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2023 S/S 패션위크! 모두가 그 생생한 축제 현장을 아낌없이 만끽했다.
놀라워라!
컬렉션을 공개하기에 앞서 ‘구찌 트윈스버그’ 테마를 공개한 구찌와 최초로 일반인에게 티켓을 사전 판매하며 약 5,000명의 관중 앞에서 패션 민주주의를 실천한 디젤은 쇼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당일, 압도적인 광경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구찌는 쌍둥이 모델 68쌍의 포트레이트를, 디젤은 기네스 세계 기록을 달성한 공기 주입식 조각상을 런웨이에 설치했고, 당연하게도 쇼가 끝나자 객석은 환호성과 박수로 가득 찼다.
‘K’별이 형형하게 빛났던 밀란!
펜디 쇼에 참석한 김다미부터 프라다의 사나와 김태리, 몽클레르의 황민현과 이성경, 구찌의 아이유, 페라가모의 채영, 보테가 베네타의 유아인까지. 말로만 듣던 K팝, K드라마의 인기는 해외 컬렉션장에서 현실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수많은 팬들이 함께했고, 그 모습을 보는 외국인들의 신기한 눈빛도 인상적이었던 순간!
보고 또 보고
모든 쇼에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진한 감동이 있는 반면 옷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있다. 빠듯한 일정에도 ‘리씨(Re–See)’ 일정을 사수하고 싶은 이유다. 생활 주름을 디자인적으로 해석한 프라다, 아카이브 태그를 붙인 돌체앤가바나, 영감으로 가득한 무드 보드를 공개한 스포트 막스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이런 조합 또 없습니다
오랜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쇼를 앞두고, 여러 브랜드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조합의 협업을 선보이며 창의력을 폭발시켰다. 82세의 이탈리아 디자이너 가에타노 페세(Gaetano Pesce)와 400개의 의자를 만든 보테가 베네타, 킴 카다시안이 큐레이팅해 참여한 돌체앤가바나의 ‘Ciao, Kim‘ 컬렉션, 영화 <드라이브>와 <네온 데몬>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니콜라스 빈딩 레픈(Nicolas Winding Refn)과 협업해 만든 종이 세트장과 영상으로 옷에 스토리텔링을 부여한 프라다가 대표적이다.
어텐션
패션위크 기간 동안 호텔방은 늘 ‘요상한’ 물건으로 가득 찬다. 그것은 바로 인비테이션.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시사한 보테가 베네타의 오브제, 구찌의 퀴즈 링크까지. 누구나 실시간으로 쇼를 볼 수 있는 시대지만, 재미있는 인비테이션을 풀어보는 일만큼은 쇼에 초대된 이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신고합니다
발리를 자신이 만들고 있는 루드(Rhude)처럼 힙하고 세련되게 탈바꿈시킨 루이히 비야세뇨르 (Rhuigi Villaseñor), 할리우드에서 시작한 페라가모에 대한 찬사와 동시에 새로운 미니멀리즘과 현대적 화려함을 깔끔하게 보여준 맥시밀리언 데이비스(Maximilian Davis), 자신만의 창의성과 상상력으로 젊고 새로운 에트로의 미래를 그려낸 마르코 드 빈센초 (Marco de Vincenzo)까지, 새롭고 젊은 수장들의 패기 있는 출발이 인상적인 시즌이었다.
귀여우면 다야
어딜 가나 귀여운 것이 넘쳐났던 밀란 컬렉션! 쇼장 입구에서 게스트를 반기던 GCDS의 거대한 스폰지밥, 모스키노의 귀여운 튜브 드레스들, 곳곳에 눈에 띄던 구찌의 그렘린 등 이들을 조우할 때마다 피곤함이 눈 녹듯 사라짐을 느꼈다. 역시 귀여운 것들이 세상을 구한다.
이탤리언 스타일
밀란 패션위크 기간 더블유팀의 일정은 늦은 밤까지 계속됐다. 첫 번째 파티 일정은 토즈의 북 론칭 칵테일 파티. 파티의 주인공이었던 브랜드 북 <아리아 디 이탈리아(Aria D’Italia)>는 8개 키워드로 이탤리언 라이프스타일 그 본연의 가치를 들려줬다. 미식부터 예술에 이르기까지 여행으로는 느낄 수 없는, 한 도시에 살아봐야만 알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던 특별한 밤이었다.
잘됐으면 좋겠다
전폭적인 지지와 열렬한 응원을 받은 두 명의 행운아가 있었으니 바로 매티 보반과 ACT N°1의 이야기다. 돌체앤가바나 듀오의 관심을 사로잡은 영국 요크셔 출신의 디자이너 매티 보반은 모든 소재와 재료를 지원받아 꿈을 펼쳤고, 메종 발렌티노와 파트너십을 맺은 ACT N°1은 공식 인스타그램(@maisonvalentino)에서 새 컬렉션을 발표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 패션 에디터
- 김신, 김현지
- 디지털 에디터
- 장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