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도 좋고 밤에는 더 좋은 곳. 강남과 강북의 루프톱 바 명소 중에서 고른 세 군데.

 

버티고(VVertigo)

콘래드 서울 호텔 9층의 스카이라운지 버티고는 여의도 고층 빌딩 사이에 자리한 만큼, 개방감과 빌딩 숲의 위용이 동시에 전달되는 곳이다. 저물녘에 찾으면 빌딩 유리면에 반사되거나 빌딩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덕에 빛의 느낌도 다양하다. 이곳을 여름날의 아지트로 삼고 싶은 큰 이유는 술이 아니더라도 먹을 거리가 제법 있기 때문. 건너편 테이블에서 삼겹살과 왕새우 구이 등의 그릴 요리와 구운 김치를 먹는 모습을 보면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여기서 끼니 해결할 생각해도 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그릴 메뉴와 스낵류를 더 보강했다. 솜사탕에 부어 마시는 칵테일, 낚싯대 같은 도구에 달린 채로 구워 먹는 마시멜로우, 성인 얼굴만 한 잔에 담긴 샹그리아 등 사진으로 남기고픈 메뉴도 인기를 끄는 요소다. 평일은 오후 3시부터지만, 주말엔 오전 11시 반부터 오픈하니 브런치를 즐기기도 좋다. 복작거리는 뻔한 브런치 레스토랑보다 근사한 대안 아닐까? 단체 소파석과 커플석 등 120석 규모로 넓은 편이라 입장하는 순간부터 눈이 시원하다.

 

호텔 카푸치노 루프톱 바

어쩌다 강남역 부근에서 저녁 약속을 잡았다가 젊음과 인파에 치여 갈 곳을 잃었을 때 향하기 좋은 곳이 9호선 언주역 근처 호텔 카푸치노다. 물론, 어느 동네에서든 움직일 가치가 있다. 아담한 규모지만, 강남에서 괜찮은 루프톱 바를 찾기가 의외로 쉽지 않다는 걸 깨달으면 이곳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동행자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란히 자리 잡는 데크석이라면 가로막는 통 유리창도 없이 바로 하늘 아래 앉을 수 있다. 데크석은 휘황찬란한 조명 대신 어둠이 품고 있을 뿐이라,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방향에서 DJ가 신나는 음악을 튼다 해도 조금 분리된 세계에 있는 기분이다. 이곳 메뉴의 특징은 무궁무진한 진이 구비돼 있다는 점. 그리고 작년에 비해 스낵류가 생겨 더욱 반갑다. 같은 층 레스토랑 ‘핫 이슈(Hot Eatsue)’에서 식사 혹은 수제 맥주를 즐기고, 레스토랑이 문을 닫은 후 루프톱 바로 넘어가는 코스도 좋다. 요즘엔 한식 셰프 이종국이 전수 한 메뉴(와규 돌솥국밥, 매운 쭈꾸미 해산물 볶음 파스타 등)를 선보이고 있다. 핫 이슈 역시 강남 일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소다.

 

르 스타일(Le Style)

서울에는 비즈니스 호텔 붐을 일으킨 대표적 이름인 ‘이비스’가 여러 군데 위치한다. 콘셉트에 따라 그냥 ‘이비스’와 ‘이비스 스타일’ ‘이비스 버젯’ 등으로 상호명이 조금씩 달라지니, 개방과 확장성을 모토로 삼은 아이돌 그룹이 매번 묘하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양상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르 스타일 바는 남산 1호 터널을 빠져나와 사거리 즈음까지 직진하면 보이는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 21층에 있다(2호선 을지로입구역 인근의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과 헷갈리지 말자). 오픈 후 지난 2년 여 동안, 시원하게 펼쳐지는 명동의 스카이라인과 남산타워가 솟은 남산의 파노라마 뷰를 감상하기 위해 예약 전쟁이 지속됐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 분명 남산타워가 보이는 데도 알록달록한 조명과 더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언제나 핫 플레이스다. 6월 30일까지는 세계 가정식 요리, 7월과 8월에는 여름철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디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저녁 시간대에는 이 디너 프로모션을 이용해야만 르 스타일을 누릴 수 있다. 가볍게 칵테일을 즐기려면 밤 10시 이후 입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