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하게 살린 본연의 멋, 25 SS 토즈 컬렉션

명수진

TOD’S 2025 SS 컬렉션

토즈 25 SS 시즌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테오 탐부리니가 선보이는 두 번째 토즈 컬렉션이다. 지난 첫 컬렉션을 밀라노의 오랜 트램 차량기지에서 열였던 마테오 탐부리니는 이번에는 밀라노 외곽의 오래된 봉재공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넓게 탁 트인 런웨이에 이탈리아의 조각가 로렌조 퀸(Lorenzo Quinn)의 대형 조각 작품이 설치됐다. 거대한 두 개의 손이 가죽 스트랩을 쥐고 있는 모습을 통해 장인 정신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이었다. 런웨이 옆으로는 토즈의 고미노 슈즈를 제작하는 장인 60명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컬렉션의 테마인 ‘아티자널 인텔리전스(Artisanal Intelligence)’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빈틈없이 구현된 모습이었다.

모델 모나 투가드(Mona Tougaard)가 깔끔한 올 화이트 룩으로 오프닝을 연 이후 미니멀한 스포츠 웨어의 요소가 있는 스타일이 이어졌다. 여유 있는 실루엣의 가벼운 코튼 셔츠에 허리에 스트링이 달린 팬츠를 매치했고, 레진을 코팅한 윈드브레이커, 초경량 나파 가죽 재킷, 볼륨감을 불어넣은 트렌치코트, 집업 풀오버, 스트랩 샌들 등 스포티한 아이템이 지적인 분위기로 등장했다. 나파 가죽 주름 스커트와 원피스, 어깨와 엉덩이 라인을 곡선으로 처리한 테일러드 재킷을 통해 ‘메이드 인 이탈리아’ 특유의 미려한 소재와 수준 높은 재단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몸을 휘감은 튜닉 형태의 드레스와 케이프 아우터 등 비정형적인 아이템도 있었는데, 이는 마테오 탐부리니가 토즈에 오기 전에 보테가 베네타의 수석 디자이너였다는 것을 새삼 상기시켰다. 안과 겉에 모두 체크 프린트를 넣은 톱과 스커트는 끝단이 살짝 뒤집어졌을 때 드러나는 더욱 선명한 체크 프린트가 매력적으로 이런 요소는 조용한 럭셔리 스타일의 자기만족적인 특성을 잘 드러냈다. 디자이너가 ‘돌, 모래, 청동’과 지중해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고 밝힌 브라운, 아이보리, 옐로, 그린, 블루 등 섬세한 컬러 팔레트가 컬렉션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 마리아칼라 보스코노(Mariacarla Boscono), 이리나 샤크(Irina Shayk) 등 쟁쟁한 모델이 강렬한 아우라를 더했음은 물론이다.

액세서리는 새롭게 선보인 길쭉한 호보 형태의 디아이 폴리오 백(Di Folio Bag)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디아이 폴리오 백은 송아지 가죽을 비롯해 악어, 타조 등의 소재로 다양하게 변주됐다. 토즈의 미려한 바레타(Barretta) 메탈 장식은 숄더 백이나 클러치 위에서 슬릭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금속 링을 얹은 입체적인 팔찌 역시 컬렉션 내내 존재감을 발휘했다. 금속 링은 고미노 슈즈의 발등에 얹은 장식, 드레이프 레이어드 가운의 네크라인에 연결 장치 등으로 두루두루 활용됐다.

토즈 25 SS 컬렉션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브랜드의 유산을 유연한 태도와 대담한 해석으로 풀어내는 마테오 탐부리니의 재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마테오 탐부리니의 진두지휘 하에 이탈리아 장인 정신은 지적인 분위기로 새롭게 태어났다. 강한 양념을 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제격이었다.

영상
Courtesy of T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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