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남은 해녀의 수는 4천여 명이고, 매년 해녀가 되는 이는 불과 15명 안팎. 20년 뒤 해녀의 수는 아마 1천명도 되지 않을 것이다. 물질로 삶을 일궈온 우리 고유의 직업군 여성들이 더는 남아있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이유에서 하루하루 바다를 터전으로 빛나는 생을 사는 해녀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다. 제주도, 우도 조일리에 사는 해녀들이다.
천예슬이 입은 검은색 가죽 드레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제품.
썰물로 인해 드러난 바위 위의 초록빛 해초. 해녀들은 이 미끄러운 해초 바위 위를 건너 일터로 향한다.
모노그램 프린트의 PVC 소재 레인코트는 Louis Vuitton, 안에 입은 연두색 원피스 수영복은 Cos 제품.
자연스러운 구김이 멋진 셔츠는 Ports 1961, 초록색 팔 워머는 Rick Owens, 빨간색 수영복은 Hermes, 검은색 부츠는 Calvin Klein Jeans 제품.
해녀들의 물질에는 규칙이 많다. 해녀들이 험한 바위를 넘어 물질할 자리를 잡으면, 마을의 이장은 확성기로 작업을 시작해도 된다는 사이렌을 울린다. 그 소리가 들리기 전에는 누구도 먼저 바다에 들지 않는다.
비닐로 덮인 전기 공급기 위에 놓인 동그란 가방은 Louis Vuitton 제품.
해녀들의 물질이 끝날 즈음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 하나 있다. 집에 있던 해녀들의 남편이 경운기를 끌고 해녀들을 마중 나오는 것. 하루 종일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싣고 가는 건 남편들의 몫이다.
컬러 블록이 멋진 니트 소재 보디슈트는 Dior, 검은색 사이하이 부츠는 Gucci 제품.
해녀들은 매일 물질을 하지 않는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작업하지도 않는다. 파도의 상태를 체크해 작업 시간을 알리며, 그 안내를 듣고서야 작업을 준비한다. 이날은 오후 3시부터 작업이 시작되었다. 보통 작업이 시작되기 1시간 전에 마을 어귀에 둘러앉아 작업복과 장비를 갖추고 다 함께 바다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