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예술적인 게임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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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단순히 킬링타임용 오락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너무 납작한 처사다. 어느덧 가장 선도적 매체로 인식되기 시작한 게임은 문학, 음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문화의 매체적 체험이 가능한 하나의 용광로와도 같다. 누구보다 게임에 ‘진심’인 시인, 뮤지션, 영상감독, 전시 기획자 4명이 가장 문학적이고, 또 음악적인, 영화적인, 미술적인 게임 10편을 골랐다. 

문학적, 게임

엘든 링

엘든 링

엘든 링

올해 PC, 콘솔 게임 장르에서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엘든 링’.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프롬 소프트웨어의 전작 ‘다크 소울’ 시리즈를 언급해야겠다. ‘다크 소울’ 은 ‘소울라이크’라는 RPG 장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 시리즈다. 이는 스토리를 전하는 방식이 특이한데, 일단 대부분 멸망한 세계나 멸망하고 있는 세계를 다룬다. 그러나 왜 그렇게 되었거나 되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주울 수 있거나 읽을 수 있는 아이템 설명을 통해서도 그다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풍경이나 분위기를 통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일어나고 있는지를 짐작하고, 유추할 뿐이다. 그런데 프롬 소프트웨어는 이번에 ‘엘든 링’ 제작 과정에서 드라마 <왕좌의 게임> 원작인 <얼음과 불의 노래>를 쓴 소설가 조지 R. R. 마틴에게 게임에 사용될 신화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다면 이번엔 전작에 비해 더 뚜렷하고 친절한 스토리텔링을 적용했을까? 그런데 큰돈을 들여 유명 작가에게 서사 창작을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임의 무대는 세상이 몰락한 이후이거나, 어떤 커다란 사건이 벌어진 뒤 억겁의 세월이 더 흐른 세계이고, 마틴이 집필한 신화는 바로 세상이 몰락하기 이전 세계의 이야기라고 한다. 충격이었다. ‘엘든 링’은 단순히 플레이어만 신화를 해석하게 두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조차 어떤 신화를 아주 오래전의 것으로 인식하고, 해석하고, 왜곡하고, 배치하는 작업을 수행한 것이다. 해석을 통해 무언가를 창조하는 방식은 근대 이후로 문학이 가장 집중했던 것이다. ‘엘든 링’은 게임이 문학성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게임이 문학에서 서사성이나 활자 언어적인 무언가를 ‘수혈’ 받는 것이 아닌, 게임이 문학을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면서 가지고 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개입’ 인 것이다. 다시 말해 ‘엘든 링’은 게임과 문학의 바람직한 공생이라 할 수 있다.

제작 프롬 소프트웨어 장르 3인칭 오픈 월드 액션 RPG 출시 2022년 2월 25일

소마

소마

소마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고 보상이 달라지는 게임은 자신들의 시스템이 문학의 한계를 일신한 것처럼 군다. 문학의 서사에는 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갈림길이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게임에서의 갈림길도 기실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착각에 기댄 얄팍한 것들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여기 선택에 책임이 따르게 만드는, 그러니까 선택 과정에서 커다란 리스크를, 결과에서 특수한 정동을 느끼게 만드는 게임이 있다. 마치 잘 쓰인 문학 작품처럼 중심 캐릭터에 깊게 몰입하게 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선택이 단순히 어떤 갈림길이 아니라, 치명적인 무엇(물리적이거나 정신적으로)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게임. 2015년 출시된 생존 호러 게임 ‘소마’는 선택과 결과를 중시하는 여타 유명한 게임들에 비해 다양한 갈림길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플레이어에게 아주 사소한 선택을 하게 만들 뿐이다. 이를테면 맵 구석에서 신음하고 있는 로봇의 플러그를 뽑느냐 뽑지 않느냐와 같은 선택.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NPC의 플러그를 뽑았을 때, 플레이어는 전쟁 게임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였을 때는 받지 못한 기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내가 어떤 존재를 죽였다’라고 하는 놀랍도록 선명한 감각을. 본래 서사를 강조하는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문학적인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나 ‘소마’를 플레이하며 깨달은 것 같다. 서사는 선택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 ‘소마’는 온통 존재에 대한 질문의 연속으로 이뤄진 게임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사변이나 유희로 그치지 않는 게임이다. 어쩌면 ‘소마’는 2010년대에 나온 서사 기반의 게임 중 가장 훌륭한 작품일지 모른다. 글ㅣ김승일(시인)

