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안녕! 24SS 알렉산더 맥퀸

정혜미

Alexander McQueen 2024 S/S 컬렉션

2010년 5월부터 알렉산더 맥퀸의 뒤를 이어 흠잡을 데 없는 후임자의 역할을 해온 사라 버튼. 지난 2023년 FW 시즌 컬렉션을 통해 디자이너로서 노련미의 절정을 보여줬던 그녀이기에 지난 9월 11월, 케어링 그룹이 보도자료를 통해 사라 버튼과의 마지막 컬렉션을 공식화한 것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파리 패션위크 기간 토요일, 사라 버튼은 알렉산더 맥퀸에서 인턴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해 맥퀸의 오른팔의 역할을 했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알렉산더 맥퀸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대신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보낸 지난 26년의 시간을 한 편의 서사로 엮어 아름다운 태피스트리 작품처럼 펼쳐 보였다.

사라 버튼의 마지막 맥퀸 컬렉션의 아이콘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었다. 여기에 여성의 신체에 대한 해부학적 탐구, 영국의 상징적인 붉은 장미, 그리고 아티스트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치(Magdalena Abakanowicz)의 작품에서 받은 영감이 뒤섞여 감탄사가 터지는 것이 당연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튜더 왕가의 상징인 붉은 장미는 실크 드레스의 프린트나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장미로 피어난 듯한 풍성한 러플 드레스로 표현됐다. 정교한 블랙 테일러드 재킷과 드레스에는 곳곳에 슬래시와 핏빛의 프린지와 프린트를 넣고, 여성의 인체를 해부학적으로 정밀하게 묘사한 니트 드레스와 이브닝드레스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1995년의 ‘하이랜드 래이프(Highland Rape)’와 1996년의 ‘더 헝거(The Hunger)’ 등 당시 매우 논쟁적이었던 알렉산더 맥퀸 컬렉션의 요소가 엿보였다. 하지만 사라 버튼은 결코 향수에 젖지 않았다. 맥퀸이 남긴 대담한 아카이브에 여성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더해 재해석하고, 여성 존재의 내재된 고통과 아름다움에 대한 따뜻한 격려와 찬사를 보냈다. 나오미 캠벨이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데이비드 보위의 ‘히어로즈(Heroes)’가 쇼장에 울려 퍼졌다. 사라 버튼은 이후 어떤 계획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그녀의 빛나는 다음을 고대하고 있다. 케어링 그룹은 이후 JW앤더슨 출신의 션 맥기르(Seán McGirr)를 알렉산더 맥퀸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표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Alexander McQueen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