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만나볼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전시회들을 소개한다.

 

권오상의 조각에서 가장 주요하게 쓰이는 재료는 바로 사진이다. 11월 8일까지 페리지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역시 2차원과 3차원, 실재와 재현의 경계를 흥미롭게 교란하는 작업들로 채워졌다. 사진 조각들로 나름의 은하계를 구성한 ‘Massmobile’이나 평면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입체적인 구조물을 세운 ‘New Structure’는 권오상의 새로운 모색처럼 보인다.

 

윤성주의 ‘화성’ 연작은 동음이의어에 착안한 농담같다.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경기도 화성에서 마치 태양계 행성인 화성의 풍경처럼 황량한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젊은 작가의 위트와 공간을 대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읽을 수 있는 전시다. 10월 29일까지 송은 아트큐브.

 

설치 작가 이부록, 소설가 김연수, 그래픽 디자이너 안지미, 이렇게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 중인 세 명의 예술가는 조지 오웰의 <1984>로부터 출발한 협업 전시를 준비했다. 소설의 시대 배경으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하려는 시도다. 설치 작가는 한국 근대화의 상징적 장소에서 수집한 부품들로 ‘금자탑’을 구축하고, 소설가는 오웰리언의 현재를 문장으로 조망하며, 그래픽 디자이너는 이 텍스트를 다시 타이포그래피 작업으로 옮긴다. 10월 8일까지 갤러리 잔다리.

 

박은정은 원래의 맥락에서부터 떨어져나와 하나의 스타일 혹은 유행으로 소비되는 예술적 개념들에 주목한다. 프로파간다 포스터와 드로잉, 혹은 오브제 등으로 혼란스럽게 채워진 전시 공간은 아이디어의 잔해뿐인 현대미술계의 풍경, 혹은 작가 자신의 현재에 대한 은유일지도 모른다. 10월 15일까지 스페이스비엠에서 계속될 전시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전진>에서는 어떤 비관적인 희망이 읽힌다.

 

이미 사라진 올림픽 종목의 참가 선수들을 19세기 초상화가인 존 싱어 서전트풍으로 재현해 주목을 받았던 김성윤은 9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 을 연다. 좀비 묵시록이라는 설정을 가져온 위트 있는 회화들이 작가의 변화를 가늠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