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4, 그리고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까지. 어떤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예비 관람객들을 위해 더블유 에디터들이 라이브 잘하기로 소문난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뽑아봤다.
the 1975 – 8월 14일 (슈퍼소닉 2014)
미모로 소녀팬들을 몰고다니는 밴드들이 대개 그렇듯이 이 맨체스터 출신 젊은이들의 연주 실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었지만 올해 코첼라에서 본 그들의 공연은 이런 생각을 바꿔주었다. ‘Sex’ 나 ‘Chocolate’ 같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곡을 풍성한 질감의 사운드로 들려주며, 보컬 매튜 힐리의 하이톤 비음도 매력적이다. 내내 귀와 눈이 함께 즐거워질 공연.
카사비안 – 8월 2일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직선적이고 강렬한 카사비안 음악의 매력은 라이브에서 증폭되는데, 여름 페스티벌에는 더 잘 어울린다. 대형 야외 무대에서도 또렷하게 귀에 와서 꽂히는 보컬 톰 메이건의 목소리도 강점이다. 헤비한 사운드에 뛰어놀기 좋은 록음악이라 몸을 부딪치며 슬램하는 남성 관객들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듯.
더 호러스 – 8월 2일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다른 록밴드들 악기 편성에는 흔치 않은 신서사이저가 호러스 라이브의 핵심이자 중심이다. 화려한 키보드 연주와 적극적인 전자음의 사용으로 춤추기 좋은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5월에 나온 새 앨범 ‘Luminous’도 꽤 괜찮은데, 올해 글라스톤베리 셋리스트를 보면 이 앨범에서 제법 많은 곡을 들려줄 것 같다. 에디터│황선우
퀸 + 아담 램버트 – 8월 14일 (슈퍼소닉 2014)
아담 램버트와 퀸의 인연은 <아메리칸 아이돌>의 여덟 번째 시즌이 방영됐던 200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두 명의 결승 진출자가 전설적인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라 ‘We Are The Champion’을 열창했는데, 확실히 크리스 알렌보다는 아담 램버트 쪽이 프레디 머큐리의 화려했던 보컬과 극적인 무대 매너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쇼의 우승은 알렌이 거머쥐었지만 결국 퀸과의 월드 투어에는 램버트가 동행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피닉스 – 8월 14일 (슈퍼소닉 2014)
놀 줄도 아는 교회 오빠들 같다고 할까? 거칠거나 사납지는 않지만 결코 지루하지도 않다. 무엇보다도 스튜디오 레코딩 수준으로 깔끔한 라이브 실력은 피닉스의 공연을 권하게 하는 중요한 근거다. 2013년 봄, 에 출연해 선보였던 ‘Entertainment’ 무대부터 예습 삼아 확인할 것.
데프톤즈 – 8월 9일 (현대카드 시티 브레이크)
데프톤즈는 지난 20여 년간 몽환적인 멜로디와 과격한 금속성 사운드를 부지런히 교차시켜왔다. 한창 때의 에너지는 한 풀 꺾인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2012년 작 역시 골수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었다. 링크한 영상은 2013년의 파리 공연 때 어느 팬이 촬영한 ‘Entombed’의 라이브다. 조악한 음질과 화질이지만 치노 모레노의 나른한 보컬을 즐기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8월 14일 (슈퍼소닉 2014)
립싱크 댄스그룹으로 시작해 라이브 밴드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을 자랑하는 술탄오브더디스코는 얼마 전 한국 밴드 최초로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무대를 장식하는 영광을 누렸다. 영국에서도 변함없이 국적불명의 터번을 쓰고 ‘뽕필’이 나는 노래를 부르던 그들은 이번에도 특유의 유쾌한 춤과 음악으로 잠실종합운동장을 70년대 디스코장으로 변신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보이즈 라이크 걸즈 – 8월 2일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온갖 광고에 등장해 모두의 귀에 익숙해진 의 후렴구의 인기에 가려진 보이즈라이크걸즈의 진짜 매력은 유별난 무대 매너다. 매 콘서트마다 관중석에 있던 팬을 무대위로 끌어올려 같이 노래를 하고 ‘셀카’를 찍는다니 이보다 더한 팬서비스가 어디 있을까. 2011년 해체 논란에 휩싸인 후 멤버를 재정비하고 돌아온 그들은 이번 첫 내한 공연에서 ‘제2의 폴아웃보이’라는 찬사에 걸맞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후바스 탱크 – 8월 9일 (현대카드 시티 브레이크)
이 세상 모든 록밴드들의 라이브 공연을 가장 원초적인 기준으로 나눈다면 상의를 탈의한 채 공연하는 밴드와 아닌 밴드로 분류할 수 있다. 후바스탱크는 전자에 속한다. 오죽했으면 ‘셔츠리스’패션 때문에 여성팬들이 유난히 많다는 말이 생겼을까. 하지만 그 이외에도 무대 위에서는 관중을 압도하는 라이브 실력에 자연스레 호응을 이끌어내는 카리스마는 물론, 공연 후에는 싸인을 요청하는 열성팬들을 챙기는 섬세함까지 갖추었다고 하니 올 여름 이들의 공연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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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쳐 에디터 / 황선우, 정준화, 이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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