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입한 도발, 24 FW 사카이

명수진

Sacai 2024 F/W 컬렉션

사카이 24 FW 컬렉션은 남녀 통합 버전으로 선보였다. 아베 치토세는 다시 한번 브랜드의 본질을 새기며 총 65개의 룩을 선보였고 그중에는 39벌의 아우터가 있었다. 어쩌면 고단한 장기전이 될 수도 있는 불황의 그림자 속에서 이는 상당히 영리한 선택 혹은 안전한 플레이일 수 있다(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그니처 아우터는 불황에 가장 잘 판매되는 아이템이니까).

비행기 격납고같이 꾸며진 베뉴에서 컬렉션이 시작됐다. ‘통합/하나의 사랑(United/One Love)’라는 테마 하에 많은 요소들이 실험적으로 뒤섞였다. MA-1 항공 점퍼, 패러글라이딩 슈트, 방한용 패딩, 부력 조끼 등의 아이템을 접목해 아방가르드 한 룩을 선보였다. 사카이 특유의 해체와 조합의 실험은 뚝심 있게 이어졌다. 노르딕 스웨터를 해체하고 조합하여 원피스로 만들고, 피코트는 단추를 옆으로 이동시키고, 사이즈가 다른 데님 재킷 두 개를 자르고 이어 붙여 새로운 재킷을 창조했다. 클래식한 트렌치코트와 카멜 코트, 파자마와 슬립 드레스 등 비슷한 듯 다른 두 개의 아이템도 이어 붙이며, 관성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획일적인 패션에서 보기 좋게 탈출했다.

콜라보의 여왕(지난가을 뜨거웠던 칼하트와의 콜라보 라인을 떠올려보시라!)답게 콜라보도 잊지 않았다. 스피왁 G8(Spiewak G8) 재킷의 패치는 캘리포니아의 스케이트 보더이자 스트리트 아티스트인 마크 곤잘레스(Mark Gonzalez)와 콜라보 한 것이다. 패치에는 ‘원러브(One Love)’, ‘더 굿 바이브 트라이브(The Good Vibes Tribe)’라는 긍정의 메시지가 쓰여있다. 또한 프랑스의 수제화 브랜드인 제이엠 웨스통(JM Weston)과 함께 골프 더비(Golf Derbies)와 피셔맨 부츠를 선보였다. 부츠에는 사카이의 아이코닉 한 비브람 밑창을 덧대어 청키한 분위기를 더했다.

영상
Courtesy of Sac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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