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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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문명의 속박에서 벗어나 기꺼이 누드 차림으로 식사를 할 수 있나? 패스트푸드점에 사우나가 있다면? 그렇다면 곤충은 먹을 수 있나? 지금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몇 가지 식문화 이슈.

누드 레스토랑

누드 레스토랑

누드 레스토랑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 콘셉트의 팝업 칵테일 바 ‘ABQ’를 만들며 지난해 화제의 중심에 오른 팝업 회사 ‘롤리팝’이 또 일을 벌였다. 지난 6월 11일, 누드 레스토랑 ‘본야디(Bunyadi)’를 오픈한 것. 사람들에게 “진정한 해방감을 경험해주기 위한 것”이라는 이 팝업 레스토랑에서는 화학 첨가물, 인공 색소, 핸드폰, 심지어 우리를 옥죄는 옷으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다. 직접 재배한 유기농 재료만 쓰고 내부 인테리어는 대나무와 같은 천연 소재로만 장식하며 조명 역시 촛불만 사용한다. 물론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을 위해 옷을 입고 식사하는 ‘Non Naked’ 섹션도 있다. 옷에 소스가 튈 염려를 안해도 돼서일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벌써 4만 명이다. 평가도 좋지만 아쉽게도 3개월만 운영한다.

안티 패키징 운동

안티 패키징 운동

안티 패키징 운동

일주일 동안 자신이 배출한 어마어마한 플라스틱 양을 보고 죄책감을 느낀적 있나? 훗날 더럽고 냄새 나는 지구 위에서 질식하고 싶지 않다면 미국과 유럽에서 불고 있는 ‘안티 패키징(Anti Packaging)’ 운동에 동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독일의 오리지널 운페르팩트(Original Unverpackt), 스페인의 12 그라넬(12 Granel), 이탈리아의 에페코르타(Effecorta), 미국의 제로 마켓(Zero Market)은 ‘안티 패키징’을 콘셉트로 내세운 마트다. 플라스틱 및 깡통, 유리병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소비자들이 각자 가져온 용기에 식재료를 담아갈 것을 제안한다. 물론 갑자기 장을 보게 된 사람을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받고 용기를 빌려주니 괜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햄버거 사우나

햄버거 사우나

햄버거 사우나

핀란드 헬싱키의 버거킹은 전 세계 버거킹 체인점 중에서 아마도 제일 ‘핫한’ 공간일 거다. 얼마 전 사우나를 하면서 햄버거를 먹을 수 있는 버거킹 사우나를 오픈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유명 디자이너 테우보 로먼(Teuvo Loman)이 디자인한 이 사우나는 사우나를 좋아하는 핀란드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최초의 사우나 햄버거집이다. 사우나를 한 후 출출하다 싶으면 직원에게 햄버거를 주문하면 된다. 그들이 사우나 룸으로 햄버거를 직접 가져다준다. TV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도 마련해놓았다. 햄버거와 사우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방문하자. 감자튀김이 다소 눅눅해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고.

곤충에너지바

곤충에너지바

곤충에너지바

호기심 넘치는 어린 시절 귀뚜라미나 메뚜기를 입에 갖다댄 적이 있을 것이다. 이제 앞으로는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생존 때문에 그것들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곤충이 인류의 기아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라는 얘기에 모두가 콧방귀를 뀔 때 아이슬란드의 진지한 두 청년 부이 아달스티안손과 스테판 토로트센은 귀뚜라미를 재료로 한 에너지 바 ‘정글바(Jungle Bar)’를 만들었다. 물론 귀뚜라미만으로 만든 건 아니다. 지레 겁먹을 사람들을 위해 가루로 만든 귀뚜라미에 초콜릿, 호박씨, 대추 등을 섞는다. 혐오감을 낮추기 위해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친구들의 도움으로 포장지도 예쁘게 만들었다. 그들에 의하면 귀뚜라미엔 단백질, 미네랄, 철분, 칼슘이 가득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맛이 좋다는 게 그들의 설명. 팝콘이나 구운 땅콩 맛이라나?

에디터
나지언 (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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