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와 함께 Back to the 2000’s

김신

 존재 자체로 전설인 이기 팝(Iggy Pop), 스트록스(The Strokes), 인터폴(Interpol) 그리고 더 킬스(The Kills)의 라이브 퍼포먼스와 함께한 셀린느의 2023 여성 겨울 컬렉션 

지난 128일, 1931년 연극 공연을 목적으로 지어진 LA의 월턴 극장(The Wiltern Theater)에서 에디 슬리먼의 2023 여성 겨울 컬렉션이 펼쳐졌다.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함께한 이곳은 아르데코 양식의 입구와 햇살을 형상화한 천장 인테 리어가 돋보이는 유서 깊은 장소다. 긴 세월 숱한 부침 속에 서도 프린스, 닐 영, 니나 시몬, 루 리드, 롤링 스톤스, 밥 딜 런, 패티 스미스 등 수많은 뮤지션의 공연이 펼쳐졌던 곳. 그 시절의 화려한 환상과 사람들의 환희가 박제된 이곳에서 에 디 슬리먼은 ‘Age Of Indieness’라는 타이틀로 환상적인 뮤직 런웨이를 펼쳐보였다. 

쇼가 시작되기 전 저널리스트인 리지 굿맨(Lizzy Goodman) 과 진행한 에디 슬리먼의 인터뷰가 공개되었는데, 그 인터뷰 는 그가 왜 이곳에 2000년대 활동한 록 밴드를 불러모았는 지, 왜 이곳에서 자신의 쇼를 열어야만 했는지 단서가 되었 다. (리지 굿맨은 2000년대 초반 뉴욕의 음악 신에 대해 구술 형태로 집필한 책 <Meet Me In The Bathroom>의 저자다.) 그녀의 책은 최근 다큐멘터리 영상으로도 제작되어 지난달 미국에서 상영되었는데,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는 에디 슬 리먼의 포토 아카이브 중 이 시대를 담은 사진으로 다큐멘터 리의 특별 포스터를 제작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에디 슬리먼이 디올 옴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을 시절, 그는 당시 뉴욕의 음악 신을 대표하는 록 뮤지션 스트록스 (The Strokes), 리버틴스(The Libertines), 프란츠 퍼디난드 (Franz Ferdinand), 킬러스(The Killers) 등의 무대의상을 담 당했을 정도로 당대의 음악계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나는 앨범 커버 속 무대의상을 보며 남성복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무대의상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패션에 그렇게까지 매혹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에게는 항상 음악이 먼저였고, 패 션은 음악을 받쳐주며 더욱더 극대화해준 매개체였다.” 이렇 듯, 음악 신과의 끊임없는 교류는 그의 창작물의 원천이 되었으며, 그는 패션과 언더그라운드를 넘나들며 재능 있는 뮤지 션을 발굴하는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윌턴 극장을 무대로 한 이번 쇼에서는 2000년대 개러지 록 리바이벌 열풍과 전성기 를 주도한 록 밴드 화이트 스트라이프스(The White Stripes) 의 곡 ‘Hello Operator’가 사용되었고 런웨이가 끝난 후 시대 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뮤지션 이기 팝, 스트록스,인터폴 그리 고 더 킬스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졌다. 

‘Age of Indieness’  “한 사이클이 지난 시점에서 지금 세대는 인디 슬리즈 시기에서 창작의 영감을 받고, 그들만의 것으로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겠죠. ”

프레슬리 워커 거버, 신디 크로퍼드, 랜디 거버.

벡, 리디아 가밀, 멜리사 루시올라.

리치 더 키드.

대니얼 케슬러와 폴 뱅크스

미카엘라 위트

베일리 매디슨

위즈 칼리파.

앨리슨 모스하트와 제이미 힌스.

키드 커디

릴리 맥키너니.

앨리슨 모스하트와 제이미 힌스.

패리스 잭슨, 커트니 콕스, 패리스 힐튼

제레미 스콧.

오스틴 버틀러와 프리실라 프레슬리.

퀜테사 스윈들.

켈레이 스페리 텔러와 마일즈 텔러.

도자 캣.

엠마 로버츠

잭 라이트

에바 필립

티너 힐, 멜리사 루시올라, 브람 켈로피안, 타라 티센, 리디아 가밀.

‘Age Of Indieness’라는 타이틀로 선보인 이번 컬렉션에 대해 에디 슬리먼은 말한다. “디올 옴므에 있던 시절의 디자인과 록 신을 담은 사진 작업물을 돌아보았어요. 그 계기는 최근 몇 년 사이 ‘인디 슬리즈’ 시 기에 대해 소셜미디어, 특히 틱톡에서 자주 언급되어서 죠. 우리 세대가 음악, 패션, 문학, 사진 분야를 통해 그 시기를 새롭게 정의했을 때, 지금 세대는 태어났을 거예 요. 늘 그렇듯, 한 사이클이 지난 시점에서 지금 세대는 인디 슬리즈 시기에서 창작 의 영감을 받고, 그들만의 것으로 새롭게 해석할 수 있 겠죠.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마주하고 새로운 인디 시대 와 맞물려가는 현상이 무척 흥미로워요. 확신을 가지고 나 자신을 인용하고, 20년 전을 돌아보고, 그 시절이 나 자신을 여전히 정의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원시적이면서 새로운 고 전주의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영구성과 반복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도요.” 그의 말처럼 쇼는 2000년대 케이트 모스와 시에 나 밀러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떠오르는 룩으로 시작되었 다. 스키니 진에 페도라, 웨스턴 베스트, 무릎까지 오는 부츠 를 신은 전형적인 2000년대 걸즈들의 모습 말이다. 특히 데 님 팬츠에 부츠, 시어링 코트를 입은 모습은 그 시절의 향수 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한쪽 팔에 낀 큼직한 숄 더백을 보니 섬세한 고증을 바탕으로 이번 컬렉션을 완성했 음이 느껴졌다. 그 시절 20대 청춘이었던 이들은 아련한 노스 탤지어를 느끼고, 지금 세대는 클래식하면서도 다분히 전위 적이라 볼 법한 의상들에 환호할 것이다. 향수에 젖어들 즈음 쇼의 하이라이트는 쿠튀르 터치가 담긴 이브닝드레스의 향연 으로 이어졌다. 그 모습은 마치 2000년대의 레드카펫 룩을 재현하며 축제의 폭죽을 터트리는 듯 보였다. 에디 슬리먼이 직접 목도했고, 열광했던 그 시절, 자신의 친구들에게 옷을 만들어주고 자신이 창조한 스타일이 트렌드 최전선에 올라선 지금. 그 시기를 2023년 식으로 다시 재현하는 기분은 어떨 까? 이제 새로운 세대가 그의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일 만 남았다. 그는 또다시 그들을 사진으로 담아낼 테고 말이 다. 20년을 지나온 세대와 옷. 그것을 볼 생각에 벌써 흥분이 가시질 않는다.

패션 에디터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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