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 않은 제이홉, 블랙핑크, 마마무 이야기

우영현

다큐멘터리의 언어로 전하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속마음.

제이홉 인 더 박스

 

모든 행보가 새로움과 놀라움 자체인 방탄소년단(BTS)의 새로운 도전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7명의 멤버가 아닌 제이홉이 주인공이란 사실부터 몹시 새롭다. 지난해 멤버들이 직접 개인 활동에 집중하는 방탄소년단의 챕터2 소식을 알려 왔고, 그로부터 한 달 뒤 제이홉이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디즈니+와 위버스를 통해 공개되는 다큐멘터리 ‘제이홉 인 더 박스(j-hope IN THE BOX)’는 방탄소년단이 맞이한 새로운 챕터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제이홉의 새로운 도약과 착지를 기록했다.

다큐멘터리는 카메라의 힘과 언어를 통해 제이홉이라는 아티스트가 하나부터 열까지 치열하고 뜨겁게, 근사하고 강렬하게 만들어간 앨범 작업 과정을 깊숙이 밀도 있게 들여다본다. 또 제이홉이 한국 뮤지션 최초의 메인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섰던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제이홉은 이 무대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다고 밝히기도 해 가장 강렬하고 에너지 넘치는 장면들이 쏟아지리라 예상된다. 제이홉이라는 역동적인 궤적 위로 아티스트라는 정체성이 더욱 선명하게 겹쳐지는 스토리.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모든 성공담에는 그 이야기의 초석이자, 시작과도 같은 서사가 불변의 공식처럼 존재한다. 넷플릭스의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에서는 케이팝 걸그룹 최초의 기록들을 화려하게 써 내려가고 있는 블랙핑크의 시작과 데뷔 후 4년의 시간을 멤버들이 직접 되돌아본다. 9명의 연습생에서 출발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데뷔를 기다리며 준비했던 시절부터, 등장과 동시에 전성기를 맞이한 블랙핑크가 센세이션한 행보를 이어가며 첫 번째 월드 투어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케이팝 걸그룹 최초로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에 섰던 이야기가 79분의 다큐멘터리에 복기되어 어제 일처럼 또렷하게 펼쳐진다.

“케이팝을 만드는 건 연습생으로 지낸 시간”이라는 다큐멘터리 속 멘트처럼 블랙핑크가 탄생하기까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블랙핑크 이전에 지수, 제니, 로제, 리사가 어떤 성장기를 보냈고 어떤 아이였는지,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었는지를 성장 드라마처럼 보노라면,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그러니까, 동화 같고 꿈 같은 성공기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현실 냄새 짙은 이야기. 3년 전 공개된 다큐멘터리라 해도 케이팝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블랙핑크의 광범위한 위상과 성취를 떠올리면 여전히 볼 만한 가치가 유효하다. 지금이라도 제목을 변경할 수 있다면 ‘블랙핑크 비긴즈’가 더 어울릴 법하다.

마마무_웨얼 아 위 나우

2014년에 데뷔해 7년간 치열하게 활동해온 마마무 멤버들의 솔직한 생각과 진심을 알 수 있는 4부작 다큐멘터리로 웨이브에서 공개 중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미덕은 언더독의 위치에서 출발한 마마무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우뚝 서기까지, 그 과정을 마냥 화려하고 아름답게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촬영 시점에 마마무가 맞이한 7년이란 숫자는 케이팝 아이돌 왕국에선 불가사의하며 높은 문턱처럼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데뷔 후 소속사와 7년 계약을 맺기 때문에 이때가 되면 그룹의 존속이 결정되고 멤버들의 선택이 엇갈리기도 한다. ‘마의 7년’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마마무_웨얼 아 위 나우(MMM_Where are we now)’는 마찬가지로 선택과 결정의 시간을 맞이한 멤버들이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내면의 이야기와 화두를 끄집어낸다. 마마무로 오랜 시간 함께했지만 그 시간의 가치와 의미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또 불확실했던 시작을 딛고 ‘믿듣맘무(믿고 듣는 마마무)’가 되어 영광의 시대를 맞이했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고민하며 여전히 성장통을 앓는다는 점에서는 연민과 공감이 감돌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마무의 성공 스토리는 케이팝 서사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준다. 마마무로 말할 것 같으면, 당당히 입증한 그들만의 색깔과 기백은 독보적이다. 말하자면 느낌 있다.

블랙핑크-던-제이홉, ‘스타일리시 뮤지션’

제이홉, 다큐멘터리 주인공 된다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사진 Bighit Music, Netflix, Wav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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