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만에 영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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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순삭, 영화 유튜버 4인.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의 삶은 고독하기 그지없다.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펴고 침대에서 책상까지 10초. 씻지도 않고 키보드를 투닥투닥 두드리다 보면 어느새 정오가 지나있다. 밥도 컴퓨터 책상에서 해결하고 다시 키보드를 투닥 투닥. 어떤 날은 집 밖을 나가지 않은 날도, 아예 한 마디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에디터에게 유일한 말동무이자 밥 친구는 바로 유튜브. 그중에서도 영화 유튜버가 무료함을 달래는데 찰떡이다. 보통 한 편의 영화를 10분 남짓 요약 해서 해설 해주는데 귀에 쏙쏙 들어온다(이렇게 영어 교육 영상을 봤다면 원어민이 됐겠지). 이해가 안 갔던 장면은 물론이고, 기억이 가물가물한 부분까지 짚어준다. 영상을 틀어놓고 빨래를 개거나 방 청소를 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쉽고 가벼운 콘텐츠라는 이야기다. 에디터가 애청하는, 그리고 각기 다른 색깔의 영화 유튜버 4명을 골라봤다.

영화 읽어주는 꿀성대, ‘달빛뮤즈’

ASMR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귀에 속삭이듯 나긋나긋하게 영화를 리뷰해 주는 유튜버. 성우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목소리가 곱다. 현재 구독자는 65.5만 명. 업로드된 영상의 개수는 150개가 넘는다. 영화를 무척 세밀하게 분류해 놓은 것이 특징. 강동원, 김윤석, 유아인, 마동석 등 배우별로 나누거나 스릴러, 좀비, 실화 영화 등의 장르로 구별 해놓기도 했다. 영화 대부분이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원치 않다면 뒷부분은 보지 마시길(근데 어쩔 수 없이 보게 됨. 궁금해 미치겠기에).

히어로 영화 전문가, ‘삐맨’

구독자 수 80만 명. 영상이 무려 360개. 삐맨을 구독한 건 <어벤져스:엔드게임>이 개봉을 앞뒀을 때다. 마블 영화의 광팬임에도 불구하고 10년이란 시간 동안 쏟아져 나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마블의 세계관과 줄거리, 쿠키 영상 등을 정리해 준 유튜버를 찾아보게 됐다. ‘삐맨’은 거의 ‘마블 백과사전’급이다. 아이언맨 슈트 총정리, <스파이더맨 홈커밍> 떡밥과 비하인드 정리, 어벤져스와 데드풀의 만남 등 다양한 마블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며 이와 관련된 해외 언론의 이슈도 분석해 준다. 마블 외에도 DC 등의 히어로 영화를 많이 다룬다.

발 빠른 ‘기묘한 케이지’

구독자 수 6.88만 명. 유튜버 ‘기묘한 케이지’는 영화와 관련된 뉴스 소식, 가십거리를 발 빠르게 전해준다. 이를테면 요즘 일본에서 핫한 배우 카라타 에리카의 불륜 소식이나, 삭제투성이 실사판 <뮬란>의 논란, 마블이 DC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소식, <미션 임파서블 7> 촬영 중단 비하인드, <분노의 질주 9>에 드웨인 존슨이 출연하지 않는 이유 등 주제도 흥미롭다. 중간중간 케이지의 사견이 들어가서 이해도 쉽다. 그의 경쾌한 목소리도 이 채널을 구독하는 이유 중 하나.

B급 영화 전문 ‘B급 리뷰’

적은 예산으로 만들거나 특유의 B급 감성이 풍기는 영화를 말할 때 ‘B급 영화’라는 단어를 쓴다. 그렇다고 B급 영화가 영화적으로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주 오래전, 할리우드에서는 영화산업의 불황을 이겨내고자 저예산으로 빠르게 제작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 이유는 관객들이 저렴하게 영화를 보기 원했기 때문. 그래서 B급 영화는 주로 공상, 범죄, 스릴러, 액션을 주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B급 리뷰’는 이런 B급 영화를 주로 다루는 채널이다. 주성치 영화, 호러, 고전, 심령, 병맛 영화를 10분 내외로 리뷰해 준다. 특히 주성치의 팬이라면 꼭 구독할 것.

프리랜스 에디터
박한빛누리
사진
유튜브 채널 캡쳐, Photo by Jeshoot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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