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Korea>가 꼽은 올해의 에코 캠페인, 그 영광의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포장의 달인 상
모름지기 선물은, 열어보는 맛이다. 그런데 그 다음은?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리본, 코팅 포장지, 그리고 에어캡까지, 대부분은 폐기용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쉬(LUSH)는 다르다. 러쉬에서 사용하는 콘보이(corn boy)는 옥수수 전분과 식용색소로 만든 친환경 완충재. 생분해 성분이라 물에 녹여 하수구에 버리면 된다. 포장지 대신 사용하는 스카프는 더욱 훌륭하다. ‘플라워, 플라워&서클, 스타’라는 이름의 세 가지 보자기는 각각 러쉬의 화장품 용기 2개를 재활용해 만들어진 것. 화려한 색상과 문양은 패션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유 스틸 마이 넘버원 상
스케일이 다르다. 온뜨레(ONTREE)가 펼치는 에코 캠페인은 무려 71가지! ‘지구를 살리는 71가지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작은 약속들은 브랜드 론칭 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지속 중이다. 쉽게는 ‘머그컵 사용하기’, ‘에코백 사용하기’, ‘양치컵 사용하기’ 같은 작은 습관들부터 화장품 공병을 수거하는 에코 리사이클링 캠페인과 북극곰 살리기 운동까지. 과연 우리나라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유기농 화장품 멀티숍답다.
리필한다는 마음으로도 가질 수 있는 향수가 있어 상
패키지에 많은 공이 들어가는 향수 같은 경우 병값이 원재료비를 훨씬 웃돈다는 사실. 그래서 플라워 바이 겐조(KENZO)는 리필을 따로 판매한다. 이름하여 ‘에코 프렌들리 리필’. 일반 정품 대비 부피 52%, 무게 68%가 축소된 덕분에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원과 에너지 역시 각각 69%와 68%, 온실가스 배출량은 66%나 줄었다. 3만원(100ml 기준)이나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사과 같은 내 얼굴 상
록시땅(L’OCCITANE) 종이백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종이백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부터 한장 한장 공수되는 이 쇼핑백은 무려 ‘사과 주스를 만든 후 남겨진 찌꺼기’로 만든 재활용 종이백. 사과 주스를 만들면서 생긴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줘서 좋고, 쓸데없이 나무를 베지 않아도 돼서 좋고. 게다가 자연 분해는 물론 재생도 가능하다.
오마주 투 코리아 상
팔은 안으로 굽는다 했던가. 알프스도 아마존도 좋지만, 일단 우리 땅부터. 이니스프리(INNISFREE)의 ‛맑은 지구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출시되는 더 그린티 미네랄 미스트와 대용량 더 그린티 씨드 세럼의 판매 수익금은 제주 올레길을 살리는 데 기부되어 쓰일 예정이다. ‘조랑말 간세가 꼬닥꼬닥 노닐고, 동백꽃이 후두둑 떨어지고, 수선화가 현무암 돌담 밑에서 수줍게 웃는다’는 제주 올레가 궁금하다면, 기억하도록!
나는 재활용이다 상
누가 봐도 이견이 없다. 스틸라(STILA) 제품의 모든 케이스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재활용 용지’다. 게다가 코팅이나 산업용 잉크 처리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미 한번 재활용한 것도 모자라, 사용 후에 또다시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솔직히 재활용이라고 하면 어딘지 지저분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스틸라의 세련된 타이포그래피와 일러스트가 더해지니 누렇고 거칠거칠한 용지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다.
옷이 날개 상
키엘(KIEHL’S) 매장의 KCR(Kiehl’s Customer Representative)들이 입고 있는 흰색 가운은 약국에서 시작된 브랜드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아이덴티티. 놀라운 건 바로 이 흰색 가운이 공병 캠페인을 통해 수거된 플라스틱 공병 10개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못 믿겠다고? 지금 당장 매장으로 달려가 KCR의 가슴에 부착된 에코 배지를 확인해볼 것.
이렇게 하면 너를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상
2011년 봄, 샤넬(CHANEL) 홍보담당자로부터 날아온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곧 있을 PCD(Perfumes, Cosmetics & Design) 회의에서 샤넬은 각각의 화장품에 적합한 환경 친화 디자인 기법(Eco Design Tool)을 소개하고 공유할 것입니다. 이는 화장품의 수명 전반에 걸친 비환경적인 효과를 줄이는 동시에, 퀄리티의 향상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문장들을 읽은 에디터. 즉시 담당자에게 문의 전화를 걸었으나 ‘2012년 50ml 용량으로 최초 공개될 것이라는 정보 외에는 본사로부터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받지 못했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대체 어떤 프로젝트길래 직원들에게까지 ‘쉬쉬’할 정도인지. 이거야 원, 네티즌 수사대라도 풀어야 할 판이다.
-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김희진
- 포토그래퍼
- 정영선, 김기현
- 스탭
- 어시스턴트 / 강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