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디 2022 S/S 컬렉션.
천재가 노력까지 하면 어떻게 될까? 밀라노 패션위크의 첫째 날을 연 펜디 2022 S/S 컬렉션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 존스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루이 비통에서 7년, 디올에서 3년. 지난 10년 동안 이견없는 남성복의 제왕이었던 킴 존스가 마치 새로운 퀘스트를 찾아내듯 2020년 9월 펜디 여성복에 합류한 후 두 번째 시즌이자 첫 라이브 컬렉션이었다. 이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는 1925년에 탄생한 펜디의 유구한 유산을 꺼내어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이탈리아 패션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소재와 패턴’에 있어서 둘째라면 서러운 것이 바로 이탈리아 패션이다. 모피, 가죽, 새틴, 시퀸, 레이스, 울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고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테일러링으로 아이템 하나하나에 힘을 실었다. 소재, 패턴, 컬러, 프린트가 완벽하게 조화된 재킷, 팬츠, 드레스는 마치 고대 로마의 유물처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갈증이 해소되는 작품이었다. 프린트는 고 칼 라거펠트의 친구였던 일러스트레이터 안토니오 로페즈(Antonio Lopez)의 60-70년대 작품에서 발굴한 것. 유려함이 넘치는 펜디 컬렉션을 입고 런웨이를 걸어나는 모델들은 모두 80년대와 90년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21세기로 날아온 글래머러스한 여신 같았다. 킴 존스가 예전부터 사용하고 싶어 아껴뒀다는 뮤지션 무디맨(Moodymann)의 <Shades of Jae>가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깔리며 바이브를 더했다.
- 패션 칼럼니스트
- 명수진
- 사진
- Courtesy of Fen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