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BTS 정국의 ‘세븐’ 뮤비

우영현

주인공은 BTS 정국과 한소희. 장르는 재난 액션 로맨스. 영화 같은 ‘세븐’ 뮤비와 닮은 영화들.

라라랜드

정국의 ‘세븐(Seven)’ 뮤직비디오는 테이블에서 시작된다. 서로 마주한 커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쪽의 언성이 높아지고 갈등은 차츰 고조된다. 결국 날 선 감정이 터지고 만다. 이게 포탄이 된 듯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쾅 떨어진다. 벽은 산산조각이 난다. 떠나는 여자와 그녀를 붙잡는 남자. 벽에 뚫린 구멍으로 엉망이 된 그들의 실루엣이 드리운다.

“그 밴드에서 하는 음악 좋아?” “글쎄… 고정적인 일이고 이게 이제 나야” “거짓말 마” “드디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잖아” “언제부터 사람들을 신경 썼어? 그렇게 사랑받고 싶어?” “내가 백수일 때가 좋았나 봐. 우월감이 드니까” “농담이지?” “아니”

이는 영화 <라라랜드>의 한 장면이다. 식사 도중 현실에 타협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에게 배우 지망생 미아는 실망감을 표한다. 이게 불씨가 되어 해서는 안 될 말들이 오간다. 이윽고 엄습해온 정적. 입을 다문 채 눈물을 글썽인 미아는 테이블을 박차고 떠난다. 타이밍도 참, 조리 중인 요리가 타 버려 집안은 뿌연 연기로 뒤덮인다. 이 장면의 대사를 ‘Seven’ 뮤직비디오에 고스란히 가져와도 차지게 붙는다. 뮤지션과 배우 커플이라는 설정도 정국, 한소희에게 딱이다.

핸콕

‘Seven’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들은 민폐 커플이다. 다투면 다툴수록 세상은 엉망진창이 된다. 건물이 요동치거나 물에 잠기고 거센 돌풍이 거리를 휩쓴다. 절로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윌 스미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합을 맞춘 <핸콕>이다. 까칠하고 찌질한 슈퍼히어로 핸콕은 옛 연인 메리와 조우하게 된다. 그녀의 정체도 엄청난 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 하지만 서로 함께 있으면 초능력을 잃게 돼 어쩔 수 없이 핸콕을 떠난 상태다.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핸콕은 메리를 다그치다 심기를 건드린다. “혹시 미친 거 아냐?” “나더러 미쳤다고 한 번만 더 해봐” 메리는 트럭을 집어 들어 내리친다. 이윽고 펼쳐지는 옛 연인들의 애정 다툼. 근데 장난이 아니다. 삽시간에 돌풍이 불고 서로 던지고 내동댕이쳐지는 그들 때문에 도시는 쑥대밭이 된다. ‘Seven’ 뮤직비디오의 주인공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공교롭게 그들의 다툼을 메리의 현 남편이 목격한다. 골치 아픈 전개. 그런 점에서 영화 <핸콕>은 슈퍼히어로 버전의 <사랑과 전쟁>이라 할 만하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세븐’ 뮤직비디오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폭우 속에서 한소희는 정국에게 손을 내민다. 화해의 순간 거센 빗소리가 잦아들고 두 사람은 경쾌한 발걸음으로 퇴장한다. 여기서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엔딩이 오버랩된다. 티모시 샬라메가 낭만이라면 죽고 못 사는 뉴요커로 등장하는 영화다. 뉴욕 곳곳을 누비는 그는 자유분방한 매력과 예술적 감성을 철철 흘리고 다닌다. 보고 있으면 흠뻑 취하게 된다. 캐릭터 이름도 개츠비다.

뉴욕에 오랜만에 돌아온 그에게 해프닝이 연속된다. 여차저차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계획은 완전히 무산된다. 그 와중에 전 여자친구의 동생 챈과 우연히 마주친다. 말도 안 되게 영화 촬영을 이유로 키스까지 하게 된다. 누가 봐도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뿜어져 나온다. 결국 개츠비는 여자친구를 떠나 챈에게 향한다. 빗속에서 재회한 개츠비와 챈은 멋쩍게 몇 마디를 나눈다. “네가 올 줄 어떻게 알았을까?” “내가 이런 기회를 놓치겠어?” “기껏해야 키스 8점짜리 만나러?” “지금 가을이니까 봄까지 10점 만들어줄게” 그리고 이어지는 키스 신. 시계탑 아래에서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부둥켜안은 채 감미로운 재즈 음악이 흐르며 영화는 끝난다. ‘낭만’ 맛을 내는 MSG를 쏟아부은 듯한 엔딩이다.

BTS 정국의 솔로곡 모음.zip

BTS 정국, 솔로, 성공적

BTS 정국 머그잔,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품절 사태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판씨네마, 소니 픽쳐스, 버킷스튜디오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