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CK MCDOWELL 2026 SS 컬렉션
런던 패션위크 넷째 날인 9월 21일, 영국 리버풀 출신의 신예 패트릭 맥도웰의 첫 번째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이 공개됐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 패션 스쿨을 졸업한 그는 2018년 브랜드를 설립한 이후, 패션 산업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위해 주문 제작(made to measure) 방식을 고수해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5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상(The Queen Elizabeth II Award for British Design)’을 수상하기도! 이번 2026 SS 컬렉션은 지난 7년간 그가 탐구해온 지속 가능 패션의 새로운 장을 여는 출발점이었다.
컬렉션의 무대는 런던 템즈강 남쪽에 자리한 배터시 발전소(Battersea Power Station). 1930년대 런던 전력의 20%를 담당했던 거대한 화력 발전소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쇼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곡가 얼랜드 쿠퍼(Erland Cooper)의 음악과, 디자이너 할머니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오며 감성적이고 내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마인 ‘랭커셔 로즈(The Lancashire Rose)’는 영국 섬유 도시 랭커셔에서 성장했고, 재봉틀을 처음 가르쳐준 할머니에게 바치는 헌사였다. 그녀의 삶과 기억, 그리고 수공예적 작업 방식은 자연스럽게 지속 가능한 패션으로 이어졌다.
런웨이에는 각진 어깨와 잘록한 허리의 테일러드 재킷, 풍성한 풀 스커트, 뷔스티에 디테일을 더한 이브닝 드레스 등이 고전적 실루엣을 이루었다. 여기에 붉고 검은 장미 프린트와 오간자로 완성한 어플리케 장식이 섬세하게 얹어졌다. 빈티지처럼 해진 가장자리 처리, 재봉틀 자국을 연상시키는 스티치 등은 소박한 정서를 자아냈고, 트렌치코트를 분해하고 재구성해 만든 톱과 스커트는 때때로 위트를 더했다. 액세서리 중 가방은 영국 브랜드 아스피날 오브 런던(Aspinal of London)과 협업해 선보였다.
총 25벌의 룩이 모두 지속 가능한 소재로 제작됐다는 점은 패트릭 맥도웰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빈티지 코튼과 리넨, 업사이클 패브릭은 물론, 미국 테크 기업 서크(Circ)의 차세대 업사이클 소재와, 폐기 섬유의 염료와 원사를 분리하는 다이리사이클(DyeRecycle)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소재도 사용됐다. 특히 피날레를 장식한 웨딩드레스는 3벌의 빈티지 웨딩드레스를 업사이클하고, 200여 개의 오간자 꽃을 수작업으로 장식한 작품으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성과 장인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또한 모든 의상에는 ‘디지털 프로덕트 패스포트(Digital Product Passport)’가 도입되어 소재,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됐다. 쇼가 끝난 후, 패트릭 맥도웰은 “마침내 내가 꿈꾸던 레디 투 웨어를 현실화한 순간”이라며 감격적인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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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Courtesy of Patrick McDowell
