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페스티벌 느낌으로 준비했어, 26 SS 버버리 컬렉션

명수진

BURBERRY 2026 SS 컬렉션

런던 패션위크의 마지막 밤은 어김없이 버버리가 장식했다. 2026 SS 시즌 컬렉션을 위해 버버리는 켄싱턴 가든 인근 퍼크스 필드(Perks Field)의 광장에 대규모 텐트를 설치했다. 이곳은 2014년부터 2016년 초까지 버버리가 쇼를 열던 곳으로 브랜드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브랜드의 상징인 개버딘 소재로 만든 텐트 천장에는 구름 무늬를 넣었고, 흙바닥을 그대로 살려 영국의 여름 페스티벌이나 스타디움 공연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밤이 깊어가며 황홀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됐다. 음악과 조명, 무대 연출이 리듬감 있게 움직였고, 엘튼 존 같은 전설적인 뮤지션과 아이돌, 셀럽이 앞자리를 채우며 축제 분위기를 더해갔다.

이번 시즌 테마는 ‘영국 여름 축제(British summer festival)’.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는 ‘패션과 음악의 사랑을 어떻게 기념해야 할지 고민했다. 음악가들은 언제나 스타일의 정점에 있었다.’라며, 버버리의 아이콘인 체크와 트렌치코트, 아우터웨어를 자유롭게 재해석했다. 시그니처 체크는 핫 핑크, 일렉트릭 블루, 그린, 옐로 등 새로운 컬러웨이로 변주됐다. 빈티지 워싱을 더한 레더 슈트, 왁스 코팅된 가벼운 레인 재킷도 흥미를 더했다. 모델들은 1960년대 모즈(Mods)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슬림한 슈트를 입고 영국 록스타 같은 에너지를 발산했다.

쇼 중반, 사운드트랙이 거친 기타 리프로 전환되고 현장은 더 뜨거운 페스티벌 분위기로 바뀌었다. 다니엘 리는 근엄한 전통에 감성을 불어넣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굵은 스티치, 핸드메이드 크로셰, 프릴 장식, 태슬과 비즈, 미러 타일, 애니멀 프린트, 그래피티 같은 요소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트렌치코트와 스카프, 셔츠 소매나 팬츠 밑단에는 타로카드 모티프를 프린트하거나 디테일로 삽입하기도 했다. 이는 1960년대 다양한 서브컬처와 예술을 탐닉했던 젊은 세대들은 자유로운 정신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다. 한편, 펀칭으로 거의 세공하다시피 한 남녀 레더 트렌치코트에서는 수공예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트렌치코트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됐다. 폰초 실루엣을 닮은 크롭트 스타일을 선보이는가 하면 개버딘을 블루 컬러로 염색해 데님처럼 보이도록 워싱한 트렌치코트도 신선했다. 버버리 로고가 드러나도록 트렌치코트를 뒤집어 한 손에 든 스타일링도 흥미로웠다. 액세서리는 축제 무드를 한층 강화했다. 프린지 백, 태슬, 미니 스카프, 이어링, 투명 비닐 우비, 코팅 아우터, 굵은 벨트까지, 무대는 페스티벌을 위한 완벽한 룩북 같았다.

타로 카드의 마법이 통한 것일까? 런던 패션위크 폐막 직전, 버버리는 FTSE 100(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에 재진입했다. 컬렉션에 대한 평가 역시 ‘브랜드의 정체성과 상업적 매력을 동시에 강화했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사진, 영상
Courtesy of Bur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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