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케이크와 와플을 대신해줄 정갈하고 건강한 동양식 디저트 목록.
REMIND 20
리마인드 20은 출판기획자 출신의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운영하는 일본식 카페다. 얼마 전, ‘May’s Table’ 이라는 쿠킹 스튜디오에 딸린 사무실을 개조해 소박하게 문을 열었다. 한적한 부암동에서도 유독 고요한 주택가에 자리했는데, 토박이 주민들이 불편해할까 봐 간판조차 달지 않았다. 20여 평 규모의 채광 좋은 카페에 자리가 부족해지면 45평 규모의 쿠킹 스튜디오에도 손님을 들이곤 한다. 이곳은 천장이 높고 모던한 편이라 또 다른 느낌이다. 일본 맛차에 반한 오너 셰프는 이를 즐길 만한 공간이 적은 게 안타까워 직접 가게를 내게 됐다. 카페 리마인드 20에서는 맛차 말고도 맛차 푸딩, 벚꽃 녹차, 요깡 등의 일본 디저트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달콤한 요깡과 쌉쌀한 맛차 때문에 일부러 부암동 골목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오키나와 지역 향토요리 타코 라이스와 밥에 오차를 부어 먹는 오차즈케도 마련돼 있어 일본식 풀코스 다이닝이 가능하다. 부암동사무소 맞은편 미정당 떡집 옆 계단을 내려가면 좌측.
W.E.
호젓한 가로수길에 불난 호떡집이 생겼다. W.E.는 해외 진출까지 욕심을 내는 코리안 스타일 디저트 카페다(알 듯 말 듯한 상호는 바로 ‘West and East’ 를 뜻한다). ‘1만원짜리 와플도 팔리는데 호떡이라고 안 될 이유는 없지 않나?’ 싶어 떠올린 메뉴가 바로 호떡 팬케이크다. 길거리에서 뜯어먹던 호떡을 나이프와 포크로 썰고 앉아 있노라니 솔직히 스테이크를 젓가락으로 먹는 듯한 기분이다. 어색하긴 한데 한편으론 색다른 재미가 있다. 메이플 시럽과 구운 사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소박한 군것질거리이던 호떡을 그럴듯한 디저트로 격상시킨다. 오너가 전국을 돌며 찾아낸 충북 진천 덕산 막걸리에는 찌꺼기를 걸러낸 뒤, ‘Rice Wine Plain’ 이란 이름을 붙였다. 여기에 생강, 복분자, 민트 향을 첨가한 칵테일 3종도 호떡 팬케이크만큼이나 인기가 높다. 브런치 메뉴인 컵 비빔밥과 국수 세트는 간편하게 배를 채우기 좋다. 가로수길 네스카페 뒷골목, 나인웨스트옆건물1층.
URARA
일본식 디저트 카페 우라라는 10평 남짓한 크기의 홍대 앞 사랑방이다. 3개월마다 계절과 어울리는 것들로 메뉴를 교체하는데, 요즘은 일본의 대표적 겨울 간식인 제노와즈, 도라야키, 젠자이 등을 선보이고 있다. 직접 구운 케이크에 생크림을 얹고 럼에 절인 밤으로 장식한 마롱 제노와즈, 프라이팬에 지진 일본식 팬 케이크 도라야키, 그리고 직접 쑨 일본식 팥죽 젠자이 등 메뉴 하나하나가 맛있고 데커레이션 또한 ‘가와이이’ 하다. 포크를 대기가 미안할 지경인데 한입 맛보고 있으면 화창하고 들뜬 기분, 즉‘우라라’가어떤건지알것도같다. 팥냄새를 싫어하고 녹차도 못 마신다면서 일본식 디저트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오너 셰프의 이야기야 좀 알듯말듯 하지만. 아무튼 그가 매일 직접 쑤고 내리는 팥죽과 녹차 향 덕분에 가게 안은 문 밖과 상관없이 늘 안온하다. 홍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걷고 싶은 거리에서 좌회전. 바이더웨이 골목 중간 지점.
- 에디터
- 게스트 에디터 / 장세이
- 포토그래퍼
- 이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