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부터 눈을 지키는 법

김가람

모래라도 들어간 듯 뻑뻑한 안구, 쉴 틈 없이 나오는 눈물, 눈 밑에 오돌토돌 자리한 비립종. 꽃샘추위와 미세먼지에도 끄떡없을 것 같던 우리 눈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 이 시 려 워 , EYE 시 려 워

자고 일어나면 눈꺼풀이 풀칠한 것 마냥 찰싹 붙어 떨어질 생각이 없다. 그저 피로가 쌓여 눈이 무겁나 생각하며 눈을 비비니 밤새 낀 눈곱이 우수수 떨어지는 게 아닌가. 평생 건강할 것만 같던 눈에 큰일이 벌어지는가 싶어 바로 안과를 찾았다. “건조한 황사 바람이 눈에 직접적으로 닿는 이맘때면, 촉촉하던 눈은 금세 메말라 눈물 층에 불균형이 생기죠. 이는 안구건조증과 실처럼 가는 형태의 끈적한 눈곱을 야기합니다.” 강남 스마일안과 이창목 원장은 눈이 시리다 못해 따갑거나,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이물감과 눈곱이 눈을 자극하는 것 같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건조한 환절기의 날씨는 안구건조증의 주원인이지만, 과도한 아이 메이크업, 알레르기 치료제, 미세먼지 등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압구정밝은안과의원 현준일 원장은 근 3년 사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원인으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졌다고 전한다.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마스크 사이로 새는 날숨이 복병입니다. 숨결이 눈 쪽으로 올라와 자연스럽게 눈물이 증발 되기 때문이죠.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지만, 마음 놓고 맨 얼굴로 다니기엔 불안해 마스크를 착용할 예정이라면 위쪽 부분을 꾹 눌러 눈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며 급증한 전자기기 사용량 또한 눈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죠.”

안구건조증은 눈물 양이 부족한 ‘수분결핍형’, 눈물이 빠르게 증발하는 ‘증발과다형’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신의 안구건조증 요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알맞은 치료가 중요한데, 수분결핍형은 눈물 자체에 수분 성분을 공급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덜 짜게 먹는 생활 습관을 들이기를 권합니다.” 강남아이준안과 문선경 원장의 조언이다. 증발과다형은 눈물막의 점액층과 수성층, 기름층의 균형이 깨지며 발생한다. 눈꺼풀의 작은 기름샘인 마이봄샘은 본래 눈 표면을 보호하는 기름을 분비하는데, 제 기능을 못하며 기름 형성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눈물이 빠르게 증발해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마이봄샘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IPL(Intense Pulsed Light) 치료가 적합합니다. 마이봄샘에 특수 광원을 쏘아 딱딱하게 굳은 기름층을 녹이고, 눈꺼풀에 쌓인 염증 물질을 제거해 염증 혈관을 줄이는 효과도 발휘하죠.” SNU안과 신동훈 원장은 IPL 치료처럼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꾸준한 홈케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의 조언대로 따뜻한 수건으로 눈 주변을 찜질하고, 눈을 꼭 감은 채로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며, 바람이 부는 야외에서는 보안경을 착용하자.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점안약은 보존제가 첨가되지 않은 일회용 제품을 사용해 눈에 넣은 후 30초 정도 눈을 진득하게 감고 있어야 한다. 습관만 잘 들여도, 눈곱 한 점 없이 개운하고 촉촉한 두 눈과 함께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것.

내 눈 에 ‘ 쓰 디 쓴 ’ 캔 디 , 렌 즈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안경에 끼는 김이 버거워진 ‘프로 안경러’들도 점점 콘택트렌즈의 세계로 빠져드는 추세. 게다가 눈이 돋보이는 메이크업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메이크업의 완성은 컬러 렌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편리하고 스타일리시한 매력으로 현대인을 홀리는 렌즈는 위생적으로 착용하지 못할 시, 건강한 각막의 제1의 적이 될 수 있다. “각막은 안구의 가장 바깥쪽 표면으로, 공기 중의 산소와 영양을 직접 공급받습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외부 공기를 차단해 산소 공급을 방해하죠. 심지어 컬러 렌즈는 진한 색상의 염료를 덧입히는 탓에 산소 투과율이 일반 렌즈보다 현저히 떨어집니다. 염료로 인해 렌즈 표면도 거칠어져 눈꺼풀 안쪽 피부를 손상시키고요.” 신동훈 원장은 각막에 필요한 산소를 렌즈가 가로막아 각막염, 각막 감각 저하, 각막 침윤 등 다양한 각막 질환을 유발한다고 말한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은 신생혈관증식증이다.

