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메이크업의 관건은 뭐니 뭐니 해도 밀착력. 뙤약볕 아래 폭포 같은 땀을 흘리고, 몰아치는 장맛비와 태풍 한가운데 서 있거나, 모공에서 피지가 온천수처럼 샘솟을지라도, 거짓말처럼 화장을 꼭 붙들어줄 묘책을 공개한다.
[ STEP 1 ]
기초 공사가 성패를 좌우한다
땅이 좋아야 농사가 잘되는 법. 타고난 극건성 피부는 제아무리 영양을 공급해도 화장이 들뜨기 일쑤고, 기름지고 구멍이 많은 피부는 반대로 깔끔한 메이크업이 어렵다. 기초 단계에서부터 피부의 본성을 제거하고 ‘화장이 잘 먹는 피부’인 것처럼 연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머드 성분이 들어 있는 마스크를 클렌징 단계에서 사용하면 즉각적으로 피지를 잡아주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그런 다음 모공 토너와 세럼으로 피붓결을 매끈하게 정리하고 메이크업을 하면 한여름에도 번들거림 없이 보송보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최윤수(필로소피 브랜드 매니저)
“단계를 조금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세안 후 미스트 타입의 토닝 로션으로 피부를 진정시키고 가벼운 질감의 모이스처라이저 하나와 비비크림으로 화장을 끝내도록. 바르는 제품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화장이 무겁고 오일리해질 수밖에 없다.” -김은지(맥 프로 이벤트팀 팀장)
“평소 피붓결 개선에 도움이 되는 리페어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면 여름철 그 진가가 나타난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매트 프라이머가 도움이 된다. 메이크업 전 스펀지에 프라이머를 덜고 반으로 접어서 골고루 퍼지도록 한 다음 결점이 있는 부위에 톡톡톡 두드려 발라줄 것.” -알렉스 조(에스티 로더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수분이 부족한 탈수 상태의 피부는 조금만 매트하게 마무리되는 베이스를 써도 금세 피부가 땅기는 기분이 든다. 이럴 땐 기초 제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 피지 분비 억제 효과가 있는 세럼을 프라이머 대신 사용하면 편안하면서도 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박수미(프레쉬 교육팀 팀장)
[ STEP 2 ]
여름에 맞는 베이스 제품은 따로 있다
이번 시즌에도 아티스트들은 하루 종일 대리석처럼 매끈하고 지극히 퓨어한 무결점 피부에 빠져 있는 듯하다. 피부 조건이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이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메이크업 베이스, 프라이머, 파운데이션 등의 베이스 제품.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메이크업의 지속력은 물론 얼굴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유분이 많은 피부는 화장이 금세 밀리고 뭉치기 쉽다. 기초 케어 후에는 반드시 프라이머를 사용할 것. 이때 중요한 건 양 조절이다. 진주알만큼 덜어내어 손가락의 체온으로 꼭꼭 누르듯 가볍게 바르는 것이 요령.” -박혜령(메이블린 전속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름엔 피부 온도가 상승하고 피지와 땀 분비가 많아 화장이 오래가지 못한다. 이럴 때 추천하는 것이 쿨링감이 있는 파운데이션. 순간적으로 피부의 열감을 식혀 진정시키기 때문에 메이크업의 밀착력과 지속력도 좋아진다.” -권희선(정샘물 인스피레이션 WEST점 원장)
“중요한 건 유수분 밸런스. 유수분이 부족하면 화장이 들뜨고, 반대로 너무 풍부하면 밀리기 쉽다. 쫀쫀함이 느껴지면서 발랐을 때 촉촉한 베이스를 선택해야 그 위에 바른 메이크업 제품이 날아가지 않게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정은경(베네피트 메이크업팀 과장)
“메이크업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땀과 물에 강한 내수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워터프루프, 롱웨어링, 롱래스팅 등의 설명이 붙었다면 OK. 번들거림까지 잡아주는 오일 프리 포뮬러라면 금상첨화다.” -김상해(크리니크 컨설턴트)
“파우더리하게 마무리되는 파운데이션을 바를 참이라면 매트한 질감의 베이스는 피한다. 피부가 거칠고 평면적으로 보이기 때문. 반대로 촉촉한 텍스처의 프라이머를 C존이나 T존에 발라주면 얼굴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다.” -박혜정(나스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 STEP 3 ]
수정 메이크업이라 쓰고 고정 메이크업이라 읽는다
섬세하고 정교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메이크업을 완성하고 나면 이를 유지하는 방법은 크게 둘로 나뉜다. 흐트러짐이 보일 때마다 수정을 하거나, 흐트러지지 않도록 한 번에 고정하는 것. 후자가 훨씬 더 간편하단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은 투명 파우더로 가볍게 눌러 밀착력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T존이나 모공이 두드러진 부분은 메이크업 픽서를 이용해 원천적으로 피지 분비를 막아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한현종(로라 메르시에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파운데이션을 마치고 T존과 눈가, 입술산, 입술 밑 앞 턱 부분에 펄 파우더로 하이라이트를 주면 안색이 훨씬 환하게 보일뿐더러 메이크업의 지속력도 높일 수 있다.” -신관홍(겔랑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처음 메이크업한 상태 그대로 촉촉한 빛이 나는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시어 파우더로 마무리한다. 반달 모양의 브러시를 사용하는데, 커버하는 게 아니라 얼굴을 터치한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쓸어주는 게 포인트.” -이승민(샤넬 메이크업 홍보팀)
“보통은 화장을 모두 마치고 메이크업 픽서를 사용하는데, 반대로 화장 전에 픽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메이크업이 피부에 착 밀착되어 지속력이 훨씬 좋아진다. 또 고체 파운데이션을 사용할 때는 먼저 퍼프에 픽서를 살짝 뿌려 톡톡톡 두드려가며 메이크업해보도록. 들뜸 없이 매끈하게 발릴 것이다.” – 박태윤(이니스프리 자문 메이크업 아티스트)
-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김희진
- 포토그래퍼
- 정용선
- 스탭
- 어시스턴트 / 최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