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이 세계의 순진성을 수호하려 했던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알렉산더 맥퀸의 쇼는 얼마나 황홀하고 도발적이었나? 10월, 궁금한 두 영화가 개봉한다.

“엘리아 카잔이랑 빌리 와일더한테 계속 전화가 와.” “싫다고 말해. 그리고 전화도 그만하라고.”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에서 J.D. 샐린저(배우 니컬러스 홀트)와 에이전트 도로시 올딩(배우 새라 폴슨) 간에 오가는 짧은 대화다. 그러니까 1951년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이 미국에서 출판돼 반향을 일으킨 후, 할리우드에선 끊임없이 이 소설을 영화화하고자 손짓했다. 문학을 가져다 쓴 영화가 워낙 많이 제작되던 때니까. 하지만 J.D. 샐린저는 자기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 워낙 실망한 적이 있어 빌리 와일더 같은 유명 감독의 청을 오랫동안 거절한다. 문학 속 세계를 영화화할 수 없다면, 그 자전적 문학을 창조한 이의 세계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것도 해법이다. <호밀밭의 반항아>는 대학에서 쫓겨나고 방황하던 아웃사이더 J.D. 샐린저가 미국 문학계를 발칵 뒤집은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내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소설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는다.

 

<맥퀸>은 알렉산더 맥퀸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모든 전설적 디자이너의 삶을 좇아보면 그 자체로 영화 같은 구석이 있지만, 알렉산더 맥퀸과 그의 쇼는 특히 영화라는 매체를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틱함이 있었다. 런웨이 무대에 거대한 로봇 두 대가 등장해 가운데 선 모델의 드레스에 페인트를 뿌려대던 피날레는 1999년 봄/여름 컬렉션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에는 무대 위에 유리로 만든 거대한 우리가 들어섰다. 정신병원을 엿보는 듯했던 그 쇼는 시종일관 기괴한 호러물 분위기였고, 피날레에 이르자 유리 벽이 산산조각 나며 나체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등장했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알렉산더 맥퀸을 디자이너이자 행위예술가로 소개한다. “패션쇼가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what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 문제아처럼 어디로 튈지 몰랐지만 황홀한 무대와 서사를 만들어낸 그는 히치콕의 <싸이코>, 마틴 스코세이지의 <택시 드라이버> 등을 런웨이 위에 부활시키기도 했다. 2010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의 피날레마저 새드엔딩의 영화 같다고 해야 할까? 이 다큐멘터리는 맥퀸 주변인을 통해 그의 삶을 더듬는 것은 물론, 그가 생전에 남긴 녹음과 영상 등도 적극 활용한다. 실존 인물에 관한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와 실존 인물이 그대로 등장하는 <맥퀸>. 이 세상에 굵고 선명한 획을 그은 그들의 인생이 드디어 스크린에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