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목도한 알렉스 카버의 결정적 이 작품.

“알렉스 카버의 회화 작품 ‘Effigy’는 인체 형상에 대한 극적이고 실험적인 접근을 응축해 보여준다. 작품 속 불길에 휩싸인 세 형상은 중력이 사라진 듯 가볍게 떠오르며, 마치 캔버스의 경계를 넘어서는 듯한 초월적 이미지를 자아낸다. 각 인물은 실체감을 갖춘 듯한 명확한 형상과, 공기처럼 흐릿한 몽환적 형상이 공존하는 상태로 표현된다. 프로타주, 모노프린트, 붓질의 레이어링 같은 다양한 기법을 통해 구현된 형상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감각과 사유가 교차하는 실험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케나 말버트(화이트 큐브 아티스트 리에종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지금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는 알렉스 카버의 첫 개인전 <승화>가 열리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사회적, 정치적 불안에 뿌리를 두고 작업을 전개하는 작가는, 고통 가운데 신체를 승화시키는 독창적인 표현 방식을 구축했다. 그의 다층적인 작업 방식 또한 돋보인다. 이를테면 나무틀에 고정하지 않은 린넨 캔버스 위에 먼저 그림을 그리고, 로댕의 조각이나 보티첼리의 삽화 등 다양한 미술사적 자료를 통합하는 식이다. 고통을 회화로 승화한 작품들 사이, 주목해야 할 단 한 작품에 대해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이케나 말버트가 말했다. 전시는 6/14까지.
- 글
-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화이트 큐브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