각막은 우리 몸에서 혈관이 없는 몇 안 되는 기관 중 하나다. 렌즈를 오래 착용해 산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각막에도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란다. “처음에는 각막 가장자리에 생기지만, 방치하면 중앙까지 퍼질 수 있습니다. 정상 혈관보다 약해서 출혈이 잦고 진물이 잘 나오는데, 이 진물이 각막을 혼탁하게 해 시력을 저하시켜요.”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은 한번 생기면 사라지지도 않고 치료하기도 어려운 골칫덩어리, 각막 신생혈관은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렌즈 착용을 줄이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데, 꼭 착용해야 한다면 소프트 렌즈보다는 산소 투과율이 높은 하드 렌즈가 적합해요.”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의원 박유경 원장은 눈물 순환이 원활해 장시간 착용해도 부작용이 적은, 눈동자보다 작은 크기의 하드 렌즈를 콘택트렌즈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드 렌즈는 착용감이 떨어져 적응 기간이 꽤 필요하지만, 내구성이 높고 선명한 시력을 제공한다. 단, 오래 착용하는 만큼 세척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 것.

‘Eye Candy’ 그 자체인 컬러 렌즈를 절대 사수해야 하는 경우라면, 신동훈 원장의 말에 귀 기울이자. “렌즈를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이 핵심이죠. 세척 전 손을 깨끗이 씻고 물기를 말립니다. 렌즈를 손바닥에 올린 후 렌즈 관리 용액을 3~4방울 떨어트린 뒤 렌즈 양면을 검지 끝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닦아주세요.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식염수는 단순 헹굼 기능만 있을 뿐 살균 기능이 없어 세균 번식을 막지 못합니다. 렌즈에 묻은 세균을 없애는 성분이 포함된 렌즈 관리 용액을 사용하세요.”

습관만 잘 들여도,
눈곱 한 점 없이 개운하고 촉촉한 두 눈과 함께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 바람에 맞설 수 있다.

눈 가 가 올 록 볼 록 해 ?

눈 피부는 참 고생이다. 눈 피부 안팎으로 무언가가 올록볼록 생기니 말이다. “눈 안쪽 피부를 괴롭히는 질환으로는 다래끼가 있습니다. 면역력이 심하게 떨어지거나 몸이 피곤할 때 많이 나타나는데, 눈꺼풀의 분비샘에 오염 물질이 달라붙어 염증이 생겨 빨갛게 부은 증상이 관찰되죠.” 글로리서울안과 구오섭 원장의 말에 따르면, 시력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통증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야기하는 다래끼는 비교적 치료가 쉽다. 대부분 수일 내 저절로 사라지며, 하루에 서너 번 정도 온찜질을하면 통증을 가라앉히고 빨리 곪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금주는 물론이고 눈 화장도 삼간다. 눈의 피로를 잘 풀어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니 내일 아침 멀쩡해진 눈을 기원하며 늦지 않게 푹 잠에 들 것.

언뜻 보아서는 여드름 같은데, 눈꺼풀과 눈 주위 피부에 옹기종기 모인 흰색 알갱이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그 정체는 바로 피부 관리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연예인도 피하기 어렵다는 비립종! “피부는 지속적으로 벗겨지고 재생되는 과정을 겪는데, 오래된 피부가 벗겨지지 않고 새로 생성된 피부 안에 갇히게 되면, 피부 세포가 단단하고 작은 낭종을 형성합니다. 이것이 바로 비립종이죠.” 이창목 원장은 비립종은 얇은 피부에 생기기 쉬워 주로 눈 주변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말한다.

비슷한 생김새로 인해 좁쌀 여드름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신동훈 원장은 비립종과 좁쌀 여드름은 엄연히 다른 피부 질환임을 강조했다. “좁쌀 여드름은 과하게 분비 된 피지가 피부 밖으로 나오지 못 한 채 모낭에 갇혀, 모낭 주위에 세균을 번식시켜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반면 비립종은 피부 세포가 단단해지면서 발생하는 ‘비염증성 질환’이죠. 비립종은 좁쌀 여드름과 구분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둘의 치료법도 다릅니다. 비립종은 시간이 지나도 작아지거나 저절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외모 스트레스를 유발하죠. 피부가 민감해질 수 있으니 전문가 상담을 받고 시술하기를 권합니다. 병원에 방문해 얇은 바늘로 구멍을 낸 후 압출기로 고인 세포를 빼내야 하죠.” 아직 비립종이 피부를 덮치지 않았더라도, 화장할 때 피부에 가해진 자극과 화장품 잔여물이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화장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긴장하는 것이 좋다. 그러니 각질이 쌓이지 않도록 꼼꼼히 세안하고, 눈가를 손으로 자주 만지는 습관은 빨리 버리자.◼

눈으로 말해요? 컬러로 말해요!

셀럽들의 새로운 변신템, 빅 프레임 안경

패션 치트키, 볼드한 뿔테 안경

뷰티 에디터
김가람
포토그래퍼
박종원
모델
소유정
헤어
홍현승
메이크업
임정인

More Like Thi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