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1 2023 F/W Collection

명수진

넘버21  2023 F/W 컬렉션

알레산드로 델라쿠아는 이탈리아 영화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Michelangelo Antonioni)의 <붉은 사막(Deserto Rosso)>, <(La Notte)> 등 1960년대 영화를 보고 컬렉션의 영감을 받았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 모니카 비티(Monica Vitti), 잔느 모로(Jeanne Moreau)의 사진이 영감을 위한 보드에 빼곡히 붙어 있었다. 컬렉션의 주제는 ‘뒤틀린 부르주아’. 헝클어진 듯한 헤어에 다크 서클이 짙은 메이크업을 한, 캐릭터에 충실한 모델이 등장했고, 질투, 배신, 섹스 등으로 가득 찬 작은 마을의 팜므 파탈 캐릭터를 떠오르게 하는 드라마틱한 런웨이가 펼쳐졌다. 60년대 특유의 단정한 코트, 트윈 카디건, 펜슬 스커트가 오프닝에 등장한 데 이어 조금씩 삐딱한 것들이 등장했다. 아름답고 섬세한 오간자 탑, 브라렛, 코르셋, 슬립 드레스, 점프슈트는 모든 부분이 조금씩 뒤틀렸다. 이를테면, 드레스의 지퍼는 열려 있고, 슬립 드레스가 치마 속으로 말려 내려갔고, 캐시미어 트윈 카디건은 엇갈려 단추를 채우거나 아예 거꾸로 착용했다. 펜슬 스커트는 다트 라인이 찢어서 벌어지고 그 사이로 실크 속옷이 노출되어 보였다. 두 개의 슬립 드레스를 레이어링해 입기도 했는데 어깨끈의 한쪽은 흘러 내렸고, 오페라 코트는 뒤로 살짝 젖혀 뒤집어져있다.  

알레산드로 델라쿠아는 “나는 60년대 영화 속 두 명의 여성을 생각하며 이번 컬렉션을 작업했지만 이는 현재의 상황과도 매우 유사하다. 지금은 60년대 그랬던 것처럼 변화하는 세계 앞에서 이탈리아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시기다.”라고 이번 컬렉션의 의미를 설명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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