제작 프릭셔널 게임즈 장르 1인칭 생존 호러 출시 2015년 9월 22일

음악적, 게임

GTA

GTA

레드 데드 리뎀션 2

레드 데드 리뎀션 2, GTA

비디오 게임 제작사 ‘락스타 게임즈’의 음악에 대한 접근 방식은 남다르고, 혁신적이다. 1940년대 재즈 클럽과 영화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사운드트랙이 흐르는 액션 게임 ‘L.A. 느와르’, 밴드 헬스(Health)가 참여하며 노이즈 록,앰비언트 등을 결합한 OST로 유명했던 ‘맥스 페인 3’, 미국 서부극의 분위기를 재현하며 캐릭터의 작중 선택에 따라 변화하는 사운드스케이프를 지닌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가장 주목하고 싶은 게임은 이들의 최신작인 ‘레드 데드 리뎀션(RDR) 2’와 ‘GTA’ 시리즈다. 먼저, ‘RDR 2’에 네오솔을 대표하는 뮤지션 디안젤로가 참여했다는 사실은 꽤 충격적이었다. 약 25년을 웃도는 커리어에 비해 발매한 작업이 많지 않은 뮤지션이기에, 그가 발표한 신작이 알고 보니 게임 음악이었다는 사실은 음악 팬들에게 적잖이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락스타 게임즈라면 뭐든 말이 될 수 있기는 하지만. ‘RDR 2’ OST 앨범을 여는 첫 곡인 디안젤로의 ‘Unshaken’은 게임 안에서 가장 중요한 스토리라인을 관통하는 장면에서 흐른다. 힌두교 속담에서 따온 가사를 후렴구로 배치하고, 마치 아기를 재우듯조용히 흐르는 카우벨 소리, 디안젤로의 명상적 백 보컬까지 더해진 음악은 무법자 갱들이 활보하는 서부 시대라는 게임의 배경과 맞닿으며 게임적 경험을 한층 고차원의 것으로 탈바꿈시킨다. 한편 ‘GTA’ 시리즈의 전설적인 라디오 스테이션 콘셉트(플레이어가 게임 속 차량에 탑승하면 취향에 따라 다양한 라디오를 수신할 수 있게 하는 것)는 게임 속에서 음악을 다루는 방식,그리고 무엇보다 음악 장르의 다양화를 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수의 뮤지션들이 직접 큐레이션한 음악과 중간중간 삽입되는 광고와 내레이션까지 풍성하고 촘촘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GTA 온라인에 포함된 ‘나이트 클럽’ 미션에서는 더 블랙 마돈나, 솔로문 등 현실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유명 뮤지션이 게임 속 DJ로 변신해 음악을 선곡해준다. 요즘 유행이라는 ‘메타버스’라는 수수께끼가 실은 멀리 있지 않은 셈이다.

제작 락스타 게임즈 장르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출시 2018년 10월 26일(RDR 2), 2013년 9월 17일(GTA)

동키콩 컨트리

동키콩 컨트리

지금은 게임 CD를 사도 추가 콘텐츠를 다운로드해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만큼 용량에 대한 자유도와 이에 따른 음악 제작 및 재생에 대한 자유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30년 전까지는 게임 칩에 최대로 담을 수 있는 용량이 약 6MB였기 때문에, 그래픽적인 완성도를 바란다면 음악적 창의성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기술의 발전과 게임 음악은 항상 같은 길을 걸어왔다. 결국 닌텐도에서 구현되는 게임들의 경우, 작은 크기의 용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당시 대부분 MIDI라는 신호체계를 이용해 직접 연주되는 느낌의 사운드트랙을 제작하였으나, 적은 용량으로 승부하기엔 음악의 단조로움을 피할 순 없었다. 1994년 작곡가 데이비드 와이즈는 악기 제조사 ‘코르그’의 웨이브스테이션 신시사이저의 작동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녹음된 다양한 파형을 서로 크로스 페이드(한 사운드에서 다른 사운드로 부드럽게 전환하는 것)시키며 배치하는 작법을 통해 ‘동키콩 컨트리’의 사운드스케이프를 구축하게 된다. 기술의 한계 속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실물 악기의 구현 방식을 그대로 게임 안으로 들여왔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롭고 혁신적으로 다가온다. 글ㅣ넷 갈라(뮤지션)

