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를 재밌게 본 당신에게 추천하는 만화 3편

우영현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봤다면 질문 하나 할게요. 농구 만화 좋아하세요?

슬램덩크 TV 시리즈

신드롬을 일으킨 극장판을 통해 <슬램덩크>를 처음 접했고 그대로 매료됐다면 다음은 TV 시리즈를 정주행볼 차례다. 1990년부터 7년간 연재된 원작 만화를 고스란히 옮겼다. 아차, ‘고스란히’라는 말은 취소.  TV 시리즈는 북산고등학교가 전국대회 진출권을 확보한 내용까지만 담아냈다. 그런 애매한 결말 때문에 극장판이 원작의 최종전 격인 산왕공고와의 전국대회 경기를 끄집어낸 건 영리했다. 그렇긴 한데, TV 시리즈는 <슬램덩크>의 장대한 서사를 차근차근 자세히 알아가고 즐기기에 제격인 나름의 미덕이 있다. 오랜 팬이든, 입문자든 정주행하는 동안 극장판의 인기를 타고 역주행하고 있는 박상민의 오프닝 곡을 쭉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고, 들을수록 중독적이기까지 하다. 넷플릭스, 티빙,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웬만한 OTT에서 시청 가능하다.

쿠로코의 농구

전국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중학교 농구부의 주축 멤버들이 각자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 중에서 환상의 식스맨으로 활약했던 쿠로코가 최고를 목표로 옛 동료였던 천재 선수들에게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도장 깨기를 하듯 차례로 한 수 위의 상대에 맞서는 전개가 색다르고 흥미롭다. <슬램덩크>를 보면서 진짜 고등학교 선수들이 가능한 플레이인가? 싶은 장면이 더러 있는데, <쿠로코의 농구>는 상상을 뛰어 넘는다. 기를 모아 대포 같은 패스를 찔러 넣으며, 드리블을 하다 싹 사라지거나, 점프슛 동작을 취한 채 패스를 받아 앨리웁 슛을 던지고, 초능력급 플레이를 부리며 기술명을 외치는 게 다반사다. 그야말로 현실성은 거들 뿐. 판타지 성격이 짙은 농구 애니메이션으로 첨벙첨벙 시각적 쾌감이 치솟는다. 머리칼이 출렁이는 미소년 캐릭터들은 또 어떻고. 넷플릭스, 티빙, 왓챠, 웨이브 등에서 볼 수 있다.

스페이스 잼

판타지 농구 애니메이션의 끝판왕이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벅스 버니를 비롯한 애니메이션 ‘루니 툰’의 캐릭터들과 한 팀을 이뤄 우주 깡패들을 상대로 농구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았다. 1996년 작품으로 2D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결합한 방식으로 제작했다. 텅 빈 공간에서 허구의 캐릭터를 상상하며 촬영했을 마이클 조던을 고려하면 그의 어색하고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연기는 눈감아줄 수 있다. 오히려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능글맞은 슬랩스틱 코미디가 이를 상쇄해 가볍게 즐기는 팝콘 무비로 적당하다. 실제로 <스페이스 잼>은 주제곡 ‘I Believe I Can Fly’와 함께 큰 인기를 얻었으며 지금까지도 농구를 소재로 한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올라 있다. ‘최고’와 동의어라 할 수 있는 마이클 조던스러운 기록이다. 넷플릭스, 웨이브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2023년 첫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

2023 챙겨봐야 할 OTT 기대작 12편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Watcha, Netflix, Warner Bros.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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