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된 우아함을 드러내는 소리 없는 반짝임. 한겨울의 적막을 온화하게 끌어안은 레이디라이크 룩이 그 부드러운 파워를 드러낸다.
- 왼쪽부터 | 물을 주제로 한 뤼미에르도 컬렉션의 펜던트 워치는 Chaumet 제품. 락 크리스털에 섬세하게 세팅된 다이아몬드를 통해 눈꽃 얼음을 대담하고도 예술적으로 표현했다. 크리스털 장식의 검정 이브닝 클러치는 Escada, 키튼 힐이 한층 우아한, 진주와 메탈 장식의 엑스레이 펌프스와 앤티크한 브로치 장식 가죽 장갑은 Balenciaga 제품.
- 나파 가죽과 물뱀의 일종인 에이어스 소재가 고급스럽게 조합된 청량한 푸른색의 놋 클러치, 입체감 있는 카보숑 컷의 오벌형 스콜피토 아르젠토 펜던트가 연결된 인트레치아토 스콜피토 아르젠토 주얼리 컬렉션의 목걸이와 팔찌, 귀고리는 모두 Bottega Veneta의 크루즈 컬렉션 제품.
ELEGANT GLAMOUR
앤티크한 멋이 매력적인 주얼리는 우아한 동시에 조금 더 특별한 이브닝 룩을 완성한다. 그 예는 유명한 주얼리 제작의 중심지인 이탈리아의 아레초와 비첸자의 작은 공방에서 탄생되는 보테가 베네타의 주얼리. 장인들은 산화 작용을 촉진시켜 실버를 어둡게 처리한 후 손으로 광택을 내며 결을 완성하고 색을 내는 과정을 거쳐 주얼리에 독창적인 매력을 더한다. 나아가 스털링 실버 위에 로디움이나 옐로 골드를 덧입혀 특유의 반짝이는 효과를 내는 스콜피토 아르젠토를 사용해 같은 실버라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클래식하게 표현하기도. 브랜드 특유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앤티크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주얼리, 여기에 함께 해야 할 것은 바로 클러치일 듯. 한 손에 착 감기는 클러치 상단에 매듭 모양의 놋(Knot) 장식으로 기품 있는 우아함을 선사하는 보테가 베네타는 나아가 물뱀가죽 소재를 믹스한 놋 클러치로 관능적인 동시에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제안했다.
- 왼쪽부터 | 잊지 못할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손가락에 묶은 리본에서 영감을 받은 18K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 소재의 보 커프는 둘 다 Tiffany & Co., 발목에 매어 연출하는 큼직한 보 장식이 매혹적인 강렬한 붉은색 벨벳과 샤 소재의 이브닝 힐은 Jimmy Choo, 1947년 봄/여름 시즌 디올 오트 쿠튀르 컬렉션 중 코롤 라인의 바 앙상블, 즉 슈트의 잘록한 라인과 스커트의 러플을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 세팅을 더한 여성스러운 실루엣으로 재해석한 아쉬 디올 바 엥 코롤 반지는 Dior Fine Jewelry, 디올 오트 쿠튀르의 벨기에 드레스가 지닌 우아한 튤을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수놓듯 눈부시고도 대담하게 표현한 아쉬 디올 리브르 플륌티 팔찌는 Dior Fine Jewelry 제품.
MAGIC CARPET RIDE
때론 슈즈가 룩의 방점을 찍는 마지막이 아닌 룩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연말이라면 레드카펫을 걷듯 조금 더 화려해도 괜찮다. 예를 들어 일상적인 스트리트를 달리듯 걷던 조급함은 잠시 내려놓은 채 아무 생각 없이 발을 밀어넣던 스니커즈 대신‘비비바디비 디 부’와 같은 마법의 주문이라도 건 듯 고이 모셔둔 이브닝 힐을 꺼내신는 것이다. 레드카펫을 걷듯 고아한 자태로 여유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세상이 사뭇 달라 보일 것이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아마 귀하디귀한 건 우아한 슈즈나 값비싼 주얼리를 넘어 정작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지 않을까. 그 어떤 순간에도 우아함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약속도.
- 왼쪽부터 | 화이트 골드 비즈 세팅의 정교함과 알함브라 모티프의 로맨틱함이 만나 탄생한 매직 알함브라 컬렉션은 Van Cleef & Arpels 제품. 드롭형 귀고리와 반지, 알함브라 모티프 6개가 화려하게 장식된 목걸이, 1개의 알함브라 펜던트가 장식된 모던한 목걸이에 다이아몬드가 눈부시게 세팅되어 화사한 우아함을 드러낸다. 관능미가 느껴지는 아치형 힐이 돋보이는 퍼 장식의 메리제인 샌들은 Louis Vuitton 제품.
POWERFUL MOMENT
우아한 여성의 카리스마만큼이나 쿨한 게 또 있을까. 마를레네 디트리히의 뇌쇄적인 눈빛이나 아치형 눈썹을 갖지 못했더라도 그리 문제될 건 없다. 뭇 시선을 사로잡을 센슈얼한 레드솔의 검정 힐과 반짝이는 주얼리면 그만이다. 한겨울에 드리운 어둠과 빛을 여성의 센슈얼함과 순수함으로 해석하는 것, 이처럼 극적인 상반의 미학이야말로 강렬한 신을 완성하는 필수 조건이 아닐까. 그러니 때론 스스로의 매력을 더욱 숨기듯이 드러내보자. 볼륨 있는 몸매를 검은 드레스 자락에 숨긴 채 실루엣만으로 그윽하게 유혹하거나 가슴 위에 반짝이는 펜던트 하나로 시선을 모으는 일 말이다. 그대 내면의 자신감은 애써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 빛을 발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