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 내한하는 록 밴드 ‘왈로우스’

전여울

LA 출신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왈로우스’가 오는 2월 첫 내한 콘서트를 개최한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 10대 시절의 노스탤지어가 넘실대는 이들의 음악이 곧 서울에 울려 퍼진다.

왼쪽부터 | 딜런 미네트(보컬), 콜 프레스턴(드럼), 브레이든 리마스터스(기타).

야자수가 늘어선 거리에, 스케이트보드 바퀴 소리가 끊이지 않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한 음악 학원에서 밴드 ‘왈로우스(Wallows)’ 세 멤버는 만났다. 당시 보컬의 딜런 미네트(Dylan Minnette), 기타의 브레이든 리마스터스(Braeden Lemasters), 드럼의 콜 프레스턴(Cole Preston)은 모두 사춘기를 통과하는 10대 소년이었다.
그들이 순식간에 단짝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건 놀랍도록 비슷한 음악 취향 때문이었다. 비틀스, 더 스미스, 악틱 몽키즈 등 영국 록 밴드의 음악은 이들의 아이폰에서 떠나는 법이 없었다. 그리하여 오랜 시간 밴드를 선망하며 자란 이들은 2017년 ‘왈로우스’란 이름의 밴드를 결성했다. 그해 경쾌한 드럼과 부드러운 기타 사운드, 유약한 소년의 목소리를 그대로 간직한 딜런의 보컬이 어우러진 데뷔곡 ‘Pleaser’를 발표했는데, 노래는 ‘스포티파이 글로벌 바이럴 50’ 차트에서 2위에 오르며 밴드는 순조로운 항해에 나설 수 있었다. 서로가 알고 지낸 지 10년이 훌쩍 넘었고, 그사이 딜런은 넷플릭스 시리즈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주인공으로 스타덤에 오르고 브레이든은 ABC 드라마 <비트레이얼>에서 활약했지만, 여전히 셋은 언제나 그랬듯 밴드라는 집으로 돌아와 음악을 만들고 지금까지 싱글, EP, 정규앨범을 포함해 총 4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이들이 펼치는 음악에선 묘하게 노스탤지어의 냄새가 풍긴다. 망해버린 연애, 아이에서 어른으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삶, 미래의 불확실성, 실패한 관계 등이 담긴 가사에선 누구나 자신의 10대 시절을 투영해볼 수 있을 거다. 이렇듯 아득한 그리움으로 데려가는 가사의 음악엔 로파이한 팝 사운드, 경쾌한 신스 비트, 한 번 들어도 바로 따라 부를 수 있는 캐치한 멜로디가 버무려져 있다. 지난해 코첼라, 롤라팔루자 등 대형 뮤직 페스티벌에서 무대를 펼친 이들이 올해 2월 22일 예스24라이브홀에서 첫 단독 내한 콘서트를 가진다.

<W Korea> 다가오는 2월 한국에서 첫 단독 공연을 갖는다. 어떤 기대를 품고 있나? 평소 한국 팬들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딜런 미네트 공연도 기대되지만 한국을 직접 경험하며 느끼게 될 것들이 더 기다려진다. 여태 한국 팬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온라인상에서 느낀 첫인상은 ‘사랑스럽다’는 거다. 그동안 늘 응원을 아끼지 않고 힘이 되는 메시지를 많이 받아왔다. 그래서 곧 직접 만날 일이 무척 기대된다.

2022년 3월 소포모어 앨범 <Tell Me That It’s Over>를 발매했다. 앨범의 시작점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나?

딜런 미네트 사실 정규 1집 <Nothing Happens> 발매 이전에 작곡한 많은 곡이 <Tell Me That It’s Over>에 수록됐다. 어른이 되어가는 삶, 연애의 다양한 단면들, 미래와 정체성에 관한 압박감,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균형을 어떻게 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솔직하게 묘사해보고자 했던 앨범이다. 사운드 측면에선 지나치게 큰 그림을 생각하기보다는 각 수록곡이 저마다 개성을 지닌 채 개별적으로 숨 쉬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그래서 앨범을 들어보면 각자 머릿속으로 풍부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거다.

<Tell Me That It’s Over>에서 가장 아끼는 가사는 무엇인가?
딜런 미네트 마지막 트랙 ‘Guitar Romantic Search Adventure’에 이런 가사가 있다. “우리가 자라오며 좋아한 모든 것들을 공유하는 것, 네가 알던 것들을 외우는 것, 너는 나의 모든 것을 네 거로 만들어.”

다양한 장르를 가로지르는 동시에 캐치한 멜로디만큼은 유지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콜 프레스턴 결국 영감을 받는 최초의 순간, 그 상태를 유지하고 즐기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는 것 같다. <Tell Me That It’s Over>를 작업할 때도 프로듀서 아리엘 레흐샤이드가 녹음 과정에서 많은 음악을 들려줬는데, 그때 음악을 느낀 감상이 큰 영향을 줬다. 찰나에 스쳐 지나갈 수 있는 감정을 꼭 붙든 채 음악을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10년 이상 밴드를 이어오고 있다. 건강하게 밴드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콜 프레스턴 서로 믿고 각자의 의견이 존중된다고 느끼게 하는 ‘환경’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왈로우스만 해도 서로에게 굉장히 솔직하고 서로의 다른 점을 수용한다. 물론 유년 시절 친구 사이로 밴드를 시작했기 때문에 오랜 우정이 10년이라는 세월을 가능하게 한 지점도 있을 거다.

2019년 발표한 대표곡 ‘Are You Bored Yet?’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우리가 나이 들면 지금을 후회하게 될까?” 당신의 경우 세월이 흘러도 절대 변치 않았으면 좋겠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콜 프레스턴 나에 관해선 잘 모르겠지만 인앤아웃버거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무엇이든 좋다. 지금 당신이 꽂혀 있는 것 3가지를 말해본다면?
브레이든 리마스터스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 유희왕 카드, 찬물 샤워.

2023년 가장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브레이든 리마스터스 음악을 계속 만들고,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는 것!

피쳐 에디터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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