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밸런타인데이에 그와 그녀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을 초콜릿 디저트 다섯 가지.
꼬모쎔쁘레
날이 추우면 추울수록 왠지 모르게 더 차가운 물냉면이 먹고 싶은 것과 비슷한 이치랄까. 겨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초콜릿 메뉴는 뽀얀 마시멜로를 띄운 뜨거운 초콜릿 음료 한 잔이겠지만 꼬모쎔쁘레를 찾는 손님들은 이 계절에도 여전히 ‘프로즌 초콜릿’을 주문한다. 차갑게 얼린 초콜릿 음료를 믹서에 넣고 갈아 만든 이 메뉴는 초콜릿 빙수와 초콜릿 밀크셰이크를 반씩 닮아 있다. 단, 생각보다 양이 많고 초콜릿의 단맛이 다소 강한 편이라 웬만하면 욕심을 버리고 둘이서 하나를 주문하는 지혜를 발휘하도록. 참고로 2월에는 레노베이션을 거쳐 ‘블레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가게를 오픈한다니 방문하기 전에 미리 확인하고 갈 것.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07-3
안티크코코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홍대 카페들 사이에서 안티크코코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동화책이나 만화영화 속에서 봤을법한 오래된 제과점을 현실 세계에 옮겨놓은 듯한 가게 콘셉트가 큰 몫을 한 셈이다. 대부분의 손님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바로 ‘와인봉봉’을 맛보기 위해서다. 매끈한 초콜릿 공 모양의 컵 안에 와인이 가득 담겨 있어서 초콜릿 사이로 빨대를 꽂고 와인을 먼저 마신 다음 망치로 초콜릿을 부셔 먹으면 된다. 온갖 기업의 상술로 인해 끼워팔기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와인과 초콜릿의 궁합을 제대로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0-1
라뽐므
요즘 세상에 포장해갈 수 없는 디저트가 있겠나 싶지만 라뽐므에서는 웬만하면 여유를 갖고 매장에서 디저트를 즐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밀푀유 쇼콜라 오 레’나 ‘쇼콜라 몽블랑’은 흐뜨러짐 없이 정교한 세팅이 생명이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만 즐길 수 있다. 쇼콜라 몽블랑은 ‘밤과 초콜릿의 만남은 언제나 옳다’라는 믿음 하나로 원래 초콜릿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몽블랑에 과감히 다크 초콜릿을 더해 개발한 메뉴다. 몽블랑 위에 올린 수제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속을 알차게 채운 큼지막한 밤, 겉을 감싸는 각종 견과류도 만족스럽다.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4-8
에딸프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점령한 가로수길에서 살짝 벗어나 신구초등학교 근처 골목을 향해 걷다 보면 작지만 알찬 가게를 발견할 수 있다. 초등학교 운동장이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에딸프에서 판매하는 디저트 메뉴는 하나같이 우아하다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촉촉한 초콜릿 시트에 진한 커피 향 크림과 바삭한 견과류를 더한 ‘미드나잇키스 1138’ 은 까다로운 디저트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 높은 카카오 함유량 때문에 많이 달지 않다는 것도 큰 장점. 은은한 라벤더 향이 매력적인 ‘레이디 에딸프’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52-3
아호이
바깥에서 통유리 너머로 아호이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곳을 요즘 유행하는 스케이트보드숍이라고 착각할지도 모른다. 알록달록한 스케이트보드를 의자로 변형시켜 인테리어를 완성한 아호이의 김태현 대표는 해외에서 초콜릿피자를 먹고 반한 경험을 바탕으로 얼마 전 경리단길에 카페를 열었다. 얇은 도우 위에 특제 초콜릿 소스를 바르고 꼬마 마시멜로를 가득 얹은 초콜릿피자는 벌써부터 각종 SNS에서 수많은 ‘좋아요’ 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방금 오븐에서 꺼내 살짝 그을린 마시멜로우와 뜨거운 초콜릿을 맛보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달콤함에 취하고 싶어진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2동 599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이채린
- 포토그래퍼
- 윤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