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니시 타파스 바와 베이커리. 닮은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지만,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설렘과 정성만큼은 꼭 같은 두 개의 식당을 소개합니다.

봉고(VONGO)

스페인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뜨거운 태양, 또 다른 하나는 짭조름하고 비릿한 바다의 맛일 것이다. 얼마 전 청담동에서 한남동 꼼데가르송 거리로 자리를 옮긴 ‘봉고’는 뜨거운 태양을 약속하지 못하는 대신 그 맛을 책임져주는 스패니시 타파스 바다. 남해에서 잡아온 안초비 튀김, 바삭하게 튀겨낸 미트볼 위에 새콤한 토마토 소스를 얹은 미트볼 크로켓처럼 와인이나 칵테일 없이는 버틸 수 없는 감칠맛 나는 스페인 타파스가 30가지 이상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스페인에서 공수한 새끼 돼지를 화덕에서 24시간 구워낸 코치닐요, 한입 맛보는 순간 바다 내음이 훅 하고 밀려오는 파에야까지 더한다면 바르셀로나 바닷가에 앉아 있는 한때가 부럽지 않다. 메인 메뉴에 더해 샐러드와 타파스 등 10가지 애피타이저 바를 함께 맛볼 수 있는 평일의 런치 메뉴 역시 스페인의 태양처럼 넉넉하고 풍요롭다. 이태원역과 한강진역 사이.

브레드 랩(BREAD LAB)

아직도 빵을 간식이라고 생각한다면, ‘브레드 랩’의 주방 식구들이 서운해할지도 모르겠다. 매일 새벽 4시부터 손으로 반죽해 빵을 구워내는 그 수고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그 녹록지 않은 과정 때문인지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빵들을 입에 베어 물면, 신선하고도 단단한 풍미가 입안에 고루 퍼진다. 먼저 대표 메뉴인 우유 크림빵은 마치 동그랗게 만 밀가루 반죽을 굽지 않고 그대로 내어놓은 것처럼 새하얀데, 쫄깃쫄깃한 반죽과 보드라운 우유 크림의 조화가 평화롭다. 나뭇잎 모양을 한 레몬 파이 역시 달기보다는 상큼하게 입안에서 부서지고, 고르곤졸라를 넣어 함께 반죽한 크루아상인 고르곤졸라상에선 맛보기도 전에 깊고 진한 치즈 향이 풍겨 나온다. 다만 방부제나 유화제 등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는 까닭에 이틀이면 썩어버리니, 사는 즉시 다 먹어야 하는 수고 즈음은 감수해야겠다. 여의도 수출입은행 맞은편 정우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