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은 투박함과 섬세함, 담백함과 화려함, 그리고 스트리트와 하이패션을 아우르는 전천후 데님의 시대! 그러니 바로 지금, 일상 속 패션의 판타지를 전하는 데님의 이중 매력을 탐구해 볼 것.
2016년, 패션계의 신데렐라가 된 주인공은 다름 아닌 데님. 더구나 본연의 청초함을 벗고 화려하게 변신한 채 유혹의 눈길을 보내는 데님의 모습은 변화무쌍하다 못해 경이롭다. 한때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가 수수하고 청량한 이미지를 소환했다면 이젠 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90년대 트렌드 열풍을 타고 데님이 화려하게 컴백한 오늘,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테크닉을 주입한 데님은 동시대의 팝적인 유쾌함을 갖춘 동시에 하이패션의 우아함과 아방가르드함까지 대변하는 패션계의 디바가 되었으니 말이다. 몇 해 전부터 불어온 데님의 인기는 S/S 시즌, 패션계에 신선한 공기를 더하며 절정을 맞이했다. 또 얼마 전 열린 2016 F/W 패션위크를 통해 드러난 것처럼 다음 시즌에도 여전히 데님의 푸른 바람은 패션계를 점령할 예정이니 어서 발 빠르게 움직일 것.
하이패션 디자이너들의 데님엔 정교한 쿠튀르 터치가 돋보인다. 발렌티노는 자수를 통해 시그너처 나비 모티프를 데님 위에 수놓았는데, 그 결과 캐주얼한 스트리트 아이템인 오버올마저 극도로 고급스럽고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품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스텔라 매카트니는 진 라인을 통해 데님 진에 유쾌한 심벌 패치를 더해 팝적인 경쾌함을 담았고, 마크 제이콥스는 레트로 무드의 아메리칸 신드롬을 글램하게 표현하는 데 데님 소재를 활용했다. 또 샤넬은 풍성하고 우아한 실루엣의 데님 드레스로 동시대적 레이디 룩을 제안했다. 한편 재능 넘치는 신진 디자이너들은? 그들에게 데님은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소재다. 마르케스 알메이다는 데뷔 초부터 아방가르드한 데님의 변주를 선보여 각광받은 디자이너다. 데님의 헴라인을 거칠게 처리하고 데님에 데님을 레이어링해 21세기형 청청 패션을 완성한 듀오의 아이코닉한 룩은 지난해 LVMH 프라이즈의 트로피를 거머쥐게 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인기도 끌어당겼다. 아쉬시의 경우, 요란스러울 정도로 활력 넘치는 특유의 분위기 이면에 쿠튀르 터치의 정교한 장식미가 깃들어 있다. 일례로 데님을 컬러풀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원색의 시퀸과 크리스털 장식을 수작업으로 더하는 등 푸른색 캔 버스에 색다름을 더했다. 나아가 런던의 각광 받는 신예 포스틴 스타인메츠와 파슨스를 갓 졸업한 뉴욕의 매튜 애덤스 돌란 등 수많은 뉴 네임들 역시 데님의 하이패션적 접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가장 편안하고 실용적인 소재를 통해 자신의 역량과 창의성을 실험하는 젊은 디자이너들 덕에 데님의 세계는 흥미진진한 패션계의 블루오션이 되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런웨이에서 리얼웨이로 사뿐히 건너온 데님 아이템 중 특유의 개성과 실용성의 조화로 우리의 옷장까지 안착할 주인공을 만나고 싶다면? 우선 가장 보통의 아이템에 예사롭지 않은 터치를 더한, 자존감 강한 아이템들을 눈여겨볼 것. 데님 진이나 재킷과 같은 아이템에 자수, 패치, 스터드 장식을 더하거나 거친 로컷으로 멋스러움을 더한 아이템들은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첫 번째 스텝이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스타일링에 있어서도 ‘쿠튀르 터치’의 묘미를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생로랑은 패치워크를 통해 정교한 손맛을 더한 독창적인 데님 케이프를 시어한 소재의 이브닝 미니 드레스에 매치해 로맨틱한 그런지 룩을 완성했다. 그리고 이처럼 예상치 못한 아이템의 근사한 조화를 위해선 당신의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특별한 데님 아이템으로 풍성한 이번 시즌이야말로 당신의 매력을 오롯이 드러낼 절호의 기회가 될테니까. 평소 데님 진을 즐겨 입었다면 리한나가 입어 화제가 된 튀 에 몽 트레저의 데님 진처럼 자신에게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부여해도 좋겠다. 과감한 보 장식으로 의외의 여성성을 더하거나, 진주 장식 레터링으로 위트를 더 하는 등 새로운 표정을 더하는 데님의 재발견처럼 말이다. 그리고 쿠튀르 터치의 데님 진에 담백한 티셔츠 대신 레오퍼드 프린트의 실크 블라우스나 소매가 길고 어깨가 강조된 프린트 셔츠, 혹은 슬립 드레스를 레이어링해보는 건 어떨지. 그 순간 자신에게도 새로운 자화상을 부여하게 되지 않을까. 그러니 올봄 새로움을 갈망한다면 일상 속의 환상적인 데님, 그 푸르른 패션 테라피를 통해 나를 일깨우는 도전부터 감행해볼 것.
- 에디터
- 박연경
- 포토그래퍼
- 조영수
- 어시스턴트
- 임다혜
- 사진출처
- COURTESY OF INDIGITAL, GETTYIMAGES/IMAZINES, FAUSTINE STEINMETZ, MATTHEW ADAMS DO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