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화제작 네 편.
토머스 매카시 / <스포트라이트>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은 지난 2002년에 충격적인 스캔들을 보도했다. 매사추 세츠 주의 가톨릭 교회에서 10여 년에 걸쳐 벌 어진 아동 성추행이 교구에 의해 조직적으로 은 폐됐다는 내용이었다. 토머스 매카시의 <스포 트라이트>는 이 기사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마이클 키튼, 마크 러펄로 등 고르게 호연한 배우들의 앙상블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라즐로 네메스 / <사울의 아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유대인의 시체를 처리하는 비밀 작업반이 있었다. 이른바 ‘존데르코만도’ 팀에 속한 사울은 임무를 수행하던 중 생전에 돌보지 못한 어린 아들의 주검을 발견한다. 장례를 치러주고 싶은 마음에 그는 아이의 시체를 빼내게 된다. 캐릭터의 시점을 생생하게 옮기는 <사울의 아들>은 거리를 두고 감상하기 보다는 휩쓸려 체험하게 되는 작품에 가깝다.
이윤기 / <남과 여>
각각 자폐증을 앓는 아이를 키우는 남자와 여자가 핀란드에서 짧은 만남을 가진다. 서울에 돌아와 재회한 두 사람은 이미 깊어진 감정 때문에 혼란스러워한다. <남과 여>는 로맨스 자체보다 로맨스가 일으키는 섬세한 여진에 더 주목하는 멜로 드라마처럼 보인다. 솔직한 욕망과 무거운 죄책감 사이에 놓인 인물들의 갈등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지느냐가 관건이다.
데이비드 O. 러셀 / <조이>
조이 망가노는 미국 홈쇼핑 역사상 최대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미러클 몹’을 발명한 인물이다. 데이비드 O. 러셀과 제니퍼 로렌스가 이 인생 역전의 드라마를 스크린에 옮기기 위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 편이지만 인생의 짐 같은 가족을 줄줄이 거느리고 마피아처럼 저돌적으로 사업을 일궈가는 여성 캐릭터의 묘사는 꽤나 흥미롭다.
- 에디터
- 정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