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S/S 컬렉션에서 콕 집어낸 열여덟 가지 키워드.

핑크의 재발견
여성스럽지만 촌스럽기 십상인 색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던 핑크가 신분 상승을 이뤘다. 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성’ 트렌드 덕분이다. 남자가 핑크를 입는 일이 아무렇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고, 많은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핑크에 동시대적 세련됨을 부여했다. 루이 비통의 핑크 바이커 재킷부터 J.W. 앤더슨의 러플 장식 드레스, 그리고 시몬 로샤의 본디지 드레스까지, 핑크의 다양한 면을 런웨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핑크 아이템 자체를 중성적인 디자인으로 택하거나, 매치하는 아이템을 담백한 것으로 골라야 2016년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로고 예찬
과시적인 패션이 주름잡던 1980년대를 향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로고 패션의 귀환! 로에베의 J.W. 앤더슨과 마지막 컬렉션을 선보인 랑방의 알버 엘바즈가 그 선두주자로, 각각 브랜드 명으로 도배된 룩과 가방을 선보였다.

걸크러시 유발자
전례 없이 많은 ‘까까머리’ 모델이 2016 S/S 패션위크를 장악했다. 많은 런웨이에 선 뒤 이번 시즌 버버리 프로섬과 제이슨 우의 캠페인 모델이 된 루스 벨, 지방시 캠페인을 접수한 크리스 고트찰크, 토즈 런웨이에 등장한 쌍둥이 아티스트 벤투리니 자매, 그리고 누구보다 강렬한 ‘완전 삭발’의 야나 도브롤류보바까지,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위해 모델은 긴 생머리를 고수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깨 위의 풍선
‘어좁이’들을 위한 희소식! 셀린의 피비 파일로와 펜디의 칼 라거펠트, J.W. 앤더슨이 이번 시즌 건축적인 실루엣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은 곳이 바로 ‘어깨’다. 풍선처럼 부푼 소매가 선사하는 도회적인 낭만에 흠뻑 젖어보시길.

동그라미의 반
빅토리아 베컴과 마이클 코어스의 숄더백부터 맨서 가브리엘의 클러치까지, 네모반듯한 백들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반달을 닮은 반원형 백이 새로운 대안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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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보다 더
이번 시즌 런웨이에 등장한 극적인 뷰티 요소의 총집합! 블론드 쇼의 펑키한 양 갈래 묶음과 메종 마르지엘라와 매니시 아로라의 회화적인 눈 화장, 콧방울에 색감을 입힌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발그레한 올림피아 르탱의 치크 표현, 그리고 쿠튀르적인 언더커버의 입술 장식까지, “잇츠 쇼 타임!”

2020 원더키디
햇살이 내리쬐는 해변보다 무중력 우주선이 먼저 연상되는 미래주의 선글라스들이 출몰했다. 강렬한 만큼 베이식한 옷차림과 매치해야 한다는 불변의 법칙을 잊어선 안 된다.

양말 공식
이번 시즌 유독 스타킹과 양말을 과감하게 스타일링한 디자이너들이 눈에 띈다. 여름에 특히 참고하기 좋은 런웨이로는 레이스와 메탈사 소재의 얇고 부담 없는 양말을 스포츠 샌들과 믹스한 안나 수이 쇼를 꼽을 수 있다.

주름의 미학
런웨이를 점령한 촘촘한 주름 장식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