의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비아게티(Atelier Biagetti)와 최초로 협업한 아네모나 테이블을 비롯해 아틀리에 오이(Atelier Oi)의 서펜타인 테이블, 도쿠진 요시오카(Tokujin Yoshioka)가 디자인한 홈 데코 컬렉션의 블로섬 화병 등이 공개되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알베르토 비아게티와 로라 발다사리 듀오가 선보인 아네모나 테이블은 푸른빛의 내부를 부드러운 베이지색 가죽으로 감싸는 듯한 물결 모양이 매혹적인 테이블로, 아드리아해와 라스칼라 극장의 배우들이 착용한 풍성한 의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피카소의 향기
12월 5일,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벨루티 매장에서 색다른 론칭 기념 파티가 펼쳐졌다. 다름 아닌 피카소의 손자, 올리비에 위드마이어 피카소(Olivier Widmaier Picasso)의 새 책인 <Picasso, A, Intimate Portrait>의 출간을 기념한 칵테일 파티가 열린 것. 이 책은 피카소가 작업에 열중한 순간을 비롯해 일상적인 모습까지, 그의 초상을 다채롭게 담아냈다.
조형적 미학
조형적인 예술품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너선 앤더슨. 그가 부임한 이래 지속적으로 마이애미 아트 바젤 이벤트를 펼쳐온 로에베는 지난 12월 4일,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로에베 부티크에서 <Chance Encounters IV> 전시의 오프닝 파티를 열었다. 1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 앤 로(Anne Low), 이언 고드프리(Ian Godfrey), 그리고 안드레아 버트너(Andrea Buttner)가 세라믹, 텍스타일, 우드컷 프린트를 활용해 제작한 다채로운 작품을 소개했다.
‘레이디’를 위한 예술
‘디올 레이디 아트(Dior Lady Art)’의 세 번째 시즌 론칭을 축하하는 행사가 마이애미 디스트릭트의 디올 부티크에서 열렸다. 2018년 레이디 디올 백에 헌사하는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이들은 한국의 이불(Lee Bul)을 비롯해 이사벨 코르나로(Isabelle Cornaro), 하루타 고진(Haruka Kojin), 미캘린 토머스(Mickalene Thomas), 야나이나 채페(Janaina Tschape), 모간 침버(Morgane Tschiember) 등 총 11명의 여성 아티스트. 이 모든 백을 한자리에서 공개한 현장에는 아티스트의 다채로운 개성만큼이나 독창적인 디올 레이디 아트 백이 자태를 드러내며, 패션의 비주얼적 짜릿함을 선사했다.
- 패션 에디터
- 박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