제작 레어 장르 횡스크롤 액션 출시 1994년 11월 21일

영화적, 게임

켄터키 루트 제로

켄터키 루트 제로

미국의 인디 게임 스튜디오인 ‘카드보드 컴퓨터’ 에서 제작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이다. 개발자 제이크 엘리엇과 타마스 케멘지, 단 두 명이 2011년부터 약 9년의 세월을 거쳐 2020년에 완성했다. 총 5개의 막과 여러 갈래의 장, 그리고 5개의 막간극으로 이뤄진 게임은 미스터리한 사건과 대화 속에서 오직 마우스 클릭에 의존해 결말이 정해진 선형적 내러티브를 감상하는 단순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켄터키 루트 제로’는 잘 다듬어진 스토리와 분기점으로 플레이어를 유인하는 대신 지독하게 파편화된 선택지의 구축에 힘쓴다. 게임의 내러티브는 어떤 식으로든 흘러갈 수 있게 비중을 줄이고 과감히 축약된다. 대신 선택지는 다채롭지만 모호한 방식으로 대화의 맥락을 확장하기도, 또는 아예 핀트가 엇나가 있지만 시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야의 눈을 뜨게 하고 멀리 내다보게 만든다. 이 독특한 게임 디자인은 ‘켄터키 루트 제로’만의 특이한 개성을 만들어낸다. 인물과 카메라 사이의 정적인 거리감, 그리고 정밀하게 설계된 연극적 그래픽 역시 이 게임의 흥미로운 특징이다. 특히 1막 2장의 ‘마퀘즈 농장’ 시퀀스는 게임 초반부에 만날 수 있는 좋은 예시다. 인물의 심리를 따라 움직이는 세부적인 컷 분할, 역동적인 카메라워크 대신 카드보드 컴퓨터는 원테이크 카메라의 운동감, 과감하고 우아한 조명 설계, 컷 분할 없이 느린 줌인, 줌아웃만으로 완벽하게 분리된 구성의 와이드, 미디엄, 클로즈업 샷의 시퀀스를 완성해냈다. 그리고 이것은 게임 매체에서 경험한 가장 우아하고, 영화적인 순간이었다.

제작 카드보드 컴퓨터 장르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출시 2013년 1월 7일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의 가장 영화적인 순간은 단연코 챕터 11의 마다카스카르 시장에서 벌어지는 길고 긴 추격전일 것이다. 14분 규모의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추격전은 실시간 렌더링이라고는 믿기 힘든 거대한 규모의 시장과 격전지를 작은 로딩 하나 없이 통째로 가로지른다. 맨몸 총격전에서 카 체이스로, 카 체이스에서 다시 와이어 액션과 오토바이 총격전으로 이어지는 추격전은 AAA 규모의 상업 자본 슈터 게임이 끌어낼 수 있는 최상의 기술과 노련한 연출력이 응집된 대표적인 결과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적 연출의 깊이를 선망하던 게임 매체가 가상의 공간, 가상의 카메라의 물리적 자유도와 함께 실사 블록버스터 영화가 지닌 엔터테인먼트의 거대한 힘을 직설적으로 뛰어넘은 드문 순간이었다. 게임이 발매된 지 6년이 지난 지금도 디렉터 닐 드럭만이 “나는 우리가 실제로 이 시퀀스를 해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이니….

