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DA 2024 F/W 컬렉션
출근하다 문득 홀연히 떠나고 싶다고 생각한 이들이라면 주목하자. 프라다 2024 FW 컬렉션 베뉴의 입구는 검은색 사무용 의자와 컴퓨터가 놓인 사무실로 꾸며졌다. 이곳을 통과해 런웨이로 도착하면 투명한 유리 무대 아래로 이끼와 낙엽, 샘물이 졸졸 흐르는 생명력 넘치는 골짜기가 펼쳐졌다. 만지고 싶지만 만질 수 없는 자연이라는 아이러니를 상징하는 것. 프라다는 ‘휴먼 내이처(Human Nature)’을 주제로 인간과 자연, 사무실과 숲이라는 이분법적 컬렉션을 선보이고, 우리가 자연과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자연으로 돌아갈 것인지 화두를 던졌다.
컬렉션은 현실적인 도시 생활의 자연으로 안기고 싶은 욕망을 오고 갔다. 넥타이, 셔츠, 재킷 등 도시인의 필수 아이템으로 컬렉션의 오프닝을 장식하고 이어 오버사이즈의 헌팅 재킷, 스포티한 기능성을 은은하게 드러내는 트레이닝 팬츠, 해군 제복을 떠오르게 하는 골드 버튼 코트까지 아웃도어 스타일도 멋지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라펠이 넓고 허리 라인을 생략한 아메리칸 스타일의 슈트, 조직감 있는 트위드 소재의 코트와 슈트, 실루엣을 더욱더 슬림하게 디자인한 트렌치코트 등은 이번 시즌 프라다 맨즈 컬렉션의 아이코닉한 아이템으로 손꼽을 수 있을 듯. 미니멀한 블랙, 그레이, 카멜 컬러에 프라다 특유의 레드, 옐로, 그린, 바이올렛을 더해 생동감을 더했고, 레트로 수영 모자, 바라클라바, 에비에이터 고글, 힙색, 백팩, 가죽을 엮어만든 슬리퍼와 벨트 등 액세서리는 양 극단의 스타일에 자유롭게 믹스 매치했다. 매 시즌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 듀오의 전략과 심미안에 매번 감탄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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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PR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