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들어봐야 하는 월드컵 OST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꼭 들어봐야 하는 월드컵 OST

2022-11-28T12:05:58+00:002022.11.24|FEATURE|

월드컵의 에너지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완벽한 플레이리스트. 이른바 월드컵 사운드 트랙.

이번처럼 월드컵 개막식을 열렬히 기다리고 관심 있게 본 적이 있을까 싶다. 방탄소년단(BTS)의 정국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지켜본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 올랐으니, 그러지 않는 게 더 어려웠을 거다. 정국이 카타르의 인기 뮤지션인 파하드 알 쿠바이시와 함께 선보인 월드컵 주제곡 ‘Dreamers’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2002 한일 월드컵 폐막식에서 박정현과 브라운 아이즈가 열창하긴 있지만 K팝 아티스트가 월드컵 공식 주제가 작업에 참여한 것도, 다른 나라의 월드컵 개막식을 빛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월드컵 공식 사운드 트랙의 계보도를 살펴보면 참여 뮤지션의 면면은 황홀할 정도로 화려하다. 글로벌 스타급 아티스트들이 모여 월드컵을 더욱 흥겹고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중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전 세계에서 회자되는 월드컵 OST를 짚었다. 카타르 월드컵 기간만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도 없을 것이다.

 

The Cup of Life

자고 일어났더니 슈퍼스타가 됐다더라.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리키 마틴은 이 동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남미와 유럽에서 제법 인기를 누리던 그의 이름은 1998 프랑스 월드컵이 개막하자 마법처럼 전 세계에서 통하는 고유 명사가 됐다. 리키 마틴이 부른 월드컵 주제곡 ‘The Cup of Life’는 누구나 듣고 덩실덩실 춤추게 만들었고, 제각각 춤추다 “Here we go! Ale ale ale!”를 떼창했다. 리키 마틴 신드롬의 포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월드와이드 스타로 도약한 리키 마틴은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라틴팝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Livin’ La Vida Loca’로 끝내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이 기세에 힘입어 라틴팝은 세련된 문화로 향유되고 부흥기를 누렸다. 동시에 월드컵에도 뜻깊은 성취였다. 신선한 충격일 수밖에 없는 리키 마틴의 성공 가도는 있는지도 몰랐던 월드컵 주제곡의 위상과 입지를 새롭게 정의했다. 확실히 그랬다.

 

Waka Waka(This Time for Africa)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첫 원정대회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2010 남아공 월드컵도 리드미컬한 히트곡을 배출했다. 콜롬비아 출신의 샤키라가 부른 공식 주제곡 ‘Waka Waka(This Time for Africa)’가 당시 기록적인 유튜브 조회수를 쌓으며 유럽 차트를 휩쓸었다. ‘Waka’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밝게 타오르다’라는 뜻이다. 샤키라의 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아공 밴드 프레쉴리그라운드가 함께 참여해 아프리카 특유의 사운드를 십분 살렸다. 월드컵 공식 주제곡답게 뮤직비디오에는 레전드급 월드컵 스타들의 뜨겁고 선명한 하이라이트 필름이 스쳐 지나간다. 그 사이로 광화문 광장 응원 장면도 눈에 띈다. 또 리오넬 메시와 헤라르드 피케가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해 어색한 표정 연기를 보여주는데, 촬영 현장에서 처음 만난 샤키라와 피케는 최근 결별 전까지 12년간 커플로 함께했다. ‘Waka Waka’를 노래하며 뜨겁게 타오른 인연도 그렇게 사그라들었다.

 

Dar um Jeito(We Will Find a Way)

2014 브라질 월드컵 주제곡인 ‘Dar um Jeito(We Will Find a Way)’는 이름들의 면면에 걸맞는 빼어난 수작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와 그래미 어워드 수상 래퍼 와이클리프, 28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천재 DJ이자 EDM의 한 챕터를 이끌었던 아비치가 이 한 곡에 공존한다. 들어 보면 알겠지만 월드컵 분위기가 물씬해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게다가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다. 그때나 지금이나 어제오늘의 음악처럼 느껴진다. 이게 바로 클래스일 텐데, 산타나의 전혀 차원이 다른 기타 리프에서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제니퍼 로페즈와 래퍼 핏불, 브라질 뮤지션 클라우디아 레이터가 함께한 또 다른 브라질 월드컵 주제곡 ‘We are one(Ole Ola)’도 끝내주게 흥겹지만, 그보다 귀에 ‘Dar um Jeito’가 걸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The Time of Our Lives

월드컵 주제곡이라 해서 무조건 다 도장 찍듯 흥을 유발하고 어깨가 들썩이게 만드는 건 아니다. 여운 짙은 드라마의 엔딩 크레딧에 적절한 ‘The Time of Our Lives’는 놀랍게도 2006 독일 월드컵의 주제곡이다. 어떤 예술적 수사보다 감동을 주는 세계적인 팝페라 그룹 일 디보와 1990년대를 호령한 디바 토니 브랙스톤이 입을 맞춰 치열함이 집결된 월드컵에 아름다운 감성을 부여했다. 노래는 한껏 감정을 잡고 “오래 전 꿈이 있었어요”라는 가사로 시작해 클라이맥스에 다다라 “지금 우리의 모든 것을 위해”라고 부르짖는다. 달리 말하면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까지 선수들의 여정이 얼마나 경이롭고 위대한지, 월드컵이라는 영광의 무대에서 발산하는 승리의 포효가 얼마나 각별하고 값진 것임을 느끼게 만든다. 모르긴 몰라도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승부 이면에는 그보다 드라마틱한 개인의 역사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