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코어와 마돈나, 24SS 베르사체 컬렉션

명수진

Versace 2024 S/S 컬렉션

지난 8월, 베르사체의 모회사인 카프리 홀딩스(Capri Holdings)가 코치 등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 패션 기업 태피스트리(Tapestry)에 인수됐다. 이후 베르사체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2023년 FW 캠페인으로 새롭게 인스타그램 채널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는 베르사체는 2024년 SS 컬렉션을 통해 마이클 잭슨, 마돈나, 프린스까지 세기의 팝스타들이 베르사체를 입었던 대중문화의 전성기를 추억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무드 보드에는 자신의 오빠인 지아니 베르사체의 1995년 SS와 FW 시즌 컬렉션 사진이 붙었다. 사진 속 모델 클라우디아 시퍼가 입은 블루, 그린 컬러 체커보드 크롭 탑과 볼 스커트는 1992년 베르사체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하우스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모티프. 1990년 11월에 마돈나가 발매한 싱글 <저스티파이 마이 러브(Justify My Love)>를 샘플링한 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컬렉션이 시작했다. ’베르사체 여성은 자유롭고 활력이 넘치고, 베르사체 남성은 자신감 있고 대담하다’며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60년대의 미니멀한 디자인을 재해석한 남녀 컬렉션을 선보였다. 마돈나의 전성기를 떠오르게 하는 주얼리 장식 데님과 란제리 스타일 시스루 탑과 1991년 프린스 월드투어를 위해 디자인한 재킷이 싱글 브레스티드 남성용 재킷으로 재해석되어 등장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바비코어(Barbiecore) 트렌드 공식을 따르는 다소 의외의 전개를 보였다. 베르사체 특유의 바디콘셔스 스타일이 대폭 축소된 대신 파스텔컬러의 미니 드레스와 레이디 스타일의 코트와 슈트, 앞코가 둥근 발레리나 슈즈를 선보였고, 메두사 패턴의 실크 소재의 셔츠와 박서 쇼츠 역시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업데이트됐다. 새로운 세대의 슈퍼스타 모델 켄달 제너가 오프닝을 열고, 지지 하디드가 마지막에서 두 번째 모델로 나왔으며, 피날레는 바비코어의 전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53세의 클라우디아 시퍼가 장식했다. 클라우디아 시퍼는

지아니 베르사체 시절에 자신이 직접 선보인 체커보드 드레스를 재해석한 드레스를 입고 오랜만에 런웨이 무대로 복귀하여 색다른 감회를 줬다.

세련된 컬러 팔레트, 24SS 페라가모 컬렉션

세련된 컬러 팔레트, 24SS 페라가모 컬렉션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VERS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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