제작 너티독 장르 액션 어드벤처 출시 2016년 5월 10일

고로고아

고로고아

‘고로고아’는 미국의 개발자 제이슨 로버츠가 제작한 내러티브 퍼즐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4개의 칸 위에 올려진 정사각형 그림들의 위치를 옮기거나 렌즈의 줌인, 줌아웃 방식으로 거리감을 조절하며 그림과 그림 사이의 숨겨진 내러티브를 찾아 나간다. 플레이어는 매 순간 그림 속에서 파편화된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선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게임 속 그림이 동일한 장소, 동일한 사건을 묘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림은 모두 제각각이고 맥락을 파악하기 위한 명확한 단서도 없다. 다만 플레이어는 작은 힌트와 함께 시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데, 각각의 그림마다 어리거나 젊거나, 혹은 늙은 주인공의 불행한 인생이 시곗바늘 대신 그림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의 순차적인 나열 역시 ‘고로고아’의 퍼즐을 해결할 실마리는 아니다. ‘고로고아’의 세계에서 허용되는 내러티브의 연결은 오직 형태의 유사성에 규칙을 두고 있다.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대의 그림이어도 유사성을 지닌 형태가 포함되어 있다면 두 그림은 같은 내러티브로 간주되어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된다. 오직 이미지와 이미지의 연결만이 새로운 내러티브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으로. ‘산맥에서 굴러떨어진 거대한 낙석이 나의 식탁과 연결되면 순식간에 작은 빵 부스러기가 되어 누군가의 식량이 된다.’ 이것이 ‘고로고아’가 주인공의 불행한 역사를 정리하는 방식이며, 동시에 그 불행한 역사의 빈틈으로 주인공을 구원할 새로운 서사를 기워 넣는 방식이다. 이것은 마치 영상을 ‘무빙 이미지’로 간주하는 시네마의 태도와 닮았고, 어쩌면 일방적인 감상이 아니라 선택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자유롭다. 글ㅣ멜트 미러(영상감독, 게임 콜렉티브 ‘ISVN’ 제작자)

제작 베리드 시그널 장르 어드벤처, 퍼즐 출시 2017년 12월 14일

미술적, 게임

모뉴먼트 밸리

모뉴먼트 밸리

모뉴먼트 밸리

재미있으면서도 우아한 모바일 게임이란 불가능에 가깝다. 컴퓨터 모니터와 비교할 때 월등하게 작은 화면, 이 화면 안에 캐릭터와 조작 키, 아이템을 넣고 다닐 수 있는 인벤토리, 스킬 버튼, 퀘스트 창, 그래픽 기술의 발전을 선보여야 하는 스테이지 모두를 욱여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에 투여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의 양 또한 컴퓨터 게임과 다르다. 2014년 출시된 ‘모뉴먼트 밸리’는 이러한 모바일 게임의 한계를 단순하면서도 영리한 방법으로 돌파한 게임이다. 게임의 구성은 간단하다. 공주 ‘아이다’를 3D 미로에서 탈출시키는 것이다. 이 3D 미로는 간결한 그래픽으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마치 ‘펜로즈의 계단’처럼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형태이다. 이 형태는 네덜란드의 미술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작품 세계로부터 모티프를 얻은 것이다. 플레이어는 에셔의 그림에 등장할 법한 풍경 속에서 출구를 찾아나가는 동안 시점의 전환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3D 미로 자체를 회전시켜 이전에는 없던 길을 플레이어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통용되는 시선을 다른 곳에 위치시킴으로써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는 미술의 일과 닮아 있다. 간단한 조작으로 큰 즐거움을 제공하는 이 게임은 2015년 런던 디자인 뮤지엄이 선정한 올해의 디자인상 디지털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제작 어스투 게임즈 장르 퍼즐 출시 2014년 3월 12일

슈퍼리미널

슈퍼리미널

슈퍼리미널

“지각이 곧 현실이다.” ‘슈퍼리미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문장이다. 2019년 출시된 ‘슈퍼리미널’은 꿈과 현실, 가상과 실재 사이 경계와 본다는 행위, 시점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탁월한 게임이다. ‘모뉴먼트 밸리’처럼 이 게임 또한 시점의 전환을 통한 사고의 전환을 게임의 기본 구조로 삼는다. 플레이어는 꿈 치료법을 개발한 글렌 피어스 박사가 개발한 꿈 치료법인 솜나스컬프트(Somnasculpt) 시스템을 활용한 실험에 참가하게 되는데, 이 실험은 광학, 입체파, 기절, 복제 등 총 아홉 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원근감과 거리감, 회전, 스케일, 조명 등 게임의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여 착시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퍼즐을 풀며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이 퍼즐을 푸는 방식은 마치 우리의 꿈이 그러하듯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슈퍼리미널’은 기존의 게임 설계 및 플레이의 문법을 나름의 방식으로 변용하고 뒤틀어 소위 ‘신박함’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이 게임이 훌륭한 이유는 플레이어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도록 유도한다는 점에 있다. 플레이어는 장애물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수용하는 다른 방법과 그를 극복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체험하게 된다.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현실이 바뀐다. 글ㅣ김얼터(전시 기획자)

제작 필로우 캐슬 장르 퍼즐 출시 2019년 11월 12일

피처 에디터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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